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AoiveAtJx_Q
요즘은 예약이 어려워서 자주 못 가지만
예전에는 계절이 바뀔 때 마다 가던 곳이 있다.
강릉 영진 해안에 있는
노벰버(November) 호텔.
첫 방문은 어느 해 이른 봄이었다.
막상 기대했던 것과 달리 바닷가에
좀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를
잡고 있어 좀 실망을 했었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오랜 된
유럽 저택 분위기,친철한 직원들과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앤틱크 한 객실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객실 한구석에는 클래식한 느낌의
소형 오디오가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Spring, Summer , Autumn
그리고 Winter 이라는 각각 이름이 붙은
4장의 CD가 준비되어 있었다.
짐 정리 후 소파에 앉으니
창밖으로 멀리 동해 바다가 보인다.
어떤 음악을 들을까 생각하다가
계절에 맞게 Spring 이라는 이름의
CD를 들으며 레드 와인을 마셨다.
그때 흘러나온 첫 곡이 Nina Simone의
Mr Bojangles...
그녀 특유의 몽환적인 목소리로
쓸쓸한 노래를 속삭이듯이 들려준다.
그날 밤은 왠지 Mr. Bojangles 를 반복해서
들으며 레드 와인에 조금씩 취해갔다.
다음날 새벽 조금 열어놓은 창 넘어로
멀리서 파도 소리가 꿈결처럼 들려오고...
그 소리에 깨어 일어나서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다시 들었던 Mr. Bojangles 는
어느덧 내게 추억이 되었다.
문득 그때 함께 했던 그녀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