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비록 길가의, 길가 가는데 매우 방해가 되는 눈이 녹을 정도의 날씨는 아니었지만 오늘 날씨는 마치 11월의 날씨와 같이 푸근한 편이었습니다. 최근 며칠 동안, '농구장 가는 날에 날씨가 매우 추워 귀차니즘이 발동되어 농구장에 안 가게 되면 어쩌지?'라고 노심초사해 보았습니다만 오늘 날씨를 보니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홍천에서 춘천까지는 가깝습니다. 버스도 한 시간에 두세대가 있고요. 3시 45분차를 타고 춘천교대 앞까지 가니 4시 15분 경...하지만 여기서 저는 길을 잘못 들고 맙니다. 석사사거리에서 가야했는데 뒷길로 돌아 가버린 것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예상 도착 시간보다 늦은 4시 40분에야 선수들의 우렁찬 함성소리가 들리는 호반체육관 입구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구관이 명관이 듯, 예전에 갔던 길이 좋은 길인가 봅니다.ㅋ
경기장에 들어서니, 예상했던 대로 우리은행 사원들이 우리은행측 응원석에 가득히 앉아 응원열기를 돋구더군요.
신입사원이라 하던데 마치 군대에서의 '이등병'들과 마찬가지로 군기있게 응원하던데 저는 이 응원이 상대팀에게 어느 정도 부담이 되는가....내심 걱정했습니다. 신입사원들과 일반 관중들 응원은 질이 틀립니다. 자기 회사의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솔직히 선수 이름들은 잘 몰라도 열심히, 그리고 조직적으로 응원을 잘 한다는 것은 춘천호반체육관에 발을 들여놓은 4년 전부터 알았던 사실입니다.
저는 KDB 생명 응원석 쪽에 앉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귀빈석을 가운데 두고 KDB 생명 응원석은 우측에 있는데, 저는 일불 좌측에 앉았습니다. 나름대로 메모도 하고, 전광판도 봐야 했기에 일부러 조용한 곳을 골라 앉은 것이지요.
솔직히, KDB 팬의 한 명으로써 응원석에 앉아 막대풍선을 들고 열심히 땅땅~ 치며, 소리지르며 응원하는 게 맞겠지만 어딜 가나 좀 특이하다는 소리를 들은 저입니다. 저는 호반체육관에 갈 때마다 열에 일곱은 귀빈석 왼쪽 응원없는 자리에 앉는데 차분하게 경기 관람하기엔 좋은 자리이나, 귀가 조금 괴롭습니다. 스피커가 바로 앞에 있어 귀에 자극이 많이 가기 때문이지요..;; 우리은행 구단이나, 체육관 관리 측에서 그쪽 앉는 저같은 관중의 귀를 위해 그 스피커를 조금 이동시켰으면 하네요. 귀청 터질 거 같아서요.;;
지난 경기들을 보면,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유독 KDB생명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1라운드 때 20점차 대패를 한 것 이외에 2라운드 때 춘천에서 승, 12월 17일 3라운드 때 4점 차 박빙이었습니다. 특히, 우리은행으로서는 2라운드 때 그 지긋지긋한 '춘천필패' 징크스를 깼던 게 KDB 생명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계기가 되었을 상 싶습니다.
분명 우리은행의 양지희 - 배혜윤 - 나에스더 선수의 포스트 라인은 KDB 생명의 그것과 비교해 봤을 때 무게감이 덜합니다. 하지만, 지난 17일 경기에서 나에스더 선수를 제외한 이 두 선수는 신정자 - 홍현희 선수를 상대로 과감한 플레이로 선전을 보여주었고, 이는 KDB 생명으로 하여금 우리은행에 대해 껄끄럽게 느끼게 했을 것입니다.
특히 12월 17일 매치에서 양지희 선수의 '전투 마인드'가 돋보였습니다. 상대의 촘촘한 수비를 과감히, 한 번에 돌파하여 득점을 하는 모습을 몇 번 보였는데 여태까지의 양지희 선수의 모습을 기억해 볼 때 여러 분들이 인상깊게 보았을 것 같습니다.
이에 다소 우리은행에 아쉬운 점은 KDB 생명의 픽앤롤 플레이와 헬프 디펜스에 고전했다는 것입니다.
이 중 KDB의 신정자 선수의 특기인 픽앤롤 플레이에 대한 대처는 신속한 스위치 수비를 필요로 했었는데 이에 있어 약점을 보였으며, 헬프 디펜스에 대한 대처는 이 경기 해설을 맡았던 신 위원님의 말씀대로 신속한 볼 운반과 상대 진영으로의 정확한 롱 패스를 필요로 했었는데 이에 있어서도 약점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임영희 선수의 에이스 본능이 승부처에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김은혜 선수가 시즌 아웃된 뒤 경험과 기량을 갖춘 포워드는 우리은행에서 임영희 선수가 거의 유일한데 임영희 선수는 이 능력을 4쿼터에 십분 발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어야 했습니다. 이는.... 다른 팀에 비해해결사가 부족한 우리은행이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절대 필요한 것입니다.
KDB 생명, 터지다 만 외곽포
1쿼터가 시작되고 우리은행은 임영희 선수가 연속 4득점을 하며 기세를 올리지만, KDB 생명은 김보미 선수의 사이드 3점을 시작으로 외곽슛으로 1쿼터 분위기를 가져갑니다. 이 때까지는 모든 게 순조롭게 보이진 않았어도 KDB 생명이 전반 앞서가겠구나...라는 생각을 가기제 하기엔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김보미 선수의 슛감이 좋았습니다. 이 슛감이 4쿼터 때도 발휘되었으면 얼마나 좋을리련만,...모든 게 마음 먹은 데로 된다면 지구도 왜 정복 못하겠습니까? 3점 두 개 중 하나는 4쿼터에 터졌다면 김보미 선수 더욱 기분 좋게 구리로 돌아갔을 거 같습니다.
한채진 선수는 오늘 몸이 무거운 모양이던데.... 좀 더 가벼운 몸으로 이번 경기에 임했다면 경기 후 기쁜 마음으로 승리를 안고 버스에 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시즌 전의 다소 어두운 전망을 뒤로 하고 KDB 생명이 거의 5할 승률로 중위권에 있는 주 원인은 강한 포스트에도 있지만 이에서 파생되는 외곽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외곽이라면 꼭 3점 라인 밖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이 포스트도 여기선 포함되는데, KDB 생명은 오픈 시 이 슛들의 성공률이 매우 좋습니다. 제가 본 바로는요.
특히 신정자 선수의 하이 포스트,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의 슛률이 매우 좋아졌다는 것이 KDB 생명의 외곽 능력에 더욱 좋은 평가를 내리게 해주는 것입니다. 신정자 선수 타점 높게 쏘는 외곽슛 막아내기 힘들던데 비시즌 때의 엄청난 노력이 예상되는 장면입니다.
이렇듯, KDB 생명의 외곽 능력의 총합 능력은 다른 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좋습니다. 하지만, 이 총합이라는 것이 적절한 시기에 발휘될 때 이는 더욱 빚나고 승리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법인데 오늘 경기만 놓고 본다면 너무 1쿼터에 집중되서 터진 것 같습니다.
밑에서 말씀드리겠지만 2-3쿼터, 우리은행의 박스원 밀착마크로 이경은 선수와 신정자 선수의 콤비 플레이 혹은 이경은 선수의 A 패스가 곤경에 처했을 때 다른 선수들의 3점이나 외곽이 터져주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아마 제 예상으로는 3쿼터 중반부터 리드를 잡고 상대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KDB 생명 특유의 압박 수비를 더욱 편안히 가져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외곽포는 쏘는 당사 선수의 집중력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또 하나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인은 동료 선수들의 이른바 '자리 만들어주기'입니다. 스크린 플레이가 될 수도 있고, 교란 플레이도 될 수 있습니다. 3쿼터...우리은행이 기세를 올릴 때 신정자 선수나 홍현희 선수, 조은주 선수가 외곽 선수들에게 좀 더 치밀한 스크린을 걸어주고, 이경은 선수가 빠르게 패스를 해 주었다면 어떠했을까요? 두세 번은 좋은 기회가 나지 않았을까요?
KDB 생명은 전체 선수들의 이동량이 가장 많은 구단 중 하나입니다. 이는 앞에서 말씀드린 '슈터 자리 만들어주기'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인데 오늘 경기에서 이 이동량이 정상적으로 발휘되었더라면 더 좋은 플레이를 KDB 생명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선수들 숙소 돌아가 비디오 보면서, 혹은 다시보기를 보면서 이 점에 대해 깊이 의논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의논의 결과를 KDB 생명은 다음 경기부터 속히 보여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골밑이 좋은 팀이라도 외곽포가 골고루 터져주지 않으면 스코어를 올리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좋은 외곽포를 가진 팀의 공격에서는 상대 선수들이 외곽 수비에 집중하기 때문에 골밑에 공간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체력부담 없는 이지샷을 많이 쏠 수 있고, 스코어를 보다 쉽게 올릴 수 있습니다. 아..'좋은 센터는 팀을 기쁘게 한다.'는 말이 있지요? 이 '좋은 센터'들이 보다 쉽게 플레이를 가져가 팀의 승리에 일조할 수 있게 할려면 외곽이 제때 터져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김은경 선수, KDB 생명의 '車'를 잡아내다
경기 끝나고 보니 MVP 인터뷰에 김은경 선수가 나오지 않더군요. 저는 '엄청' 불만이었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의견일지도 모르지만, 많은 지적이 있을 지 모르지만 제 의견으로는 오늘 우리은행 승리의 MVP는 다름아닌 김은경 선수입니다. 양지희 - 배혜윤 선수의 전투적 플레이를 폄하할 생각도, 임영희 선수의 풀타임 투혼과 스코어러 본능 발휘를 폄하할 생각도, 박혜진 - 고아라 선수의 상대 트랩 수비를 제치는 대담성 성장에 대해 폄하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은행이 그렇게도 바라던 '2승'에 가장 큰 공헌도를 한 선수를 세밀히 따져본다면 김은경 선수라는 것입니다.
김은경 선수는 1쿼터 ~ 2쿼터 중반 내내 자전거로 몸을 풀고 있다 2쿼터 5분께에 검은 팔목 보호대와 검은 무릎 보호대를 찬 임팩트 있는 모습으로 코트에 등장했습니다. 임팩트라...갑자기 예전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지네요.
4년 전 이야기이지만, 김은경 선수가 그 때 '떴습니다'. 뜨게 된 이유는 김영옥 선수에 대한 수비였습니다. 물론, 우리은행 전체의 전력이 워낙 강하기도 했지만 당시 최고 연봉을 달리던 김영옥 선수의 공격을 80프로 정도 무력화 시킨 그 공을 언론에서는 의외로 크게 부각시켰고, 몇 달 뒤에는 공격력까지 갖춘 수비형 선수로 리그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리은행 측의 언론 플레이라 하기엔 김은경 선수의 기량이 너무 좋았던 그 때였습니다.
우리은행의 주전 선수들이 다 다른 팀으로 이적한 후, 김은경 선수는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팀에서 김은경 선수에게 요구한 것은 2번, 3번으로서의 공격력 70에, 예전같은 수비력 30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은경 선수는 이에 적응하는 모습을 다소 천천히 보여왔고, 언제부터인가 '주전이긴 주전인데 존재감이 조금은 미약해 보이는' 주전 선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초심으로 돌아갈 타이밍이 필요해 보였고, 이를 우리은행 팬들은 많이 기다려 왔을 법 합니다. 악바리 같은 대인마크 능력, 그리고 많은 득점을 기록지에 싣진 못하지만 영양가 있는, 알토란 같은 득점을 팬들의 기억 속에 남기는 공격 플레이.... 이것이 4년 전 한창 주가를 올리기 시작했을 때의 김은경 선수의 모습인데 이를 2011년 새해 벽두에 직접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은경 선수가 벌인 수비가 박스원 수비 맞나요? 김은경 선수는 출전 시간 내내 이경은 선수를 무던히도 괴롭혔습니다. 그것은, 우리은행이 감격의 2승을 하는데 커나큰 공헌을 했습니다.
물론 이경은 선수의 개인기와 득점 능력은 리그 최고를 달린다고 말해도 거의 모든 팬들께서 공감하실 정도로 출중하고, 최근 출중해 졌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경은 선수의 이름에는 '공격형 가드', '공격 본능을 가진 KDB 생명의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습니다. 이는 기록으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평균 15점에 육박하는 평균 득점과 하이라이트를 차지하는 클러치 샷들..
장기로 친다면 '차(車)'입니다. 높은 이동 반경으로 상대의 진영을 헤집어 놓는, 상대의 말을 잡아먹는 그런 장기 말입니다. 제가 장기에 능하진 않지만, 장기를 이기려면 차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은 어디서 들어서 압니다. 정태균 감독님은 이 '차'를 잡기 위해 박스원 수비라는 강수를 두었고, 이 강수의 주인공으로 김은경 선수를 낙점해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경은 선수의 팬으로써, 안타까웠던 점은 이경은 선수가 이런 밀착 마크에 대해 정면 돌파 중심으로 플레이를 전개했다는 것입니다. 정면 돌파라....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포지션이 포인트가드인 이경은 선수라 한다면 정면 돌파 일변도로 간다는 것은 감독님과 여러 선수들을 답답케 합니다.
평소와 같은 센스있는 패스와 허 찌르기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김은경 선수는 한 명입니다. 두 명 세 명 짜리 괴물은 아닙니다. 아무리 수비가 좋다한들 포인트 가드의 패스를 받은, 미스 매치 상황의 선수까지 전부 커버하며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신정자 선수와 픽앤롤 플레이를 합니다. 물론, 상대팀에서 이런 것에 대한 대비는 충분합니다. 그것을 노리는 플레이..가령 공이 없는 곳에서 조은주 선수와 고아라 혹은 박혜진 선수가 자리를 빼앗으러 몸싸움을 하고 있다...그렇다면 신정자 선수에게 주의가 몰리는 사이 그 쪽으로 빠르게 패스...미스 매치 득점 혹은 파울 유도....평소에 잘하는 플레이인데 김은경 선수가 마크한 이후에는 보기가 힘들더군요.
김영주 감독님은 이경은 선수의 공격력을 믿고 김은경 선수와 보다 편하게 일대일을 할 수 있게 김진영 선수를 투입했습니다. 포인트 가드로서의 볼 배급은 김진영 선수에게, 슈팅 가드로서의 슈팅 공격이나 슬래셔 공격은 이경은 선수에게 맡기는, 지금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변칙수'였습니다.
하지만 이경은 선수의 득점 현황으로 볼 때 효과는 적었던 거 같습니다. 오히려, 박혜진 선수를 더욱 편하게 해주는 역효과를 낳기도 했지요. 178 대 166의 대결에서는, 자연스레 '저건 미스 매치 아냐?'라는 소리가 자연스레 나옵니다. 다행히도 김진영 선수 힘이 좋고, KDB 생명 선수들의 헬프 디펜스 능력이 좋아 완전 약점 '털리진' 않았습니다.
이 '변칙수'에서 김진영 선수의 역할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볼 공급이었는데요. 김진영 선수가 리드할 때 엔트리 패스를 더 많이 했다면 결과가 더 좋았으리라 경기 후 뒤늦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포인트 가드의 역할 중 하나가 코트에 있는,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네 선수를 살린다는 것이라 할 때 이런 것에 충실했으면 더 좋은 모습이었을 거 같은데 쪼매 아쉽네요..
만약 김은경 선수의 수비가 없었다면 KDB 팬으로서 안타까운, 위의 장면들이 벌어졌을까요? 벌어질 가능성이 낮았을 것입니다.
우리은행은 이경은 선수 봉쇄에 거의 성공한 이후 리드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김은경 선수의 득점도 한 몫 했지만 얼마 안되는 득점임은 분명하죠. 타이밍은 좋았지만요. 문제는 득점이 아닙니다. 수비입니다. 이 수비 하나하나는 우리은행에게 분위기 리드라는 크나큰 선물을 안겨 주었고요.
오늘 정태균 감독님 김은경 선수 칭찬 많이 하실 거라 기대합니다.
'패기 한마당'의 대표들
KDB 생명과 우리은행에는 젋고 패기있는 선수가 유독 많습니다.
이 두 팀의 경기를 많이 봤지만 이 때마다 늘 떠오르는 단어는 '패기 한마당'입니다. 삼성생명이나 국민은행 팀이 보여주는 노련한 플레이와는 무언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한마당입니다. 무언가 활기차고, 치열하고, 허슬스러운 모습을 오늘 두 팀의 선수들은 많이 보여 주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몇 명의 선수만 뽑자면 이렇습니다.
김보미 선수의 패기는 이제 말씀드리기도 질리지만 굳이 말씀드리자면 한결같습니다. 2007, 2008, 2009, 2010년도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패기 면에서는요. 외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선수지만 많은 분들이 김보미 선수를 좋아하시는 까닭은 '웃상' 속에 담겨진, 코트에서만 200프로 보여주는 패기 있는 플레이입니다.
구르고, 날리고, 뛰어들고 모든 허슬 플레이를 즐겨(?) 하는 김보미 선수입니다. 이 허슬 플레이가 오늘 경기 4쿼터에서 많이 나왔더라면....KDB 생명은 분위기를 탔을 것이고 그 분위기는 역전까지도 전망할 수 있는 분위기로 금방 바뀌었을 거 같습니다.
우리은행에서는 배혜윤 선수와 고아라 선수가 이 한마당의 대표 선수들입니다.
배혜윤 선수 이번 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신음하긴 했어도 복귀 이후 '우리 사관학교'의 우수 생도로써 매 경기 활약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배혜윤 선수의 이런 활약은 감격의 2승을 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는데, 제가 눈여겨 본 부분은 상대의 강한 포스트 선수들을 상대로 과감히 한 번에 확 끌어가는 골밑 공격을 많이 시도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파울도 많이 얻어 냈고요.
고아라 선수도 이에 질세라 출전 시간동안 패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경은 선수에 대한 수비는 물론이요. 리바운드, 블록....패기가 필요한 부분이라면 어디에나 가서 패기를 발했고, 이는 젋은 팀 우리은행의 색깔을 명확히 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패스 센스, 파울 관리만 조금 잘해주면 우리은행 붙박이 주전 포워드로 리그에 알려질 수 있겠습니다.
아...이번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선수인 이승아 선수도 잠시 나왔는데.....움직임은 빠른데 아직 '완전 신인'의 티를 못 벗어서 그런지 수비에서 약간 '어리둥절' 하더군요.. 정 감독님이 이 선수 실전에 많이 내보내서 이 고교 슈퍼 선수를 '제2의 이경은'으로 자랄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은행은 고아라 선수의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와 박혜진 선수의 '간 큰' 자유투로 62일만에 감격의 2승 팡파레를 춘천에서 올리며 기분좋은 새해를 맞이했고, 반면 KDB 생명은 다소 '의외의' 일격을 당해 2연패를 당하며 단독 4위로 내려앉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장내 아나운서에 의해 수훈 선수 인터뷰가 이루어졌는데, 주인공은 고아라 선수였습니다. 한 1분 간 고아라 선수 감격의 눈물을 흘리느라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우리은행의 2승...... 정말 다른 쪽에서 본다면 보잘것 없어 보이는 승수지만 우리은행 선수들에 있어서 이 2승 달성은 우승 기분을 만끽하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KDB 생명은 우리은행의 이 2승을 전부 만들어주는, 일종의 '불명예'한 기록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에 강팀 삼성생명과의 게임에서 후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등 약해지지 않는 면모를 보여주었는데 그것으로 보았을 때 KDB 생명 팬들에게는 이 패배가 '충격'일 수 있습니다. 팬들뿐 아니라, 코칭스텝, 선수단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경기에서 우리은행은 신세계를 상대로 시즌 첫 연승을, KDB 생명은 KB 국민은행을 상대로 2011년 새해 첫 홈 승리와 연패 탈출을 달성하기를 동시에 바라면서 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첫댓글 저도 김은경 선수가 좋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경은 선수가 스스로 부진한 면도 있었지만, 김은경 선수 칭찬은 할만하다고 생각해요. 김은경 선수의 신장을 생각하면 외각이 아쉬운 선수지만, 대신 미들이 안정적이어서 공격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죠. 발이 느린편인데, 이경은 선수가 요즘 조금 으쓱해졌는지 한채진, 김보미 선수를 살리는데 소홀했다고 생각해요. 레드윙스의 색깔을 볼때 포워드들이 살지 않은면 이길 수가 없었는데, 포워드 살리기에 너무 소홀했어요. 팀의 사령관이라면 개인 기량을 보이는 것보다 팀 승리의 방정식을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죠. 이경은 선수의 또다른 성장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경은 선수가 요즘 조금 으쓱해졌는지 한채진, 김보미 선수를 살리는데 소홀했다고 생각해요" 에 왜이렇게 공감이 가죠....뻔히 보이는 포워드,센터들의 찬스를 무시하고 자기가 무리한 공격을 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음에도 계속 하더라구요...원래 그런성향이 있었지만 이번시즌 자기가 스스로 하고 싶어서 그런지 그런 소브들이 많은데...별로 보기 좋진 않아요
이번시즌의 kdb는 승패를 떠나서 10-09,09-08,08-07보다 보다 별로에요...턴오버 엄청 했던 그 때가 속터졌지만(지금도 속터질때 많지만...;;)더 좋았네요...다같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