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漢詩8. 大同江(대동강) ---정지상
大洞江(대동강) - 정지상(鄭知常∼1135)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 비 그친 긴 둑에 풀빛 더 파란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 그대 보낸 남포에 슬픈 노래가 이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 대동강 저 강물이 언제 마르랴
別淚年年添綠波(별루연년첨록파) : 해마다 이별하며 흘린 눈물로 푸른 물결 보태네.
작자 정지상(鄭知常)
① 12세기 초반에 활동한 詩人이며 정치가이다. 고려 인종 때에는 높은 관직에도 올랐으나 유학의 논리에 반대하고 묘청의 난에 연좌되었다는 이유로 김부식에 의해 사형 당하였다.
② 그의 생애는 <보한집><파한집> 같은 여러 문헌에 흩어져 있다. 그는 당시 제1의 시인이었기 때문에 많은 작품을 남겼을 것으로 보이나 요절했고, 양반들에 대해서 비판적이었고, 게다가 역적으로 몰렸기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작품이 매우 적은 편이다.
③ 그의 시는 정서가 매우 깊고 풍부한데다 민족적인 색채를 띠고 있으면서 형식에 얽매인 당시의 귀족들을 비판하는 태도를 많이 취하고 있으며, 그 시대의 진보적인 시인이자 정치가였다고 할 수 있다.
④ 서거정은 그의 시를 평하여 “정지상의 시는 어운이 맑고 격조가 높으며 시의 정수를 깊이 체득하였는데, 특히 拗體(요체)에 장기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拗體 : [문학] 한시(漢詩)의 한 체(體). 정해진 평측식(平仄式)에 따르지 않는 근체시(近體詩)이다. 절구나 율시의 변격으로, 두보의 시에서 많이 볼 수 있다.
2. 작품해제
① 이 시는 海東三疊(해동삼첩)이라고 불릴 만큼 離別의 시로는 최고의 작품이다. 삼첩이라는 말은 王維의 시 <送元二使安西>라는 離別詩의 구절 중 ‘謂城朝雨泣更塵 西出陽關無故人’이란 대목을 후대의 시인들이 3번씩 외운 것에서 비롯된 ‘陽關三疊’에서 유래된 말이다. 후대의 시인 중에서 시를 한다는 사람으로 이 시에 次韻하지 않은 이가 없다고 할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② 특히 이 시는 용사나 어려운 표현을 한 마디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민족의 이별 정서를 주옥같은 노래로 엮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③ 이 시가 쉬우면서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바로 우리의 정서에서 소재를 취해와서 그대로 작품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보내야 하는지, 왜 가야하는지는 한 마디도 없지만 고려시대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별의 한 장면을 가지고 노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을밀대(乙密臺)는 평양시 중구역 금수산 을밀봉 밑에 있는 6세기 중엽 고구려 평양성 내성의 북쪽장대로 세워진 정자이다.
'을밀대'란 이름의 유래를 보면, 먼 옛날 '을밀선녀'가 기막힌 이곳의 경치에 반해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설화와 을지문덕 장군의 아들 을밀 장군이 이곳을 지켜 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지금의 정자건물은 조선 숙종 40년(1714)에 축대를 보수하면서 고쳐 지은 것이며, 1960년에 개수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