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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고생이 이만 저만 아니었지요. 특히 큰 딸은 바이러스성 뇌막염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했고, 저도 HIV환자를 치료한 바늘에 찔려 여러 번 HIV 검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보람은 커녕 좌절이 앞섰다. 몇 번이고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먹다가도 죽어가는 사람들이 살아서 병원 문을 나갈 때, 의사로서의 보람이 밀려들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의대생들이 훌륭한 의사가 돼 "감사합니다. 스승님!"하고 존경을 표할 때 사람을 키우는 기쁨도 느꼈다.
유 회원은 19년 동아 우간다에 살면서 유사무엘 선교사(UBF)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성경을 함께 공부한 제자들이 부패한 사회와 문화를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이웃을 위해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그는 요즘 베데스다클리닉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마케레레대학에서 의대생들을 가르치며, 쿠미의과대학 개설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쿠미의대 설립은 1992년부터 매년 자발적으로 우간다를 방문, 13년째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충남의대 교수팀이 단기진료의 한계를 느끼고 이 지역에서 의료인을 양성해 보자며 시작한 사업.
"현재 의대 커리큘럼을 완성하고, 강의실·기숙사·도서관 건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쿠미병원·응오라병원과 양해각서 체결을 위한 준비와 강의를 맡을 교수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 회원은 베데스다 미션 클리닉을 맡고 있는 임현석 원장과 미국 시카고에서 35년 동안 소아과의사로 일하다 말년을 봉사하며 살기로 결심하고 우간다로 온 정요셉 회원과 함께 선교병원 건립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우간다에서의 활동이 조금씩 한국에 소문이 나면서 대구 기독의사회·박상기 조선의대 교수(광주3UBF책임)·경북의대·부산의대 등에서 응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봉사는 하는 사람의 자기만족이 아니라 지역민들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마음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지인들에게 무엇을 베풀려는 것이 아닌 서로가 배우며,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하죠."
유 회원은 쿠미의대 설립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안과진료를 받은 기억을 끄집어냈다. "몇 가지 검사를 하고, 약 처방까지 받았는데 1만원 정도 내라고 해요.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료제도 아래 의사들이 희생을 많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 회원은 일본 JICA에서도 부러워하던 파견의사제도를 폐지하고, 단기간 동안 군복무를 대신하는 국제협력의사제도를 도입한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현지에서 일하는 기간이 불과 2년 남짓인데 언어장벽 극복과 현지 적응에도 모자랍니다. 현지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가가 아니라 어느 나라에 몇 명의 인력을 보냈냐고 하는 실적보고 형태로 제도가 바뀌고 말았습니다."
유 회원은 "과거 선진국의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높은 의료수준을 확보한 국가로 우뚝섰지만 후진국에 대한 공헌은 아직 부족하다"며 "사회와 세계를 섬기는 자세가 한국사회의 기본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우간다 Kyambogo UBF, 유사무엘 선교사에 관한 기사입니다. )
원문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