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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8년 5월 20일 (일)
o 날씨: 흐린후 맑음 (강풍)
o 산행경로: 황장재 - 절등재 - 대둔산(왕복) - 먹구등 - 명동재 - 느지미재 - 왕거암삼거리 - 왕거암(왕복) - 대관령 - 갓바위전망대 - 798봉(청운봉) - 주산재 - 별바위봉 - 통천문 - 피나무재
o 산행거리: 26.1km
o 소요시간: 9시간
o 지역: 경상북도 청송군
o 일행: 나홀로
o 코스 정보: 주왕산
▼ 코스지도
어제 피나무재~성법령 구간을 끝내고...
청송까지 온 김에 지난번 구간을 나홀로 땜빵하기로 하였습니다.
호기롭게 결심을 했는데, 청송읍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생각이 갈팡질팡해집니다.
몸도 찌푸둥한데 창밖으로는 안개가 자욱하고, 강풍까지... 게다가 기온은 어제보다 더 떨어져 체감온도가 거의 3~4℃...
바람막이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는데, 어떻해야 하나....
그렇다고 헛걸음을 할수는 없어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이끌고 황장재에 도착해보니
안개도 걷히고 햇살도 내려쬐고 있어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황장재 (들머리)
[황장재] 경상북도 영덕군의 지품면 황장리와 진보면 신촌리를 연결하는 고개이다. 영덕읍에서 출발하는 34번 국도가 이곳을 지나간다. 예전에도 영덕에서 진보로 가는 큰 길이 이 고개를 통과하였다. 과거에는 '임물현(林勿峴)'으로 불렸다. 『여지도서』(영덕)에 "임물현은 현 북쪽 57리에 있고 영해 읍령(泣嶺, 지금의 울치재)에서 산줄기가 이어진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대부분의 옛 지도에 황장재가 표현되어 있는데, 임물현, 또는 임울현(林蔚峴 혹은 林鬱峴)으로 표기하였다. 황장재 너머 진보면 초입에 있는 '이무곡' 마을 명칭은 황장재의 옛 명칭 '임율현'의 흔적을 보여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임울골'이 변음되어 '이무곡'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황장재라는 명칭은 이 일대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황장봉산(黃腸封山)'이 실시되었던 것과 관련이 있다. 『광여도』(영덕)의 주기에 "임물현에 황장봉산이 실시되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러나 황장재라는 명칭은 해방 이후에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지지자료』에 '황장동(黃腸洞) 임울령(林鬱嶺)'으로 기록되어 있다. (한국지명유래집)
황장재 등산로는 등산로폐쇄 안내판과 함께 입구가 봉쇄되어 있습니다.
안내판의 날짜를 보면 지금은 해당사항이 없는 것 같은데...
▼ 등산로 입구 (들머리)
나홀로 정맥길을 시작합니다.
초반의 급경사를 올라서면 비교적 완만한 숲길입니다.
황장재라는 이름에 걸맞게 등로 주변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눈앞에 익숙한 팻말이 보입니다.
2주전에 반바지님께서 붙여 놓으신 '갈평재'라는 팻말인데,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습니다...
▼ 갈평재
숲길이 이어집니다.
어~라~
황장재와 갈평동 그리고 먹구등 방향의 갈림길 이정표가 땅에 뒹굴고 있네요.
지형으로 보나 갈림길 이정표로 보나 이곳이 갈평재 같은데...
반바지님이 팻말을 붙여놓은 지점과는 지근거리입니다.
또 숲길...
등로는 대둔산을 향해 점점 고도를 높혀갑니다...
다시 한번 이정표를 만나고...
이곳부터 대둔산을 향해 급피치를 올립니다.
혼자니까 일행을 쫒아갈 필요도 없고 별시리 급할것도 없어 쉬엄쉬엄 올라갑니다...
된비알길을 올라서니 또다른 출입금지표시판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출입금지기간이 2008.3.1~2017.2.28일까지 10년이네요.
지금은 그 기간이 지났으니 안심하고 통과합니다.
이곳에 반바지님의 절등재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 절등재
입산금지표지판을 지나 얼마간 숲길을 지나면 대둔산 갈림길입니다.
묘지1기가 있고,
대둔산은 우측, 정맥길은 좌측 직진해야 합니다...
▼ 대둔산 갈림길 (우: 대둔산, 좌/직: 정맥길)
갈림길에서 대둔산까지는 약 1~200m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맥길이 당연히(?) 대둔산을 지나는 것으로 착각하여 이곳에서 알바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직진하면 월외계곡, 달기온천 방향입니다.
골이 깊고 접근하기 어려워 피난민들이나 선사들이 살았다하여 대둔산(大遯山)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 대둔산
대둔산에서 갈림길로 되돌아오면 그이후로는 비교적 큰 등락없는 숲길이 이어집니다.
조망은 아예 없어 눈길은 저절로 숲속으로 향합니다.
연두의 봄빛이 이제는 초록의 여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조용한 숲속은 세찬바람 소리만 요란합니다.
멧돼지의 야외목욕탕 같은 습지도 지나고
돌담같은 흔적도 지나갑니다...
숲길인 듯 하면서
바위길도 제법 많고...
등락이 크지 않아 고개(마루)와 재의 구분이 애매합니다.
먹구등 아래에 두고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두고개는 옛날 영덕쪽 기사리에서 청송쪽 내원동을 잇는 고개로 두개의 고갯길을 넘어야 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우측으로는 금은광이~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라고 합니다 (펌).
▼ 두고개 (대둔산에서 4.7km)
두고개를 지나 약간의 언덕을 올라가면 먹구등입니다.
영어로 Mt. Peak로 표시되어 있으니 분명히 산봉우리인데...
왜 '등'이라는 어미가 붙었을까요??
아마도 登(오를 등)이라는 뜻이겠지요....
▼ 먹구등 (두고개에서 0.7km)
먹구등은 벅구등에서 유래디었다 한다. 벅구등 정상에 평평한 돌이 있는데 이 돌 위에서 발을 구르면 소리가울린다 해서 벅구등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펌).
다시 숲길이 이어집니다.
능선길에는 차가운 강풍이 휘몰아 치고 있는데,
숲속은 그런 사실이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평온합니다...
이제 철쭉도 제철이 지났군요...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누가 그랬는데...
그리고 명동재...
명동재 이정표 아래에 '헬기장'이라는 표지판도 눕혀져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넓이나 접근성이 헬기장으로 부적합한데...
드론같은 헬기라면 또 모르겠네요...
▼ 명동재
등로는 이제 느즈미재로 급강하 합니다.
여전히 숲길...
이 숲길에는 사초군락지가 눈길을 끕니다...
느즈미재라...
무슨 뜻이 숨어 있을까요?
순한글이름일 것 같은데...
느즈미재는 옛날 청송 내원동과 부동면 사람들이 영덕 장을 보기 위해 지름길인 이 재를 넘어 다녔다 하는데 내원동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장을 보고 이 재를 다시 넘을 때는 저녁 늦게 느즈막이 도착한다 하여 느지미재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펌).
▼ 느즈미재 (명동재에서 1.4km)
느즈미재에서 등로는 왕거암을 향해 다시 급반등합니다.
지도상으로는 오늘 구간중 대둔산 구간에 이어 두번째로 의미있는(?) 급경사 구간입니다.
다행히 생각보다는 무난한 편입니다...
오르막 경사길을 올라서면 왕거암 삼거리...
올라와서 보니까 느즈미재 방향에는 '탐방로 아님'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비탐방로를 지나왔다는 뜻??
왕거암 삼거리에서 정맥길은 직진, 왕거암은 서쪽으로 약 0.3km 벗어나 있습니다.
안 가보면 직무유기겠지요 ^^
▼ 왕거암 삼거리 (느즈미재에서 1.4km)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고 안개가 몰려옵니다.
강풍까지 휘말아치니 온몸이 떨립니다...
비까지 내리면 큰일인데...
왕거암은 주왕산에 얽힌 전설속의 주왕이 거(居)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생각됩니다...
▼ 왕거암 (왕거암 삼거리에서 0.3km)
왕거암에서 직진하면 가메봉 방향입니다.
어프로치가 길어 주왕산계곡에서 가메봉을 통해 왕거암으로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왕거암 삼거리로 되돌아와 정맥길을 이어갑니다...
능선길에서는 차가운 강풍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바람을 피할수 있는 숲길이 그리워집니다.
조망이 없으니 나무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숲밖의 작은 세상에도 저절로 눈길이 갑니다...
등로 좌측이 절벽인 곳에는 나무차단막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너머로 당진영덕고속도로도 내려다 보이고...
이어지는 숲길...
제단바위를 앞두고 오늘 처음으로 몇분의 산객들을 만났습니다.
갓바위 쪽에서 올라왔다고 하네요...
하강하던 등로가 멈춰선 후 잠시 언덕을 올라가나 싶더니 큰 바위가 양옆으로 우뚝 솟아있습니다.
그 좌측이 제단바위입니다.
제단처럼 보이기도 하고...
한여름에 자리펴고 누워 시원하게 한숨 잘 수 있는 평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시골에 가면 여름철에 강가 다리밑에 자리펴고 낮잠을 주무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 제단바위
제단바위를 지나 갓바위전망대 가는길에도 대규모 사초군란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임산물채취금지 플래카드도 붙어있고...
갓바위전망대 이정표 뒤로 출입금지 플래카드가 보입니다.
저 출입금지 플래카드를 잽사게(?) 넘을 생각에 잡혀 바로 아래에 있는 갓바위전망대를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오늘 구간중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조망포인트입니다...
지도에는 제단바위 아래쪽이 대궐령이라 표기되어 있고,
전망대 안내판에는 이곳이 대궐령 정상이라고 적혀 있는데...
대궐령은 옛날 진나라 후손 주도가 후주천왕을 자처하며 반란을 일으켰다가 패한후 이곳에 피신하여 대궐을 짓고 머물렀다 하여 '대궐령'이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안내판)
▼ 갓바위전망대
전망대에서는 바로 아래에 갓바위가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로는 영양풍력발전단지와 영덕풍력발전단지가 구름사이로 눈에 들어옵니다...
▼ 내려다본 갓바위
▼ 영양풍력발전단지 방향
이제 금을 넘어야 합니다.
피나무재로 가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통과...
이건 또 뭐지...
바로 뒷편 언덕위에 서래야님의 대궐령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대궐령의 위치가 왔다 갔다 합니다...
살짝 하락하는가 싶더니 등로는 다시 798봉을 향해 솟구칩니다.
798봉에는 준희님의 '헬기장' 팻말과 반바지님의 '청운봉' 팻말이 같이 붙어 있습니다.
이곳도 지나온 명동재처럼 헬기장이라고 하기에는 어째 몇% 부족해 보입니다...
▼ 798봉 (헬기장, 청운봉)
798봉을 지난 등로는 다시 하강....
계속되는 숲길 아래에 돌탑도 보이고...
▼ 돌탑
비탐지역이라 그런지 산객들의 흔적도 조금 흐릿한 느낌입니다.
기분 탓인가...
이제 신경은 온통 별바위봉에 집중됩니다.
별바위봉이 마지막 된비알구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가파른지, 어떻게 올라갈 것인지 등등을 머리속으로 상상합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뽀족한 봉우리는 모조리 별바위봉처럼 보입니다.
생각만 많으면 뭐 하나요. 피할수 없는 길인데...
숲속을 벗어나니 왼쪽을 뽀족한 산봉우리가 하나가 나타납니다.
저것이 별바위봉?
아닙니다!!
언덕을 올라가서 알았지만 별바위봉은 오른쪽에 있습니다...
▼ 무슨봉??
다시 언덕을 올라갑니다.
이것이 별바위봉 오르막길이길 바라며...
아니네요...
우측으로 보이는 저 봉우리가 별바위봉일까?
▼ 별바위봉
오르막길 위쪽이 지도상으로는 주산재 같은데....
이곳에서 별바위봉은 우측이며, 좌측은 아래에서 바라본 무슨봉? 방향입니다.
양쪽에 모두 시그널이 붙어 있어 잠시 헷갈렸습니다...
▼ 주산재(?)
진행방향으로 별바위봉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역시...
많이 높지는 않지만 아무에게나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단한 포스가 엿보입니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별바위봉
▼ 별바위봉 된비알 구간
별바위봉은 이름에 어울리게 뽀족한 암봉입니다.
좁은 공간에 3면이 절벽이라 여차하면...
2주전 정기산행때도 강풍이 휘몰아쳐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일행들로부터 전해 들었는데...
오늘은 그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몸을 흔드는 강풍에 오금이 저려옵니다...
예전에 과거를 보러 가던 사람이 별바위에 걸려 있는 별을 보면 급제를 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네요...
▼ 별바위봉
이곳은 갓바위봉 전망대에 이어 오늘 구간중 두번째로 제대로 된 조망처입니다.
저 아래로 보이는 저수지가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으로 잘 알려진 주산지이며,
가을단풍으로 이름난 절골계곡입니다...
▼ 별바위봉에서 내려다 본 주산지
서북쪽으로는 주왕산 산줄기가 펼쳐져 있는데...
주왕산의 기암괴석군들은 여기서 보이는 산줄기 건너편에 있어 이곳에서는 보이질 않습니다...
▼ 별바위봉에서 바라본 주왕산 방향
별바위봉에 서서 가야할 방향을 살펴봅니다.
피나무재까지 부드러운 능선길이 느껴집니다.
겉보기는 그렇는데... 모르죠 그 속에는 얼마나 손발톱을 세우고 있을지...
바로 아래에 내려다 보이는 암릉 밑에 통천문이 있습니다...
▼ 별바위봉에서 바라본 진행방향
별바위봉에서 통천문으로 내려가는 급경사의 비탈길...
올라오는 것 보다 더 조심스럽고 까다롭습니다.
어렵게 급경사길을 내려오니 암벽 아래에 통천문이 보입니다.
석병산의 통천문 같기도 하고...
통천문 뒷편은 절벽이라 저곳을 통과하면 진짜로 하늘로 갈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 통천문
통천문에서 우측으로 다시 비탈길을 내려갑니다.
이런~~
갑자기 다운받아온 트랙이 경로를 벗어났다는 알람을 울립니다.
어... 이러면 안되는데... 트랙을 살펴보니 우측으로 벗어나 있습니다.
다시 통천문으로 백(back)하여 아무리 살펴봐도 달리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통천문 뒤로는 절벽인데...
베낭을 벗어놓고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뒤져봅니다.
분명 길은 하나밖에 없다고 하는데...
일단 내려갑니다. 경고 알람을 무시하고... 가즈아~~
비탈길을 내려와 트랙을 살펴보니 정상궤도로 복귀한 상태입니다.
생각해보니 다운 받아온 트랙 주인(?)이 통천문구간을 지날때 잠시 gps가 끊어졌고 그 바람에 트랙이 직선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등로는 이제 피나무재로 향합니다.
별바위봉에서 볼때는 부드러운 능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 속에는 몇차례의 등락이 반복됩니다...
▼ 건너편으로 보이는 무포산(중간)
다왔습니다. 피나무재가 내려다 보입니다.
몇사람 산객들이 모여있는 걸로 봐서는 안심하고 내려가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조금 전에 단속반한테 걸려 딱지를 끊겼다고 하네요...
나도 조금만 더 빨리 내려왔더라면 꼼짝없이...
통천문에서 등로를 찾느라 1~20분 지체한 것이 도움(?)이 되었네요...
'인생사 새옹지마'입니다... ㅎㅎ
▼ 피나무재 (날머리)
단속반이 돌아다닌다고 하니
잽싸게 택시(부동택시, 5만원)를 불러 황장재로 승용차를 픽업하러 돌아갑니다.
연이틀 청송지역의 두구간을 채웠습니다.
피곤하지만 뿌듯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