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오월시 연재] 고개 숙인 모든 것 - 박노식 시인 | ||||
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오월시 연재 | ||||
| ||||
고개 숙인 모든 것 조용한 아침인데, 버스승강장 간이의자에 가위다리로 걸터앉은 한 여인이 제 발끝을 오래 내려다보는 것을 스쳐가며 보았다. 흰 발목보다 슬픈 목덜미가 먼저 내 가슴으로 달려드는 순간에 간밤의 꿈이 떠올랐지만 백미러가 사라질 때까지 그녀는 고개를 꺾은 채 휘인 나무처럼 굳어있었다.
이건 그리움이 아니라 절규다, 라고
담양 장날, 서 있는 상인보다 앉아서 졸고 있는 노파들을 보면 내 목이 먼저 꺾인다
고개 숙인 모든 것들이 나에겐 절규다
조용한 아침인데
|
첫댓글 새벽 승강장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던 허름한 차림의 여성을 난 볼일이 있다.어디 가기에 잠을 털지 못할만큼 힘든 몸을 여기로 끌고왔을까.삶의 여정은 여전히 노정의 길에 놓였다.무거운 짐에 힘든 몸,차라리 절규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