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순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2016년 연초부터 마을 운영회장겸 총무일을 하고 있다.. 어느날 저녁밥을 짓기 위해서 살을 씻고 있는데 누가 현관문을 두드린다.누구세요.하고 문을열었다. 마을 일을 보고 있는 총무님이었다.왜 그러세요 하니까. 왜 반상회 나오지 않았냐고 한다.아 그러세요 밥 안쳐놓고 나갈게요 하고 돌려보냈다. 밥솥에 밥을 안쳐놓고 나갔다 반상회 불참 할 경우 벌금 5,000원을 벌기 위해서였다. 근데 가자마자 회장님이 내 손을 잡으며 회장하라고 하면서 마을 운영회 도장을 주었다. 나는 급 당황스러워서 안 돼요 못해요 하고 돌아서 집으로 왔다.총무님이 다시 뒤를 따라와서 가자고 해서 회장은 안한다. 하고 나갔다. 반상회 자리에는 동네 아저씨들도 있었고 주민들도 있었다.총무님과 회장님이 사전에 회장할 사람을 정해놓고 그 분이 안하겠다고 하니까 나를 지목한거 같았다.그래서 얼떨결에 주민들 앞에서 말했다. 저는 경험도 없고 해서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다른 분 추천해서 하세요. 아무도 할 사람이 없다고 하면서 아저씨 한 분이 적극 권유를 하셨다. 그러면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주민 여러분들께서 많이 도와 주세요. 하고 회장님이 건네주는 마을 운영회 도장을 받았다.
며칠 뒤 총무하실 분과 함께 인수인계를 받았다. 보기만 해도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많았다. 말은 하지 않고 집을 나왔다. 서류 보따리는 총무가 가져 갔다.하루가 지나고 저녁때 총무로부터 전화가 왔다. 회장님 총무 못하겠어요. 일이 너무 많다고 하면서 못하겠다고 한다. 안그래도 걱정이 됐는데 총무님 60세대 되는데 일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어요. 나랑 같이 한 번 해봅시다. 봉사한다고 생각하시고 함께 해보자고 어루고 달래고 했지만 못하겠다고 하셨다.나도 마음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서류 보따리 가지고 오세요. 다음날 아침에 보따리를 들고 오셨다. 총무할 사람을 찾아봤지만 모두가 안하겠다고 한다. 걱정이 태산이다. 나도 다시 못하겠다 하고 돌려주고 싶었지만 말에 책임을 져야하는 성격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했다.우선 관리비 고지서를 자체적으로 찍어내던 것을 이웃에 관리소 소장님을 찾아 뵙고 애로사항을 이야기 하니까 고지서 발급은 위탁업체에 맡기고 수수료만 지급하면 된다고 하였다.. 충분히 설명을 들었으니까. 이해를 했다. 연락처로 전화를 해서 우리 동네는 60세대되는데 고지서 위탁을 맡기면 수수료는 어느정도 들어가며 절차는 어떻게 되냐고 담당과장과 상담을했다. 한 달 수수료는 100,000원이고 우리집에 와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깔아주고 가르쳐주겠다고 하셨다. 다음날 담당자 되는 분이 집으로 찾아왔다. 컴퓨터 프로그램 깔고 일하는 방법 등등을 가르쳐 주셨다. 그러다 보니까 월말이 되어가고 있었다. 관리비 정리를 해야한다 관리비 자료를 업체 담당자에게 메일로 보내줘야 고지서 발급이된다.그럭저럭 한달이 지나갔다. 조금은 자신감도 생겼다.
우리 아파트가 연식이 많아서 그런지 노후화되서 여름철이면 옥상에서 물이 세고 거금들여 업체불러서 고쳐놓으면 2년되면 또 누수가 된다. 옥상에 지붕을 덮으면 물세는 것은 해결이 될 것 같은 데 이웃아파트들도 마찬가지였다. 또 지붕 걱정에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않다. 일단은 주민들의 동의를 80% 찬성표를 얻어냈다. 업체를 알아보고 다섯 업체에 견적서를 내라고했다. 비싼 데는 엉터리없이 비싸고 그의 비슷비슷하게 나왔다. 한 업체 사장님이 신뢰가 가고 해서 반상회 일정을 정해놓고 사업설명회를 부탁드렸다. 드디어 반상회 날이 되었다. 그런데 반상회날 사업설명회 하는데 주민 중 반대하시는 한 분이 훼방을 놓았다. 사업설명회는 못하고 사업 반대설명회가 되었다. 지붕개량을 하는 데는 공감을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통장에 잔금과 한 세대당 80만원씩 내면 사업비용은 충당이 될 것 걑았다.그렇게 할 거냐고 물었다. 그것도 힘드니까 보수적립금을 올려서 돈모아 하기로 결정했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바뀌고 하니까. 돈도 모아졌다. 사업비용이 5,600만원 예상하고 시작하려고 하는 데 하늘이 도왔는가 한업체가 견적을 한 번 내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감사님하고 견적을 내니까 자제는 일등급으로 하고 사업비 오천만원에 하겠다고 했다. 말도 시원시원하게 하고 일도 잘할 것 같고 무엇보다도 사업비용이 600만원 절감된다. 감사님도 괜찮다고 하면서 이 업체에 맡겨보는 게 좋겠다고 하신다. 그래서 임원회의 끝에 내생각도 그렇고해서 맡겨보기로 했다. 일단은 계약서를 쓰고 이 업체에 일을 주기로 했다.막상 일을 하려고 하니까 걱정이 많았다.혹시라도 관에 민원이 들어가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것인가. 책임은 누가 질것인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붕개량도 내가 하고 책임도 내가진다. 주민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옥상에 자제를 올리고 쿵쿵 소리도 난다. 이럴 줄 알고 이웃 아파트에 지붕 공사하면 시끄러울 거라고 이해바랍니다. 하고 음료수로 약을 써 놓았다.. 공사 하는 동안 내내 걱정이 돼서 밤잠을 많이 설쳤다. 혹시나 문제 발생이 되서 골치 아픈일은 생기지 않을까 공기는 15일정도 걸렸다. 지붕개량 이후로 물이 세지 않으니까 할 일이 없는거 같다. 무슨 일이든지 하려고 하면 반대자도 나오기 마련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이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정신으로 지붕개량은 성공적이었다. 아파트가 업그레이드 되서 동네 주민들도 이웃들도 모두 잘했다고 한다.
얼마 후 뒷동네 운영회장님과 총무님이 고맙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자기네들도 벌써부터 하고 싶었는데 용기가 안 나서 못했는데 샛별아파트 하는 거 보고 용기내서 하게 됬다고 하셨다.그래서 고맙다고 하였다.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가 노후화되서 한곳에 손 되고 나면 또 고쳐야하고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출입문도 교체하고 어린이 놀이터가 애들이 없으니까 그냥 방치되서 바람불면 모래밭이라 먼지가 날리고 해서 콘크리트로 포장해서 주차공간으로 사용했다. 차량 8대가 주차할 수있다.옛날에 중앙집중난방할 때 지하실에 연탄으로 난방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연탄제를 제때 버리지 않고 지하실 바닥에 버렸던 것이다.그것이 수십년동안 방치되어 기름과 함께 떡이 되었다.물탱크에서는 밤낮으로 물을 가득담아 놓으니까. 물이 세서 한쪽 구석에서 미니 양수기를 밤낮으로 돌린다. 여름이면 지하실 문 입구에서 기름 냄새가 많이 났다 물탱크물은 빼니까 바닥에 물이 고일 일이 없었다. 양수기도 안돌려도 된다.그런데 여름 장마철이면 지하실은 한강이된다.업체를 불러서 며칠동안 양수기로 물을 퍼내야한다. 바닥에 연탄제와 기름때는 트럭으로 두 트럭실어냈다. 지하실이라 모두 인력으로 다했다.이렇게 지하실 정리가 되었다. 내가 생각해도 내자신이 참 겁이없고 대단한 추진력이라고 생각한다.
노후화된 아파트를 거금들여서 보수공사를 해놓으니까 아파트가 훨씬 좋아보이고 새아파트가 된거 같았다.이웃에 재건축 고층아파트가 들어와서 지붕개량을 하지 않았다면 40여년 된 우리동네는 얼마나 초라해 보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마을 운영회장 7년차 하고 보니까.잘 한거같다.어차피 동네일을 하게됬으니까 우리마을를 위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나의 역량을 펼쳐보자 70대 할머니가 일하기에는 소일거리로 괜찮은 거같다. 약간의 용돈도 생기고 때로는 그만둘까도 생각해봤지만 내 적성에 딱맞는다고 생각한다.우리 동네 전체를 위해서 주민들과 임원이 함께 일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 봉사를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