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홍
장영숙
꽃피었구나
가을 하늘에 턱 걸린 구름을 따라
영원으로 열락의 사다리를 놓는
너!
ㅡ ㅡ ㅡ
초록 숲에 들다
장영숙
고요 곁에서 시를 쓰고
붉게 꽃이 핀 배롱나무 가지에
한 마리 새가 와서 울다 간다
여름이다
계절이 바뀌듯 내가 사라진 자리
사람들은 새로운 풍경으로
호명되길 기다리며 서 있을까
발밑에 별이 수북한 초록 숲에 들어, 나는
그대 얼굴도 이름도 잊었다
ㅡ ㅡ ㅡ
사랑의 기쁨
장영숙
오렌지 자스민 토분에
물을 주는 아침
문라이트 로즈 찻잔에
커피를 내리는 아침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서 데려온
유리부엉이를 어루만지는 아침
신록은 우리의 시간을
찬란한 곳으로 데려간다
머무는 곳에서
조화롭게 공명하는
나무가 되게 한다
ㅡ ㅡ ㅡ
푸르른 날
장영숙
하늘이 말갛게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나무 한 그루
나 한 그루
하늘 아래
한 그루 나무로 여겨주시는
하늘이 고마웠지요
오월의 나무잎사귀처럼
초로록초로록 씻겨
온전하게
존엄하게
세상은 눈부셨지요
ㅡ ㅡ ㅡ
카페 게시글
순천문단 제46집 원고방
순천문단제46집원고/ 장영숙 詩 4편
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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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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