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삼사일에 한 번씩 춘천을 걸음했다
우선 병원들과 미용실 슈퍼를 알아두었다
다녀야 할 동선은 뻔했으며
모든 동선은 매번 함께다녔다
들려야 하는 곳마다
박카스 한 박스씩 드리며
배꼽인사를 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혼자 오더라도 꼭 부탁드립니다"
지팡이 짚고 지척대며 걷는 장애인을 향한
비장애인들의 거북살스런 시선을
차단하는 작업이었다
그렇게 서너달 내려올 때마다
늘 다니는 길들과
근처의 사람들에게 얼굴 도장을
꾹꾹 찍었다
종종 동생 집에 가기전, 다니는 병원들 미용실
등을 혼자가서 박카스와 함께
"제 동생이 혼자 올 때도 친절하고 따듯하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라고
드리는 배꼽인사는 인사를 넘어 기도하는
마음에 가까웠다
이 사회가 장애인을 보는 비장애인들의
시선이 어떠한지, 그동안 서울에서 동생을
데리고 다녀보아 잘 안다
반면 보호자가 탄탄하게 지키고 있는 장애인에게는
거북살스런 시선이 덜 한다는 것도 경험으로 안다.
이 시기부터 어디를 가던 배꼽 인사하는 것이
몸에 붙은 습관이 되었다
동생아 아주 고맙구나(....)
안과 치과 치료가 정기적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곳마다 친절하고 따듯하게 반기는
"어서오세요" 라는 말들이 들려왔다
인절미 파는 아줌마 양말집 빈대떡집이 늘비한 시장통
지팡이에 의지해서 다니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은 길들이다
춘천 시장을 가로질러 나가면 명동이다
이 코스에 미용실 슈퍼 안과 치과 내과 베스킨라빈스
그가 들리는 곳들이 다있다
사과를 파는 아주머니를 지나고
문 밖을 나서 병원가는 길
모종 집을 지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