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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복이 내려요
약주 석잔에 달콤한 오수를 즐기고 있는 나는 행복했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곤한 잠을 잔다.
아내는 내가 누워있는 동안 파도와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여보! 갑시다.”
“엉~어엉”
비는 여전히 조금씩 내리고 있다.
“우리 어디로 가지~?”
“강릉으로 가서 영동고속도로로 갈까?”
고민이 시작된다. 머리는 아직 뻐근해 개운치 않다.
“아님, 양양으로 해서 한계령으로 갈까?”
“응, 강릉에 가서 우선 어시장으로 가 해물을 사자”
“양양은 오늘 5일장이라 던데”
“그래서 어쩌라구요?”
나는 뿔난 듯 방향결정을 요구했다.
“알았어, 강릉으로 먼저 가서 재래시장 들러 생선부터 사자~”
차는 강릉의 경포대로 향했다.
아마도 이맘때쯤이면 경포대로 가는 도로의 왕벚꽃 고목이 꽃을 피우지 않을까 생각했다.
예상대로 빗속의 경포대로에는 벚꽃으로 가득하다.
아내는 생선 살 것은 잊은 체 벚꽃의 군무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단지, 비가 내려 분위기가 썰렁할 뿐 꽃은 그대로 아름다웠다.
차를 도로가에 세우고 집사람이 좋아할 위치로 안내하니, 사진 찍기에 푹 빠져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비는 머리에 촉촉하게 내리고, 주변에는 이미 여러 대의 차가 서서 이 꽃놀이를 즐긴다.
비유는 그렇지만 개미가 꿀을 발견하면, 이내 어디서 오는지 개미들이 몰려 온다.
“이를 개미떼 같이 몰린다”라고 표현한다.
어디선가 순식간에 10여명이 몰려 우리가 사진을 찍는 곳에서 자신들의 폼을 잡는다.
이럴 때 기분이 참 묘하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자주한다.
“내가 그 집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 집에 금방 손님이 꽉차“
“참 이상해 내가 사람을 끄는 재주가 있는가봐?”라고 한다.
사실 동물적 본성이 아닌가 싶다.
썰렁한 곳보다 손님이 있는 곳을 들어가는 행동은~~
식당도 사람이 없으면, 들어가는 결정이 쉽지 않고, 주차장에 차가 없으면 더 있는 집으로 들어가는 속성~
아내와 나는 서로 얼굴을 보며 피식 웃고 차타고 경포대로 휘리릭~
경포대의 꽃길을 달린다.
바람도 없고 비도 이슬비 정도로 내린다.
옛 추억의 길을 달린다.
“참, 생선 사야지?”
“내 정신 좀 봐~”
나는 얼른 아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릉시내 중앙시장을 간다.
조금은 지리를 알기에 쉽게 갔다.
그 옛날 40여년전에 그 날은 눈이 내렸다.
내 나이 17살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까까중머리에 교모를 쓰고, 강릉이라는 곳을 처음으로 왔다.
강릉에는 큰집형님이 방송국에 근무하시고 계시기에 정월명절을 지내기 위해서 내려 온 거다.
전날 고속버스로 강릉에 도착하여 오늘 아침 일찍 경포대라는 명승지를 가기위해 무작정 나온 거다.
지리를 몰라 이 곳 저 곳을 헤메다가 서울 촌놈 노릇을 톡톡히 하게 됐다.
쑥맥이라 누구에게 묻지도 못하고 초행의 길을 용감하게 헤맸다.
“아이쿠, 미아되겠네~!“
지나가는 택시를 세웠다.
“어서오세요. 어디로 갈까요?”
“어, 여자택시 기사다.”
서울에서는 보기드문 일이다.
“네, 경포대요.”
“여기서 먼가요?”
나는 초행임을 알리고 부탁했다.
“아뇨, 15분정도면 됩니다”
“아,네 잘 부탁드립니다.”
예나 지금이나 남에게 하는 매너는 최상이다.
부모님을 욕먹이면 않된다는 생각에 늘 그렇다.
택시는 시내를 빠져 나와 외곽으로 달린다.
나는 앞을 보기좋게 하기 위해 앞좌석에 앉았다.
순간 누군가가 뒤에 있는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봤더니 말만한 여인이 누워있다 일어난다.
“어이쿠, 깜짝이야~“
“누구세요?”
“합승이신가요?”
“미리 말씀을 하시지~ 사람을 놀라게 하세요?”
조금 불쾌하고 불편한 듯한 목소리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기사님은 무안해 하면서
“미안합니다. 놀라시게 해 드려서”
“사실은 택시차주님 딸입니다.”
나도 무안해 하면서 본의 아니게 여자와 동승하게 됐다.
내 인생의 큰 행운이다.
이 새로운 세계로의 전환은 나의 인생에서 큰 행복을 주게 됐다.
그 여인이 가르쳐준 문장실력이 지금 이 글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 여인과의 인연은 꽤 오래갔다.
그녀와 나눈 편지가 라면상자로 하나가득일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 여인과의 인연의 고리는 아내와의 열렬한 사랑으로 막이 내린다.
사실 그녀를 사랑한 것이 아니고 서로 친한 친구로 사귀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여인과의 인연은 사랑으로 이어지지 못할 운명이었으리라~
강릉에만 가면 그 여인과의 순수한 밀회의 즐거움이 가득했다.
형수님은 늘 이렇게 말한다.
“이~ 영실이 만나려 왔지요?”강원도 사투리로~
택시는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
“학생이래여~ ” 택시기사 말을 잇는다.
나는 조금은 쑥스럽지만 도움을 요청한다.
“괞챦으시면 저좀 안내해 주세요.”
“ 이 곳이 처음이라 안내를 해주시면 제가 식사를 대접할께요”
“자슥 응큼하긴~”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순수한 학생의 신분으로 부탁한 것이니 부끄러울 게 없었다.
“그래요. 제가 도움이 됄지요”
그녀는 수줍은 듯이 답한다.
택시는 우리 둘을 경포대 해안에 내려놓고 가버렸다.
서먹하기 이를 데 없다.
나도 꽤나 쑥맥이라 여자 앞에서는 말도 잘 못한다.
“인사드립니다. 저는 서울에서 온 고등학교 1학년 노영무라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내가 먼저 운을 뗐다.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가 웃을 때 보니 위쪽 앞니가 약간 쪽이 나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영실이라고 합니다. 이히, 내가 1살 더 많네요.”
“주문진여고 2학년입니다.”
하면서 자기가 누나라고 농을 건다.
그녀의 웃음은 수줍은 시골처녀의 모습이다.
강원도 발음이 또렷한 토종 강릉여인이다.
웃는 모습이 순수한 강원도 아가씨이다.
가슴이 뭉클했다.
나 역시 세상물정 모르는 풋내기 총각이다.
남녀가 만나서 즐거울 꺼라고 생각하는 건 조물주가 만들어 준 본성일 것이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입안에서 침이 돈다.
말이 돌아야 하는 데~ 말이 안나온다.
이런, 쑥맥~
경포대를 안내하고, 호수를 돌고, 해안을 돌아 다시 강릉으로 버스타고 돌아왔다.
4시간여의 초면 데이트~
상큼, 달콤, 새큼, 달달한 시간이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그 날의 싱싱함이 가득하다.
(아내도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말하면 쎌죽 해 한다.)
그녀와의 데이트가 절정을 이루고 2부 순서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우리는 각기 다른 곳에서 내렸다.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
그녀가 먼저 내리고 나는 아쉬워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그래도 그녀가 이 곳을 통과할 것이라 생각하고 나는 거꾸로 거슬러 로타리 모퉁이에 서있다.
아싸~
그녀가 나와는 반대방향에서 내려오고 있다.
모른 척, 의도적이지 않은 척, 갑자기인 척, 행운인 척 그녀에게 접근한다.
“어~! 영실씨”
아마도, 그녀도 나같이 행여나 우연을 만들어 보려는 의도는 아닐까?
“어, 영무씨!”
“또 보네요!”
이런 내숭쟁이 지도 김시롱~!!!
하늘에서는 갑자 진눈깨비가 내린다.
바람도 불어 춥다.
“집이 이 근처세요?”
나는 넌즈시 말을 건다.
“아뇨, 저 쪽 다리건너 마을입니다.“
내숭쟁이도 얼굴이 불그레하며 웃는다.
그 웃음은 지금도 기억이 영롱하다.
“아, 내가 약속을 못 지켰으니 우리 식사라도 같이 하죠.”
미팅을 계속하고픈 남자들의 속물근성~?
“네, 좋아요. 저도 시간이 있어요.”
이런 내숭쟁이 시간이 남아돌면서 뭘~
“그럼, 강릉시내구경좀 시켜주세요.”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요즘말로 즉시“콜”이다.
“그래요. 강릉이래요. 좁아서 잠깐이면 다 보드레여”
그녀와 걷던 중 mbc방송국 못 미쳐 빵가게가 보인다.
"영실씨 배고프지요?“
“배 안고파요. 전 됏어~여”
원~ 빼기는 뭘 빼시는지~
"저기 빵집 있는데 우리 같이 먹읍시다."
그렇게 빵집에서 우리는 단팥빵, 곰보빵등을 시켜 먹었다.
역시 그녀는 내숭쟁이 “난 별로 빵을 좋아하지 않아서~”라며 나에게 빵을 다 먹인다.
그래 어디 두고보자.
나는 빵집을 나와 한 10미터쯤 가면서 쑈를 벌인다.
“아, 배가 배가 아파요”
“정말요. 너무 많이 먹었나~?”
“잠깐만요.”
그녀는 약국을 찾아내어 소화제를 가져왔다.
“낼름 먹고 트름을 한다. 크윽~”
그렇게 빠른 소화제가 있을까?
그러고 보면 난 타고난 드라마틱한 기질이 있어~
“크윽, 이렇게 빠르게 소화가 되다니~”
넋두리를 치는 날 보고 그녀가 안도의 웃음을 진다.
“정말요~!”
우리는 진눈깨비 내리는 시장을 들어간다.
"여기가 강릉에서 제일 큰 시장이래여~"
그녀는 자신이 여인이기에 가장 자신있는 시장골목으로 날 데려갔다.
“ 이건 고등어래여~”
“이건 칼치고요. 저건 광어래여~”
한참이나 설명하다가 그녀가 말문이 막힌다.
“아줌마여, 이 건 뭐여여~?”
아주머니는 흠칫 우리를 보더니 귀챦다는 듯이 “그건 상어새끼라~!”
그녀는 말을 넙죽 받아내어~
“이건 상어래여~”
우린 그 어물전에서 까까머리 고등학생, 단발머리 여고생 영실이가 아닌
환갑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전영숙이 같이 하고 있다.
그래도 머릿속에는 그날의 즐거움이 입 안속에 군침으로 가득하다.
아내는 전혀 기억에도 없을 즐거움이다.
그날 우린 폐철로를 타고 또박또박 걸어 경포대역으로 가고 있다.
진눈깨비는 강하게 쏱아 붓는다.
내일이 설날이고 나는 모래 서울로 가야한다.
2월하순의 진눈깨비는 몸속으로 파고든다.
그녀는 단촐 복장이고 머풀러도 없었다.
나는 얼른 내 머플러룰 풀어 그녀의 머리부터 턱까지 내려 묶어주었다.
난 검정색 교모가 있어 최소한 머리는 젖지 않았기에 그녀에게 남자로서의 최고예우를 했다.
그런 추억의 강릉이고, 그 시장 어물전 앞이다.
나는 추억속의 40여년전의 시장을 보면서 몽롱한 상태이다.
“여보, 어물전이 시원치 않아 비가 와서인지 별게 없어!”
아내가 이곳 저곳 골목을 두루 돌더니 맘에 내키지 앟는가 보다.
“양양으로 가요, 그 곳은 5일장 이라는 데~”
“그래요~맘에 드는 물건이 없었나 봐?”
나는 오늘 새로운 꿈을 꾸고 간다.
옛날의 추억이 새롭게 나타나는 그 곳으로 나를 찰나 순간이동을 하게 해 준 아내가 나의 영혼의 새 빛을 넣어 주었다.
이쁜 추억을 되살리니 머리가 개운해 지기 시작한다.
“아~ 또다른 영혼을 되찾는 전환점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날이 갠다.
국면의 전환이다.
이틀동안 계속 내리던 비가 한계령 시작부터 다시 한계령으로 가야하는 상황이 되면서 날이 갠다.
운명의 장난같은 예감이다.
인생에서 전환점이란 게 자칫 잘못하면 나락으로 빠진다.
오늘 난 내영혼을 되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여보, 양양으로 가는 길이니까~ 경포대 한번 더 갑시다”
아내는 쉬지도 않고 꽃길을 생각했는지
“응!”
살려던 생선을 못 샀지만 우린 꽃구경을 같이 생각한 것이다.
빗속의 벚꽃도 아름답지만 고목에서 잘 억제된 꽃들의 모습이 더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린나무의 꽃보다 고목의 꽃이 굵은 선과 가는 선의 조화를 이루어 더 아름답다.
예전에 살던 우리농장 집 마당에는 일제시대 심어진 100년정도 되는 벚나무가 있었다. 그 기품은 다른 것과 달랐다.
택지개발로 아까운 나무는 베어져 없어졌다.
차는 경포대로로 가고 있다.
해가 쏟아져 내린다.
밝은 햇살이 멀리 있는 벚꽃도로에 쏱아진다.
전혀 다른 찬란한 벚꽃길이다.
한 대의 관광차에서 많은 사람이 내려 환호성을 올린다.
“와~ 멋있다!”
무슨 더 이상의 외마디가 필요하랴~
아내는 신이 나서 차에서 내려 오전의 그 길을 재촬영한다.
아내 특유의 웃음으로 꽃보다 아름답게 활짝피었다.
“그래, 참 잘 왔구나~”
우리에게 이런 기쁨을 주기위해 우릴 유인했구나~
빼앗긴 영혼대신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한 하늘의 조화가 아닌가 싶다.
나 역시 황홀할 정도의 행복감에 벚나무 밑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아내와 서로 다른 각도에서 꽃을 촬영하고 짧지만 그 시간을 기억으로 남기기 위한 작업을 한다.
차량을 몰아 벚꽃길을 더 감상하고 나니 이젠 갈 길만 생각난다.
양양으로 간다.
오일장을 보러 간다.
이상하게도 그 곳은 비가 아직 추적거리고 내린다.
그래도 시장은 상인들의 좌판으로 조금 혼잡하다.
이 곳에 가면 원가 있지 않을까하는 아내의 바램이 충족되길 바랬지만, 아내는 온 시장을 다 뒤진다.
맘에 내키지 않는지~
뭘 찾으려는지~
꽁무니를 쫒아 다니는 나는 괴롭다.
“제길헐~!”
“여보, 뭘 살려고~?”
“그 예전에 이 곳 시장에서 샀던 알 같은 게 없어.”
“그게 뭔데~?”
투덜되는 날 쳐다보는 아내가 미안하다는 듯이 쎌죽 웃는다.
100만불의 미소이다.
“흐이구~ 다리 아프다. 시장 다 뒤짚었는 데~”
그러더니 포장막 안으로 들어간다.
“여보, 어묵 먹읍시다. 맛있겠다.”
할머님의 어묵점도 손님이 없다.
두 분이 썰렁한 점포를 지킬뿐이다.
“아, 맛있겠다.”
어묵꼬치통에는 붉은 게 서너 마리가 등을 내밀고 있다.
이른바 게어묵 이란다.
게가 목욕을 하는 건지는 몰라도 통안에 덩그러니 등을 내밀고 있다.
“여보 꼬치어묵 맛있다. 한 개 더 먹어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배가 조금 고파서 팔리지 않은 어묵을 또 한 개 더 먹었다.
할매는 장사가 잘 않되는지 젊은 분에게 맞기고 잠시 자리를 비운다.
허참, 이상하리만큼 갑자기 손님 3팀 댓 명이 들이 닥친다.
신기하다.
우리만 들어가면 금방 손님이 찬다.
“우리는 참 복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인가 보다“하고 행복한 웃음을 진다.
금방 다 나가고 할매가 돌아온다.
“할머니 나가시니까 금방 바빴어요!”
할매가 쓴 웃음을 진다.
“그래서~?”라고 했을 꺼다.
나도 속으로 쓴 웃음을 진다.
장사가 젊은 사람이 있으면 잘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기하다 할매 오기전에 싹 나가니~
그렇게 출출함을 채우고, 우리는 목적을 달성 못하고 나왔다.
시장에 가서 달랑 어묵 4꼬치만 먹고 오길~
아내가 서운했는 지 사과와 오렌지를 사가지고 차로 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과, 매일 한 개씩 먹는 사과, 이가 없어서 틀니하기전까지는 먹지도 못했던 사과이다.
한계령 길로 접어드니 다시 날이 맑아진다.
그 곳도 벚꽃이 만개하여 손을 벌리고 우리를 환영한다.
우리가 그녀를 만나 내려오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이미 우리는 우리의 역할도 다했고,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었고, 맑은 날을 만들어줘 꽃구경도 원 없이 했다.
아내와의 연애시절 말고는 벚꽃구경도 난생 처음이다.
가벼워진 머리로 언덕을 오르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으며, 먼 곳에서 멀리 보이는 하얀산 이 보인다.
"뭐지?"
저 안개속에 또 다른 세계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에게 복을 준다”는 말이 생각났다.
우리에게 하늘에서 축복을 주시는 구나~
“여보, 눈이 내렸어~ 눈!!!”
“당신이 착한 일을 했다고 하늘에서 당신 아버지가 복을 내려 주셨어~!!!”
덩달아 신나하는 아내의 얼굴에 밝은 빛이 돌고,
“그동안의 맘 고생에 이렇게 보상을 주시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아! 이게 순리구나”하는 행복을 가진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처해 있는 시간을 거슬리지 않고 본성을 다하여 나와 동행하는 것이 구나~”하는 맘속으로 되뇌인다.
“우리는 행복을 만들어 내는 행복전도사가 아닌가?”하는 자만에 빠진다.
차는 굴곡이 심한 계곡을 오른다.
구름층의 세계를 통과하니 설악의 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야~!”
이 한마디 이외 무엇을 표현하랴~
4월 춘설이 하얗게 쌓인 산은 절경이다.
깍아지른 바위에 흑백의 수묵화를 만들어 낸 자연은 말 그대로 오묘하다.
우리에게 이런 자연의 화판에 수묵화를 주시니 아내의 아버지께 감사할 따름이다.
한 쪽은 자연채색의 꽃이요.
한 쪽은 자연화판의 수묵화라.
같은 날 이렇게 두 가지의 기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자연의 변화이지만 받는 이는 자신을 위한 놀라운 잔치를 베풀어 준다고 생각한다.
오늘 우리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팔을 V자로 치켜 올려 환호를 외친다.
수묵화를 헤치고 한계령 정상에 오르니 온통 주변은 백색천국이 되었다.
지난 밤새 내린 비가 이곳은 눈으로 변해 많은 량의 눈이 내린 듯 그녀와의 만난 곳에는 눈이 5cm이상 쌓여있다.
그녀를 만난자리의 흔적을 말끔히 덮어 지워 버렸다.
"아~ 이젠 자유다!"
이젠 그 일이 우리에게 추억으로 돌려놓은 거다.
휴게소의 뜨거운 커피 한잔이 나를 편안하게 안정시킨다.
차는 지금까지는 어제 내려간 길을 올라왔고, 이제부터는 다시 어제 올라온 길로 내려간다.
인생의 실타래를 하나 풀고 자연스럽게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고 있다.
자연스런 회귀는 실타래의 마지막을 찾아낸 것 같은 기분으로 가볍게 스르르 자연탄력으로 회귀하며 내려간다.
그 곳의 자연은 지금까지 올라 온 자연과는 달리 푸른색과 어우러진 꽃이 된 눈들이 피어난 자연이다.
보기드문 절경에 넋을 놓고 추억의 사진을 담는다.
수묵화 ,위에 우리를 올려놓고 살며시 셔터를 눌러댄다.
그리고 우리는 조용히 평온한 마음으로 나의 출발점인 낚시터로 돌아왔다.
지금도 꿈같은 그 시간은 우리 부부에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고이접어 마음에 담는다.
그녀의 성공과 멋진 삶의 새 출발을 위해 기도한다.
2015.4.22
화도낚시공원에서 노영무 씀
이 글의 제목을 정했다.“사랑을 주는 자에게 내리는 하늘의 축복”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