[ 1장 ] 논문의 대상 Gegenstand der Abhandlung
철학 뿐만아니라 그리스라는 나라도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가 경제위기와 함께 이천년만에 '내 앞에' 나타났다. 어쩌면 10년 전에 터키여행의 부록으로 그리스 여행을 하면서 다시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리스가 로마제국의 일부로 편입된 순간부터 먼 역사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사라져버린 이천년 때문에. 사라진 이천년을 되살린 것은, 바이런을 비롯한 유럽 낭만주의와 민족주의 운동이 오스만투르크를 밀어낸 결과다.
"그리스 철학은, 훌륭한 비극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될 것, 즉 예기치 못했던 단조로운 종말을 맞았던 것 같다."(29쪽)
젊은 마르크스의 현란한 언어 구사에 현혹되지 말고, 핵심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나 대자연의 위대한 모습을 이해하기 보다는 한 송이 꽃의 아름다움에서 대자연을 느끼듯이, 중심을 잡고 그의 유희에 동참하다보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웅은 해가 저무는 것처럼 서서히 죽어가지만, 간웅의 죽음은 팽창한 개구리 배가 터지듯 갑작스럽다.
"모든 사람들이 탄생과 성장과 소멸이라는 철의 순환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것은 확실히 평범한 진리다. 따라서 그리스 철학이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그 정점을 이룬 후 시들어 간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영웅의 죽음은 팽창한 개구리 배가 터지는 것이 아니라 해가 서서히 저무는 것과 같다." (30쪽)
소크라테스가 기원전 399년에 죽었으니까, 에피쿠로스는 50년이 지난 후에 태어나서 알렉산더 시기에 젊은 시절을 보냈다. 잘 요약해 두었기에 일단 인용하자.
"에피쿠로스(영어: Epicurus, 그리스어: Έπίκουρος, 기원전 341년 사모스 – 기원전 271년 아테네)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에피쿠로스 학파(Epicurianism)라 불리는 학파의 창시자다. 에피쿠로스는 300여 권 저술 활동을 했는데, 그 가운데 몇 권만 전해진다. 알려진 에피쿠로스 학파 철학 대부분은 후대 추종자나 해설자에서 유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