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야스퍼스의 <철학>에 의하면 실존은
① 결코 객관이 될 수 없는 것
② 내가 그것에 바탕을 두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근원
③ 자기자신과 관계되며 또한 그 자체 안에서 초월자와 관계되는 것이고, 이러한 <자기존재의 암흑의 근거>인 실존은 이른바 실존개명(實存開明)에 의해서만 명확해진다.
그것에 의하면 실존은 자기에게 만족할 수 없고 여러 가지 한계상황에 직면하여 스스로의 유한성에 절망하며, 거기에서 초월자가 주재하는 진정한 현실에 눈을 돌려서 본래의 자기존재로 돌아온다. 그 범위에서는 하이데거보다도 야스퍼스의 실존쪽이 훨씬 키에르케고르적 실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르트르에 의하면 인간에게 있어서 실존이 본질보다 앞선다. 인간의 본질을 미리 규정하는 신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은 각자가 자유로이 자기를 창조해 갈 수밖에 없으며 그 창조의 책임은 자신이 맡아야만 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사르트르는 하이데거와 자신을 무신론적 실존주의자, 야스퍼스와 마르셀을 유신론적 실존주의자로 구별하였다.
실존철학 (實存哲學 Existential philosophy)
개인의 실존을 중시하는 철학적 입장. <실존>은 독일어로 <엑시스텐츠(Existenz)>이며 이 말은 원래 <존재>를 의미하나, 20세기에 들어와 실존철학이 특히 인간의 개별적인 현실존재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 이후로 <현실존재>를 줄여서 <실존>이라는 말로 사용하게 되었다.
실존철학의 선구자로는 19세기 후반의 키에르케고르와 니체를 들 수 있다.
실존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키에르케고르는 개개인의 존재의의에 중점을 두지않는 헤겔의 범논리주의적 체계에 반대하여 개인의 주체성만이 진리라고 주장했다. 또 신앙에서 벗어나 있는 <대중>에게 진정한 신앙자인 <단독자(單獨者)>를 대치시켰다.
니체는 전통적 인간의 본질규정이 모두 붕괴하여 사라지는 허무주의(nihilism)의 도래에 대하여 논하며 거기에서 일어나는 가치의 전환과 지금까지의 인간을 대신하는 초인(超人)의 이상(理想)을 논하였다. 그들의 사상은 극히 한정된 범위에서만 인정되었으나 20세기에 들어와 제1차 세계대전이 가져온 유럽의 전화(戰禍)는 현실적으로 허무주의가 도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두 사람의 사상은, 특히 전화가 심했던 독일에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전기의 하이데거와 야스퍼스에 의한 독일의 실존철학은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나타났다. 현상학(現象學)에서 출발한 하이데거의 실존철학은 그 뒤 프랑스로 건너가, 사르트르로 대표되는 프랑스 실존주의사상을 낳았고, 이 사상은 제1차 세계대전보다 더 극심한 물질적·정신적 황폐를 가져온 제2차 세계대전 뒤의 사상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