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표현의 힘
마크 리어리· 홍성태 지음
더난출판/2003년 4월/343쪽/12,000원
▣ 저 자
마크 리어리
웨스트버지니아 웨슬리안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웨이크로페스트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는 『Interpersonal Rejection』『Handbook of Self and Identity』등이 있다.
홍성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는 『소비자 심리의 이해』『소비자 행동론』등이 있고, 역서로 『두뇌경영』『보이지 않는 손길』『체험마케팅』등이 있다.
▣ Short Summary
미국의 심리학자와 한국의 경제학자가 함께 쓴 책으로 마케팅 분야에서 소비자 심리를 전공한 홍성태 교수는 마크 리어리 교수의『Self-Presentation: Impression Management and Interpersonal Behavior』를 기초로 3년 여에 걸쳐 원고를 재구성했는데,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예는 한국인들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사례로 대체하고,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학 이론과 실험연구의 구체적 결과들을 쉽게 풀어 썼다. 무엇보다 심리학적 자기표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동안 외형적인 자기표현에만 관심을 가졌던 일반인들, 그리고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 실무적 사례들을 대폭 첨가하였다.
사실 그 동안 이미지 관리라는 단어는 외형적인 것에 치우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떤 옷을 입을까, 화장은 어떻게 할까, 어떤 표정을 짓고, 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만 관심을 쏟아왔다. 그러나 이 책은 자신의 긍정적인 모습뿐 아니라 부정적인 모습까지도 심리적으로 통제되고 관리될 수 있음을 말하며, 자기표현의 내면적인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도하는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비치는 자기 이미지에 대한 관심이 그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본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미지를 관리하고 행동하는지 그 원리를 알면, 보다 쉽게 다른 사람을 파악하고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 차 례
1. 자기표현이란
2. 어떻게 이미지 관리를 하는가
3. 왜, 언제 이미지 관리를 하는가
4. 어떤 이미지를 선택할 것인가
5. 상대방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전달한다
6. 잘못된 이미지를 복구할 수는 없는가
7. 부정적 자기표현을 통해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낸다
8. 자기개념도 이미지 관리에 영향을 미친다
9. 이미지에 대한 지나친 염려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자기표현의 힘
마크 리어리·홍성태 지음
더난출판/2003년 4월/343쪽/12,000원
자기표현이란?
사람들은 타인이 갖는 자신의 이미지에 신경 씀으로써 그 사회에 어울리는 규범과 한계 안에서 행동하게 된다. 만일 어느 누구도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 장례식장은 웃고 떠드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할 것이고, 사무실에는 수영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목욕도 물론 하지 않을 것이며, 전철 안에서 너나없이 목소리를 높여 떠들면서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기 멋대로 행동하지 않고 제약된 행동을 하는 일차적 이유는 특정한 이미지를 남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때로는 다른 일을 하느라고 이미지 관리에 일차적 목표를 두지 않는 경우조차도 타인에게 비치는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행동의 제약을 받는다. 예를 들어 한 여학생이 구내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 그녀의 일차적 목표는 먹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학생은 씹던 음식물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조심하여, 큰 소리로 트림을 하거나 블라우스로 입을 닦거나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우리는 자신의 어떤 면을 드러낼까 고심하게 된다. 대학교수라는 것을 말할까 말까, 그 중에서 경영학을 전공한다고 할까, 더 구체적으로 마케팅이라고 할까, 아니면 심리학 배경이 있다는 말까지 할까, 요즘 유행하는 노래는 잘 모르고 그보다는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말할까, 내 처가가 전라도라는 것을 말할까 말까?….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 중에서 어떤 것들을 선택하여 전달하느냐에 따라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조정할 수 있다. 상대방이 자영업을 한다면 경영학 교수라는 것이 관심을 끌겠지만, 상대방이 노동운동가라면 경영학 운운하다가 쓸데없는 토론에 말릴 수도 있다. 상대방이 전라도 출신의 권력가라면 처가가 전라도 해남이라는 것을 흘림으로써 갑작스런 친근감을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직장 동료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은가? 이미지 관리의 근본적인 목적은 긍정적으로 인식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우리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때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반응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통 긍정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리의 깡패들처럼 타인에게 위협적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경우처럼, 폭력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때도 있을 수 있다.
어떻게 이미지 관리를 하는가?
자신에 대한 정보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말로 하는 방법이다. 자기 묘사는 자기를 드러내고자 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국민 앞에 공언한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 직선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간접적 혹은 은유적인 형태를 띨 수도 있다. 즉, 화두를 던져 다른 사람들이 적절히 짐작할 수 있게 만들거나 또는 자기표현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끔 질문을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IMF 때문에 다들 죽겠다고 하지만, 나는 머리를 잘 써서 주식으로 꽤 큰돈을 벌었지요."라고 말하는 대신에 "주식도 잘만 하면 어떤 상황에서건 돈을 벌 수 있는데, 왜 IMF 탓들만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넌지시 돌려 말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한 간접적 표현을 이용함으로써 상대의 호기심을 부추겨 "주식으로 재미를 보셨나 보죠?"같은 질문을 유도해 낼 수 있는 것이다.
가끔 사람들은 비언어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자신의 태도를 전달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연설을 들을 때 자신과 같은 의견이 나오면 미소를 짓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한다. 거꾸로 귀에 거슬리는 내용이 나오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인상을 쓰는 등 거부 반응을 보인다. 이는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태도의 무의식적인 표현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시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려는 수단이기도 하다.
한편, 사람의 겉모습은 가장 명백한 비언어적 자기표현이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사람들의 모습을 기초로 하여 재빠르게 그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바람직한 특성들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사람의 사회성이 훨씬 더 강하고 우세하며, 지적이고, 사회적응력도 뛰어난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은 자세나 제스처를 사용하기도 한다.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사람을 연상해 보면, 그들이 권력과 지도력을 암시하는 자세와 몸짓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위 '무게를 잡는다'라든가 '어깨에 힘준다'라는 표현들은 힘을 과시하는 자세나 몸짓을 나타낸다.
또한, 누구를 교제 대상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도 있고 실추시킬 수도 있다. 사람들은 성공, 권력, 혹은 인기 등을 갖고 있거나 다른 여러 면에서 존경 받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한다. 이런 사람들과 사귀게 되면 후방반사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가끔 유명인사들의 이름을 친근한 사람인 양 슬쩍 흘리는 것은 이러한 이미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왜 「플레이보이」나 월간 여성지 등의 잡지는 숨기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월간 디자인」같은 잡지를 응접실 탁자 위에 올려놓는 것일까? 우리가 살고 일하는 공간은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사무실이나 집이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에 적합하도록 가꾸고자 하는 의도에서이다. 어떤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가구나 읽을거리 또는 장신구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들의 선택은 자신이 창조하기를 원하는 이미지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왜?, 언제 이미지를 관리하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이유에서 자기 이미지를 관리한다. 첫째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방의 반응을 유도하는 데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고, 둘째는 자기 정체성과 자존감을 구축하고 유지하려는 것이며, 셋째는 감정적 경험을 조절하려는 것이다. 자기표현을 잘 하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도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
자기표현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이 거부당하거나 배제되는 주요 원인은 부정적인 이미지 형성에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특질을 소유한 사람을 거부하기 마련이다.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징집을 면제받은 인기가수 유승준이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이미지에 손상을 입어 거부당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사회로부터 거부당하지 않으려면 사회적 수용을 촉진하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배척을 유도하는 이미지의 전달을 회피해야 한다.
'나쁜' 이미지를 가진 사람과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있다. 두 사람에 대한 대접이 똑같을까? 아마도 나쁜 이미지를 준 사람과 좋은 이미지를 준 사람에 대한 반응은 매우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좋은 이미지는 개인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의 질을 향상시킨다. 사람들은 만나는 사람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좀더 유쾌하고 호의적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
결국 사람들은 이미지 관리를 통해 중요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들은 특정한 이미지를 형성함으로써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다 못해 백화점에 갈 때조차 적절히 자기 치장을 하고 간다. 구매능력이 충분한 것처럼 외모나 치장, 말투로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여 대접받고자 하는 것이다.
때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 앞에서도 바보스럽게 보일지 모른다고 걱정을 한다. 그런가 하면 해변에서는 괜히 다른 사람들 앞을 지날 때마다 가슴의 근육을 만들어 보이거나 힘을 주어 아랫배를 집어넣는 사람들도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인데도 신경 쓰는 것이 분명하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자기표현의 성공 경험이 자존감을 높이고 좋은 기분을 유발시키는 반면, 자기표현의 실패는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자기표현을 함으로써 자신의 개인적 정체성을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로는 자기표현이 이미 잘 체득된 습관이어서 무의식적으로 행해진다는 것이다.
출세 지향적인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고용주나 동료들과 좋은 관계인 척 가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상사를 매우 싫어하는데도 상사를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실제보다 더 상사의 의견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일 때도 있다. 사람들은 또한 조직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처럼 보이려 한다. 이러한 자기표현 전략은 실제로 승진이나 출세에 도움이 된다. 직업적 성공을 위해 전략적으로 자기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지위에 더 많은 급료를 받고 있다.
오랫동안 실직 상태에 있던 구직자가 어떤 회사에 지원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자기소개서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업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전달한 이미지에 의해 자신이 바라는 결과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증대되리라 기대하는 경우, 이미지 관리의 동기가 유발된다. 만약 자신이 바라는 결과가 이미지와 별 관련성이 없다면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동기는 현격히 감소될 것이다.
이처럼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동기를 결정하는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행동이 지닌 공공성이 크면 클수록 이미지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둘째는 가치를 두고 있는 성과의 타인 의존도가 높은 경우, 이미지 관리의 동기 역시 강화된다. 세 번째로는 상대방과 장래에 더 빈번한 상호작용이 예측될 때 이미지 관리의 동기가 증대된다. 마지막으로는 원하는 목표의 가치와 중요성이 클수록 이미지 관리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어떤 이미지를 선택할 것인가?
혼잡한 전철 안, 문이 열리고 연로한 할머니 한 분이 타셨다. 앉아 있는 사람들 중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할머니가 의자로 다가가자 한결같이 눈을 감은 채 조는 듯 앉아 있다. 그들도 전철 표를 샀으므로 자리에 앉을 권리가 있는데, 왜 굳이 조는 시늉을 해야 하는가? 그들의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규범과 역할(role)이 사람들의 자기표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 노약자의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규범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이러한 규범을 위반하는 행동이 자신에게 자기표현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인정머리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학생답게', '어른답지 못한', '부모로서'라는 등의 말을 사용하는데, 그 표현의 의미는 그 사람의 사회적 역할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즉, 특정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 역할과 관련된 행동을 연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한 예로, 근위병들은 마치 인형같이 자기 앞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절대 동요하지 않으며, 믿음직하고 엄격한 규율에 따른다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역할과 관련된 공적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면 자신의 역할이 지닌 영향력을 잃을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그 위치를 포기해야 한다. 역사 속의 수많은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가, 기업가들이 힘을 잃게 된 원인은 그들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역할에 맞는 적합한 이미지 전달에 실패했다는 데 있었다.
한편, 남성과 여성들은 각각 다른 이미지를 전달하도록 규정된다. 예를 들면, 남성들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야망을 가진 터프한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이러한 이미지를 여성들이 보이면 오히려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거꾸로 섬세하고 감성적인 것은 여성에게 좋은 이미지로 작용하지만 남성이 이런 특징을 보이면 긍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리더들에게 있어 이미지 관리는 특히 중요하다. 사람들은 특정한 유형의 행동들을 보고 어떤 사람을 리더로 여기거나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의 위치를 원하거나 리더의 역할을 지속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리더의 원형과 일치하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리더의 원형적 특질인 결단력, 강인함, 집단 중심적인 태도나 구성원의 복지에 대한 관심 등을 전달하려 노력하는 반면, 리더의 원형에서 벗어나는 모습인 우유부단함, 나약함, 자기중심적인 태도, 구성원에 대한 무관심 등을 피하려 한다.
지난 30년간 이루어진 많은 조사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역할 모범 보이기'이다. 간단히 말해, 사람들은 종종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들을 모방한다. 때문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다른 사람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 중 장교들은 일부러 용기 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병사들이 용감한 행동을 하도록 고무시킨다. 남북전쟁 당시,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칼 쉬즈 장군은 남군 포격대의 포화가 빗발치자 병사들이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침착하게 시거를 피우며 전장을 거닐었다고 한다. 병사들의 불안감을 없애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모방을 자극하는 자기표현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상대방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전달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다. 외모는 가장 빠르고 직접적으로 전하는 정보인 만큼 사람들은 타인의 신체적 외양에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사람들은 신체적 매력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외모를 가꾸려 한다. 자기표현 관점에서 보자면, 다른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이미지 개선을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어떤 이미지가 호감을 주는 이미지일까? 각 문화에는 나름대로 높은 가치가 부여되는 특질들이 있으며, 사람들은 가능하면 이러한 특질을 소유한 사람으로 보이기를 원한다. 대체적으로 남에게 호감을 유발하는 이미지의 속성들은 우호적이며, 지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그러한 이미지들이다. 또한 활달하고 성실하며, 유머가 많으면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이미지도 많은 호감을 받는다. 반면, 지루하고 거만한 모습 또는 혐오스러운 태도나 천박한 억양, 그리고 자기중심적인 이미지는 남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한편, 유사성은 호감을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결정인자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자신과 더 유사한 사람일수록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친구를 선택할 때에도 우리는 상대방과 자신의 인식된 유사성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는다. 또한 사람들은 선호 성향이 자신과 유사한 데이트 상대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유사성이 유발하는 이러한 매력의 효과가 강력함을 감안하면,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상대방과 유사하게 보이도록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 그다지 놀랄 만한 사실은 아니다. 사람들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고향, 출신, 학교, 취미, 가족 관계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데, 부분적으로는 이런 질문이 대화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에서도 시작되지만, 기실은 서로의 유사성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중산층이라는 점에 착안한 정치가들은 자신이 중산층이고, 중산층의 가치관을 지니고 있으며, 중산층같이 행동하는 것처럼 가장한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부시 후보는 카우보이 모자에 부츠를 신는 등 평상복을 자주 입고 나타나 친근감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나라에서도 1988년 선거 당시,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보통 사람'이라는 구호 아래 인기를 모았던 사례가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길 원하지만, 상대방에 따라 간혹 어수룩한 척 위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 예로는 사춘기 청소년이 부모 앞에서 성에 대해 잘 모르는 척 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식이 부족하거나 무능한 척하여 귀찮은 일을 피하고자 할 때도 이런 행동을 보인다. 또한 다른 사람과 경쟁관계에 있을 때, 경쟁 상대가 자신을 과소평가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열등한 것처럼 과장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어수룩한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방어본능을 작용하지 않으므로 친근감을 이끌어내기가 쉽다.
또한 상대방에게 우월감을 느끼도록 해주기 위해서 어수룩한 척 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면, 더 좋은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으며, 또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상대방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하여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어낼 수도 있다. 형사 콜롬보가 어수룩한 척하여 상대가 경계심을 늦추도록 유도한 다음 허점을 찌르는 것이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자기개념도 이미지 관리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의 자기개념은 사실 매우 복잡하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관하여 생각하더라도 자기개념의 매우 작은 부분만을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 개인이 특정한 시점에서 의식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자기에 관한 생각의 일부분을 '드러난 자기'라고 일컫는다. '드러난 자기'에는 어느 한 시점에서 개인이 인식하는 자기개념과 순간적인 상태에 대한 생각들이 포함된다.
자기개념은 주로 이처럼 '드러난 자기'를 통해서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즉, 기억에 저장된 자신에 대한 신념들은 개인이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기 전까지는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 즉 '드러난 자기'가 활성화되었을 때만 자신의 내적 태도나 윤리관, 자기개념들이 행동과 일관된 양식을 보인다.
물론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개념과 일치하지 않는 공적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표현은 현혹성과 표리부동성 못지 않게 정확성과 정직성을 띠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매우 의식적으로, 또한 주의 깊게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행동을 단순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우리를 잘 알 수 없다. 대부분 우리의 행동은 그 상황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규범에 얽매여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정보를 많이 보여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특정한 측면을 알리고자 한다면 자신의 성격과 능력, 태도, 관심, 기분, 의지 등에 대한 정보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주의 깊게 행동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할까? 일반적으로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비호의적인 이미지를 피하도록(방어적 자기표현) 동기화 되는 반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주로 호의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도록(취득적 자기표현) 동기가 부여된다. 즉,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실패, 당혹감, 거부, 모멸감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를 표현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유능함에 대한 평판과 위신을 강화하기 위해 자기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생각만큼이나 자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유형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좋은 학생이 되기를 원하거나 더 날씬한 사람, 혹은 더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등 자신이 희망하는 모습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의 유형과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의 유형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바라는 자기와 바라지 않는 자기는 적어도 두 가지 방식으로 자기표현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그 사람의 가치관을 반영하게 한다. 둘째, 이미지 관리를 통해 자신이 바라는 자기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인내심이 강한 것처럼 행동하다 보면, 어느새 인내심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기표현은 이처럼 자기성취적인 성향을 반영하므로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는 자기와 근접한 이미지를 보여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편, 사람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다 보면, 때때로 행동과 일관된 방향으로 자기개념이 변화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특정한 방식으로 자신을 묘사하거나 표현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일례로 자신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도록 요구받은 피실험자들은 자신을 비호의적으로 표현하도록 요구받은 피실험자들에 비해 추후에 자신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렇게 사람들의 자기 개념이 자신의 공개적인 행동에 맞추어 변화할 때, 그것을 자기표현이 '내면화'되었다고 한다. 내면화는 적어도 세 가지 과정 중의 하나를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첫째, 사람들은 때때로 특정한 상황 하에서 자신의 반응을 본 후 자신의 새로운 면들을 알게 된다. 둘째,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나서 전에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자기개념과 관련이 없는 새로운 이미지(현재의 자기개념의 일부가 아닌 것)를 표현할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된다.
예를 들면, 새로운 직장에서 업무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어떤 역할을 연기하는 것과 같은 비현실감을 경험한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취업한 학생들이 은행원이나 선생, 경찰관 혹은 다른 무엇인가의 이미지를 표현하면서도 자신은 그 사람이라고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당연한 반응을 보이면서 그 사람의 모습이 새로운 자신의 정체성으로 내면화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한편,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신이 원치 않는 이미지를 표현한 경우, 그 효과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나약하고 의존적이며 무기력하고 불안정한 사람으로 표현한다면, 실제로 그러한 유형의 자기표현이 내면화되어 자신을 문제가 있는 존재로 보고 부적응적인 행동의 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자신을 우울한 사람으로 표현하도록 요구받은 사람들은 실제로 더 우울함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자신을 비호의적으로 표현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바람직하지 않은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하여 사회적 편익을 획득한 경우, 예를 들어 부하에게 무서운 표정을 지어 규율을 잡은 상관처럼 당장은 목표를 달성하였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이 좋을 수는 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나면, 자신이 실제로 그러한 부정적 속성들을 지니고 있다고 믿게 된다.
심지어는 긍정적인 자기표현도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 자신이 지나치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믿지 않으려 한다. 즉, 다른 사람들의 호의적인 반응이 속임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일 '전략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진짜 자신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보여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될 수도 있다.
이미지에 대한 지나친 염려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사람들은 치과에 가는 일에서부터 어두운 밤거리를 걷는 일, 죽음에 대한 생각까지 많은 것을 걱정한다. 그런데 걱정에 관한 한 흥미로운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개인의 건강이나 신체적 평안에 대한 위협보다 어려운 사회적 상황과 관련하여 더 많은 걱정을 한다고 한다. 예컨대, 상사와 같이 권위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이성을 만날 때, 청중들 앞에서 발언을 해야 할 때 더욱 신경이 예민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그처럼 긴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형성하도록 동기화 되었으나, 그것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때 사회적 염려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사회적 염려는 이미지 형성의 동기화와 자기표현의 성공에 대해 지각된 가능성이라는 두 요소에 좌우된다. 이미지 형성의 동기가 증가하게 되면 사회적 염려도 계속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고 확신이 강하면 사회적 염려는 그다지 높아지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인 염려를 느끼면서 살아가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더 자주 사회적 염려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사회적 염려로 인해 괴로워하는 일이 드물게 나타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걱정으로 보낸다. 사회적 상황에 대해 유난히 걱정하는 사람을 '사회적 염려 성향'이 높다고 말한다.
사회적 염려 성향이 지나치게 높아서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사회공포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공포증은 "하나 혹은 두 개 이상의 사회적 상황에 대해 지속적인 공포를 느끼는 상태로, 다른 사람들의 주의가 자신에게 집중되거나 자신이 굴욕적인 행동 혹은 당혹스러운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두려움을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정신의학상의 분류이다.
자기표현의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염려 성향이 높은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특정한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동기는 강하면서 그러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염려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이 형성하는 이미지에 대해 훨씬 더 자주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회적 염려 성향이 높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들에게서 사회적 염려 성향이 낮은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비호의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는 공통점도 발견되었다. 또한 사회적 염려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존감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낮은 자존감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대한 지레짐작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사람들은 바람직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지 의심하게 되는 상황 자체를 피하려 한다. 예를 들어 음치인 경우, 아예 노래방에 가는 것 자체를 피할 것이다. 이렇듯 상황 자체를 피하는 경우 두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첫째는 바람직하지 못한 이미지가 형성될 가능성을 사전에 막는 것이고, 둘째는 염려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다.
자기표현상의 염려가 생겼을 때 후퇴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반응이다.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면, 상호작용을 계속해 봤자 위험 부담만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돌진하기보다는 뒤로 물러나 자제하는 편이 낫다. 곤란한 교류 때문에 무력하게 주저앉았다거나 두려움을 안고 퇴각했다는 이미지를 남기느니, 조용히 수동적인 대인관계 형태를 취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적절할 것이다.
한편, 사람들은 남의 눈이 의식되면 성과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질식할 듯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를 '압박감으로 인한 질식 상황'이라고 일컫는데, 이런 경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량보다 뒤떨어지는 결과를 얻기 십상이다. 이러한 질식에는 자기표현상의 염려와 관련된 두 가지 과정이 개입되어 있다.
첫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지각하고 있는가를 염려하게 되면, 평소에는 무의식적으로 하던 행동들에 의식적인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의식할 때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졌던 적이 있을 것이다. 질식의 두 번째 원인은 신체적인 긴장에 있다. 신체적으로 긴장되어 있을 경우에는 활동을 수행하기가 어려워지며, 심한 경우 경련이 일어나기도 한다.
자신에게 주어질 과제 수행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공적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기장애화를 시도한다. 그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의 작업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이고 실패에 대한 그럴듯한 변명을 제공하는 장애물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때 자기가 만든 장애물들은 실패로부터의 보호막이 된다.
사람들은 종종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과제를 수행할 때 열심히 하지 않으며, 위험한 임무를 수행할 때도 충분히 연습하지 않는다. 만약 실패할 경우, 그에 대한 비난을 능력 부족이 아닌 노력이나 연습 부족 탓으로 돌리려는 것이다. 성공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성공을 자신의 뛰어난 능력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장애화의 또 다른 방법은 평가받을 과업을 수행해야 할 때 다소 덜 이상적인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려운 과업을 수행할 때 산만한 환경을 선택함으로써 실패의 원인을 환경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경쟁 상황에서는 경쟁 상대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기도 한다. 테니스를 칠 때, "괜찮아, 내가 햇빛 맞은편 코트를 선택할게."라고 말하는 것도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장애화 역시 자기표현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사람들은 과업이 실패하리라고 예상될 때 과업의 장애물을 미리 설정하여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의 이미지를 보호하려 하는 것이다. 공적 자의식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자기장애화 경향이 높다는 사실에서도 이미지 형성의 동기로 인해 자기장애화가 시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