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KBS 1에서 방영한 인순이의 "그대가 꽃"이라는 실제 있었던 사실을 드라마화하여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 6년 전 온두라스에 스킨 스쿠버 다이버 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살인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되어 19개월 동안 억류되었던 한지수(32세)라는 여자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외국어 고등학교, 명문대 졸업, 대기업 입사. 남부러울 것 없었던 스펙의 한지수씨. 하지만 그녀에게는 오랜 꿈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킨스쿠버 강사. 한 번도 부모님의 뜻을 거스른 적 없는 그녀는 대기업 입사 3년 만에 일생일대의 결정을 내립니다.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다이버들의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남미 온두라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입니다.
온두라스에서 아르바이트도 쉬지 않으며 알뜰살뜰 모아 드디어 꿈에 그리던 스킨스쿠버 강사자격증을 따고, 귀국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동료 댄의 여자친구가 갑작스런 발작과 함께 쓰러진 것. 한지수씨는 그녀의 응급처치를 도왔고, 이웃들에 도움을 청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그녀는 결국 사망합니다. 이렇게 한 여성의 사망 사건의 목격자였던 한지수씨. 하지만 그녀는 1년 후, 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인터폴에 의해 체포됩니다.
살인 누명, 불법 구속, 그리고 감금. 그녀에게 일어난 일들은 그저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아버지의 일상도 뒤바꿔 놓았습니다. 체포 후 한동안 실종상태였던 한지수씨의 감금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의 아버지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무작정 온두라스로 날아왔습니다. 한지수씨가 누명을 벗고 풀려나기까지 1년여 간의 시간을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설고 물선 땅에서 보내야만했던 아버지. 수억 원의 빚을 져야만 했고, 끝을 알 수도 없는 싸움을 싸우며 힘들었을 아버지이지만, 모든 일이 마무리된 후에도 부녀는 한 번도 그때의 속마음을 터놓은 적이 없다고.
온두라스 감옥생활을 하는 동안 한지수 씨의 언니가 인터넷을 통해 한지수 씨의 감금 소식을 국민들에게 알렸고 이로 인해 언론과 누리꾼들이 호응을 하여 문제를 제기하자 비로소 정부가 움직여서 전문가들로 구성된'긴급대응팀'이 발족하여 결국 재판에서 무죄로 판결받고 귀국하게 된 기구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제가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건 온두라스의 우리 대사관이 우리국민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타국에서 감옥생활을 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원활동을 하지않는 점입니다.
미국은 자국민이 북한에 감금되면 고위층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고 하는데 우리 대사관의 무사안일에 대해서 어떻게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근성을 뜯어 고칠 수 있는지요. 국민들이 먼저 들끓으면 그때서야 겨우 움직이는 뒷북놀음을 하니 말입니다.
대사관이 뭡니까? 외국에서 자국민들을 보호하는게 임무가 아닙니까? 저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부정부조리에 물든 우리 공무원들의 한심한 작태를 또 한 번 절실하게 느낍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이명박 정부 때 있었던 이야기지만 그 때 그 공무원이 지금도 근무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지금이라고 얼마나 달라졌을까 싶습니다.
제발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대사관 직원들 정신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한지수가 풀려났다는 사실에는 다행입니다.
그러나 그 억울한 누명은 누가 보상해야 하는 것인지 ... ...
한지수와 그 아버지는 아직도 휴유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남미쪽의 여행을 생각하면 제2의 한지수가 될까 무섭습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 더욱 안타깝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연구소 직원 중에 남미(콜럼비아였던가)에 출장갔다가 갱을 만나 홀랑 털리고 온 일도 있었습니다. 남미 쪽의 치안이 별로 좋지 않은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