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치악산생명문학상’ 수상자 발표
제6회 ‘치악산생명문학상’ 수상자 명단과 시상식 일정을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 다 음 >
1. 제6회 ‘치악산생명문학상’ 수상자
장원 : 허주영 - 「치악산 풍경」(시) / 서울 동대문구
차상 : 양성자 - 「다슬기」(수필) / 경기 성남시
노재순 - 「산이 푸른 이유」(시) / 경기 구리시
차하 : 서상민 - 「단풍 나뭇잎」(시) / 경기 김포시
최현정 - 「하지감자 먹던 날」(수필) / 경기 과천시
2. 제6회 ‘치악산생명문학상’ 시상식
가. 일시 : 2017. 9. 23(토) 15:00
나. 장소 : <박경리문학공원> 문학의 집 5층
강원도 원주시 토지길 1(단구동 1620-5) ☏033-762-6843
다. 행정 사항 : 수상자는 주민등록증과 상금을 받으실 계좌번호가 찍힌 통장 사본을 지참하여 30분 전까지 행사장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붙임 : 제6회 치악산생명문학상 심사평 1부
2017. 9. 4
(사)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회장 양 승 준
제6회 ‘치악산생명문학상’ 심사평
이번 제6회 ‘치악산생명문학상’ 공모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응모를 했습니다. 200편이 넘는 응모작 중 예심을 통과한 25명(77편)의 작품을 놓고 숙독을 거듭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사회’에 대한 꿈을 그려주고자 하는 것이 <치악산생명문학제>이다 보니, 생명문학상 역시 ‘생명, 자연, 환경, 치악산, 원주’ 등의 주제로 한정해서 공모를 했기에, 무엇보다 주제 구현 여부가 심사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신한 표현력과 작품성이 뛰어난 글임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취지인 ‘생명 사상’과 거리감이 있는 작품을 내려놓을 때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이미지가 선명하고 깔끔하면서 단아하게 묘사한 동시다운 작품도 눈에 띄었는데, 주제를 깊이 있게 끌고 가지 못하고 단상으로 끝나 아쉬움이 남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비유가 시 쓰기의 요긴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시종일관 비유로 일관하는 바람에 오히려 추상적이고 난삽하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들, 오랜 습작의 흔적이 보이는데 상투적 혹은 기시감이 느껴져 뒤로 밀린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골라낸 작품이 시 부문에서 허주영 님의 「치악산 풍경」, 노재순 님의 「산이 푸른 이유」, 서상민 님의 「단풍 나뭇잎」과 수필 부문에서 양성자 님의 「다슬기」, 최현정 님의 「하지감자 먹던 날」 등이었습니다. 시조 부문에도 서너 분이 응모했지만 아쉽게도 선에 들지는 못했습니다.
먼저, 시 부문에서 허주영 님의 「치악산 풍경」은 문장들이 활달하고 시어들이 구체적이어서 눈이 환해졌습니다. 산사의 처마 끝 풍경(風磬)에 매달린 물고기를 보며 깊은 바다 속을 상상하기도 하고, 끝내는 새가 되어 날아가 치악산의 가을 풍경(風景)에 또 하나의 풍경을 더한다는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다만, 빈번하게 쓰인 시적 화자인 “나는”을 몇 군데 생략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노재순 님의 「산이 푸른 이유」는 독특한 체험을 시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산길에서 만난 어미새가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날개를 다친 척 거짓으로 푸득거리며 온몸으로 천적을 막아내는 모성애를 그렸습니다. 잘못 쓰인 표현─‘놀랬는데’ 보다는 ‘놀랐을 텐데’가 더 적절하다─이 눈에 띄었지만, 그 어미새의 눈물겨운 사랑이 산을 푸르게 만든다는 시적 사유가 흐뭇했습니다.
서상민 님의 「단풍 나뭇잎」은 ‘바늘처럼 꽂혀 내’리는 ‘늦가을 햇살’에 속절없이 말라가는 단풍잎의 노정을 읽어내는 관찰력이 독자의 상상력을 촉발합니다. 지극히 당연한 자연 현상이며 또 그것이 생태계의 순리이지만, 끝내 떠나보내야 하는 나무의 슬픔은, 우리 인간 세상에서 아버지가 장성한 자식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으로 읽혀져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양성자 님의 수필들 중 「다슬기」는 본인의 가족과 친구 가족의 우정을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그려냈습니다. 수필답게 적절한 위트도 글의 맛을 살려 주고 있으며, 몇 군데 어색한 표현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문장 쓰기가 오랜 수련을 짐작케 했습니다. 단순히 다슬기를 잡는 데서 끝나지 않고 물속 쓰레기까지 수거하며 자연을 보존하려는 시골 노인의 마음 씀씀이가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한 가지 충언을 덧붙인다면, 단락 구분에 인색하다는 점입니다. 사건 전개에 따라 세밀하게 단락을 구분하는 것은 독자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최현정 님의 수필들 중 「하지감자 먹던 날」에서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 넉넉하게 느껴졌습니다. 군데군데 비문이 섞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소재들을 동원하여 호흡이 긴 한 편의 수필을 엮었습니다. 그러나 다양성의 통일이 명작을 낳는 비법이긴 하지만, 자칫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보면 핵심에서 미끄러지고 산만해지는 단점도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적절한 생략과 함축의 묘가 산문에서도 필요한 것이지요.
규정에 의해서 다섯 분밖에 선에 넣지 못하는 점은 늘 심사위원들이 갖는 고뇌입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생태계의 위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자 한 이 치악산생명문학상 공모에 응모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에 드신 분들께 축하를 드리며, 선에 들지 못한 분들께도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심사위원 : 임교순(동화작가), 이무권(시인), 김종호(글)(시인 ·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