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오는 하늘들 이야기
1.
하샤마임(השמים, the heavens)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는 말씀으로 시작된다.
성경을 시작하는 첫 구절에 하늘이 언급된 것은, 그만큼 천지(天地)가 하나님이나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공간적 개념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천’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하샤마임(השמים, the heavens)이다.
히브리어 하샤마임(הַשָּׁמַ֙יִם֙)은 구약성경에 236번 나오고 있는데, 직역하면 ‘그 하늘들’이다.
하나님은 ‘그 하늘들’을 지으신 것이다.
특히 솔로몬 왕은 성전을 건축한 후, 성전낙성식에서 기도할 때에 네 번이나 주께서 계신 곳을 하샤마임(השמים)이라고 말하였다(왕상 8:30, 39, 43, 49).
하나님은 하늘들에 계신 분이시다.
그래서 솔로몬 왕은 “כי האמנם ישב אלהים על הארץ הנה השמים ושמי השמים לא יכלכלוך אף כי הבית הזה אשר בניתי”(왕상 8:27)라고 말했던 것이다.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이까”의 뜻이다.
솔로몬의 말처럼,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로써 하나님의 무소부재(無所不在)와 편재(遍在), 그리고 광대(廣大)하심을 깨닫게 된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하늘을 히브리어로 샤마임(שמים)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샤마임은 하나의 하늘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2개 이상의 하늘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나님이 지으신 하늘은 2개, 3개, 아니면 그 이상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하늘이라는 말은 어렵다.
그리고“우주는 팽창하고 있다”는 물리학의 우주팽창 가설은 사람들로 하여금 하늘에 대한 여러 가지 상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성경은 하늘에 대해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하늘들”이라는 정확한 표현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설명해 나가고 있다.
하샤마임, 즉 그 하늘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 하늘들이 창조되기 전에, 그 하늘들과 땅을 지으신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는가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 세상에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일 것이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시공(時空)의 시작과 끝을 이해할 수 없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심을 나타내기 위해 ‘시공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사실 그 표현은 사람들이 이해 불가능한 신비를 경험하게 될 때 필요할 때마다 휘두르는 도깨비 방망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은 공간(space)의 개념이다.
사람에게 하늘과 땅과 바다라는 3차원에 속하는 공간이 주어졌다.
땅은 사람의 근원이면서, 삶의 터전이다.
땅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영역이다.
사람은 땅을 떠나 살 수 없는 존재로 지어졌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처럼 땅에 계시지 않고 하늘에 계신다.
하나님은 하늘에서 땅에 있는 인간을 내려다보신다.
반대로 인간은 땅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게다가 땅은 가만 멈추어 있지 않고, 스스로 빙글빙글 돌면서 또 태양을 돌고 있다.
그리고 현대과학의 발전은 태양계의 공전을 말하고 있다.
여하튼 땅의 이중적인 회전, 다차원적인 회전에도 불구하고 하늘의 개념은 흔들리지 않는다.
과연 땅이 있기 전,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기 전에 어디에 계셨을까?
하나님은 천지창조 이전, 하늘들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하늘’에 계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οὐρανός)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요 3:13).
앞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늘은 ‘하샤마임’ , 즉 ‘그 하늘들’이 지어지기 전에 하나님이 창세이전부터 거하셨던 하늘을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