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사무실에 일이 생겨 늦게 모임에 참석했다.
송미씨. 경련언니. 호정언니.
책머리 접어 놓은 이야기꺼리 한 보따리씩 벌써 한차례 풀어 놓았단다.
덕수궁으로 답사를 떠났다가, 책에는 없지만 지리산 등반까지 책상머리에서 끝내고는 분위기 좋게 마주 앉아있다.
책, 영화 이야기로 한달에 몇번을 보는 얼굴들이지만...만나면 항상 반갑고 좋다. 요즘은 제일 편안한 사람들이다.
이번 달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6’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거창편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운동삼아 늘 찾아가는 건계정에서부터 수승대, 황산마을, 거창사건사업소까지..유홍준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에 동네 한바퀴 기분좋고 뿌듯하게 돌아나온 기분이다.
교수님의 답사글은 우리 주위에 늘 있어온 생활속의 문화유산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해 주신다. 그곳에 얽혀 있는 역사 속의 인물, 이야기들을 통해 더 가깝게 느껴지고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게 만든다.
정애언니도 늦게 합류했다.
선암사 승선교의 절묘한 풍경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나도 책을 보며 참 기가 막히구나 감탄을 내 질렀었는데...
다리를 하나 만들어도 주위 자연과의 조화, 다리 밑에서 바라본 풍광과 시선...이런 것 같이 멋들어지게 생각하며 만든 우리 옛 선조들의 지혜에 서로가 맞장구를 친다. 생활속의 예술이요, 예술이 바로 생활인 우리 조상들...부듯하니 자랑스럽다.
영암사터의 사자석등과 함께 펼쳐지는 화강암 바위산 황매산의 파노라마도 멋지다.
지난번 혼자 찾아간 모리재 생각이 난다.
정온선생님께서 세상과 연을 끊고 홀로 정진하기위해 계셨던 곳...누가 찾거든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라는 말씀에 모리재라고 이름지어졌다라는..
어렵게 찾아간 모리재는 책속에서 곳곳이 그려진 그런 분위기는 아니였다.
별채에는 현재 누가 사는지 가재도구들이 어지럽게 놓여져 있었고 입구에는 그 집에서 키우는지 큰 개 한 마리가 컹컹대며 한적하고 외롭게 자리잡은 모리재를 기대한 나의 기대를 저버렸었는데...
서로가 책에 나온 곳 중 가본 곳들을 이야기 하며...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어 간다.
책을 정할때는 거창편에 나온곳을 한 곳이라도 함께 찾아가 보자고 했었는데...그런 이야기는 못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