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사칙(四則)
호자무수(胡子無鬚) 달마는 수염이 없다.
역(譯)
혹암이 말했다. 서천(西天)의 오랑캐(胡子는 어째서 수염이 없는가?
或庵曰, 西天胡子, 因甚無鬚.
평창(評唱) 역(譯)
무문이 말했다. 참구하려면 모름지기 실답게 참구해야 하고, 깨달으려면 모름지기 실답게 깨달아야 한다. 이 오랑캐를 한 번은 직접 만나 봐야 하지만, 직접 만났다고 하면 벌써 둘이 되어버린다.
無門曰 參須實參, 悟須實悟. 者箇胡子, 直須親見一回始得, 說親見, 早成兩箇
송(頌) 역(譯)
게송으로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 앞에서는 꿈 이야기를 하지 말라. 오랑캐는 수염이 없다는 말, 밝고 분명한 것을 애매하게 만드네. 頌曰 癡人面前, 不可說夢. 胡子無鬚, 惺惺添懵.
사족(蛇足)
무문관(無門關) 사칙(四則) 공안(公案)은 호자무수(胡子無鬚)다. 호자(胡子)는 달마대사(達磨大師)를 말한다. 달마대사는 수염이 온 얼굴에 시커멓게 났는데, 혹암 사체(或庵師體) 선사(禪師)는 어떤 달마대사를 보았기에 수염이 없다고 했느냐? 이다. 정상적으로 보면 달마대사 그림이나 초상화는 수염이 아주 많이 났다. 그런 달마대사를 보고 왜? 수염이 없다고 했느냐? 가 화두(話頭)다. 공안화두(公案話頭)는 상식(常識)의 범주(範疇)를 뛰어넘는 말이 많다. 보통사람(凡人)의 상식 밖의 말들이 참 많다. 비싼 밥 먹고 왜? 이렇게 상식 밖의 말만 하느냐? 이다. 그것은 의심(疑心)과 의문(疑問)을 유발(誘發)시키려고 해서다. 왜? 왜? 하고? 생각 마음의 길(心路)을 차단(遮斷)해 버린다. 언어도단처(言語道斷處)로 몰고 간다.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해서 문자(文字)로도 해석(解釋)을, 못하도록 장벽(障壁)을 쳐버리고, 일도양단(一刀兩斷), 한칼로 모든 분별망상(分別妄想)을 잘라 베어버린다. 그래서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로 이끄는 것이 선사들의 공안화두(公案話頭)다. 무문혜개 선사님은 친절도 하시다. 송구에 어리석은 사람 앞에서는 꿈 이야기하지 말란다. 달마대사가 수염이 없다는 말 듣고, 곧이, 곧 대로 듣는 것이, 걱정이, 된 모양새다. 그러나 오자(悟者)는 남의 말에 속지 않는다. 남의 말에 혹하는 것은, 미자(迷者)다. 속는 것은 어리석은 중생이다. 여실지견(如實知見)이 혜안(慧眼)이다.
*화옹송평(和翁頌評) 역(譯)
오랑캐 수염이 없다 한 혹암스님. 있는 수염을 없다고 말로 장난을 쳤구나! 달마대사 양쪽 턱엔 수염이 무수히 많아도, 있는 수염을 없다고 한 것은 낙처가 분명하구나! 胡子無鬚示或庵 有鬚無鬚戲弄言 達磨兩頷無數毛 有鬚無鬚落處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