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爾時大慧 菩薩摩訶薩 復請佛言 願說一切法 因緣相
이시대혜 보살마하살 부청불언 원설일체법 인연상
그 때, 대혜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청하여 말하는 도다. 원하옵건대, 일체법(一體法)의 인연상(因緣相)을 설하시어,
令我及諸菩薩摩訶薩 了達其義 離有無見 不妄執諸法 漸生頓生
영아급제보살마하살 요달기의 이유무견 불망집제법 점생돈생
저와 모든 보살마하살이 그 뜻을 통달하여 유무(有無)의 견해(見解)를 멀리 여의고, 빨리 생기고, 늦게 생기는 허망(虛妄)한 모든 법(法)에 집착(執着)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佛言 大慧 一切法因緣 生有二種 謂內及外 外者 謂以泥團 水杖輪繩
불언 대혜 일체법인연 생유이종 위내급외 외자 위이니단 수장륜승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다. 대혜여 일체법(一體法)으로 생기는 인연(因緣)에는 두 가지가 있도다. 이른바 안에서 생기는 인연(因緣)과 밖에서 생기는 인연(因緣)이로다. 밖에서 생기는 인연(因緣)은 이른바 진흙덩어리, 물, 작대기, 바퀴, 노끈,
人功等緣 和合成甁 如泥甁 縷疊草席 種牙酪蘇 悉亦如是 名外緣前後轉生
인공등연 화합성병 여니병 누첩초석 종아락소 실역여시 명외연전후전생
사람들의 공력(功力) 등의 인연(因緣)등이 변화하고 합하여 병(甁)을 만들듯이, 흙으로 만든 병, 천으로 겹겹히 쌓은 침구, 풀로 만든 자리, 종자, 싹, 타락(酪), 차조기(풀의 일종) 등들도 모두 또한 이와 같나니, 이를 이름하여 전후(前後)로 바뀌어 생기는 밖의 인연(因緣)이라 하는 도다.
內者 謂無明 愛業等生 蘊界處法 是爲內緣起 此但愚夫 之所分別
내자 위무명 애업등생 온계처법 시위내연기 차단우부 지소분별
안(內)에서 생기는 인연(因緣)이라 함은, 이른바 무명(無明)과 애업(愛業) 등으로 생기는 온(蘊) 계(界) 처(處)법을 안에서 이르키는 인연(內緣)이나니, 이는 다만 어리석은 범부(凡夫)의 분별(分別)하는 바로다.
[참고] 온(蘊), 즉 오온(五蘊)이란 무엇인가.
우주(宇宙)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이 한량없이 많지만, 요약(要約)하면 물질적(物質的)인 존재(存在)인 색(色), 정신적(精神的)인 존재(存在)인 심(心), 물질(物質)도 정신(精神)도 아닌 존재(存在)인 비색비심(非色非心)의 세가지의 종류(三類)에 불과합니다.
만유(萬有)를 분류(分流)하는데 있어서 오온(五蘊), 십이처(十二處), 십팔계(十八界)의 분류법(分類法)이 있으니, 이를 삼과(三科)라 합니다. 이는 범부(凡夫)의 虛妄한 見解인 실아(實我)의 미혹(迷惑)과 집착(執着)을 제거(除去)하여 일체법(一體法)의 실상(實相)을 깨달아서 밝은 지각(知覺)을 일으키게 하기 위하여, 부처님께서 설하신 일체만유(一切萬有)의 분류법(分類法)입니다.
온(蘊)은 적취(積聚)의 뜻이니, 같은 종류(同類)의 법(法)을 모아 쌓아, 한 무더기를 이룬다 하여 온(蘊)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오온(五蘊)은 색온(色蘊), 수온(受蘊), 상온(想蘊), 행온(行蘊), 식온(識蘊)의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이들 오온(五蘊)은 인연(因緣)따라 일시적(一時的)으로 가합(假合)하여 우리 몸과 마음의 체(我體)를 이루지만, 범부(凡夫)들은 이러한 일시적(一時的)인 나에 미혹되고, 집착(迷執)하여 자성(自性)을 가진 실아(實我)라고 착각(錯覺)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오온(五蘊)의 가화합(假和合)을 설(設)하시어 허망한 집착(妄執)을 파하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심신(心身)은 물질(物質) 세계(世界)와 정신(精神) 작용(作用)으로 크게 분류(分類)하여 볼 수 있습니다.
물질세계(物質世界, material world)
색(色), 물질(物質, matter), 외부(外部) 현상(現象)
정신작용(精神作用, mental function)
수온(受蘊) 감각(感覺) 기관(器官)의 감수(感受) 작용(作用)
상온(想蘊) 차별상(差別相)에 대(對)한 생각 작용(作用)
행온(行蘊) 작위(作爲), 반응(反應), 의지적(意志的) 동작(動作)
식온(識蘊) 판단력(判斷力)을 갖춘 의식(意識) 작용(作用)
정신작용(精神作用)은 저차원(低次元)의 물질(物質)에서, 고차원(高次元)의 의식(意識)까지 진화(進化)되는 과정(過程)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을 말합니다.
[참고] 계(界, 十八界) 처(處, 十二處)란 무엇인가.
십이처(十二處)란 무었인가.
십이처(十二處)의 처(處)는 생문(生門)의 뜻으로서, 주관적(主觀的) 심상(心象)을 일으키는 육근(六根)과 인식(認識) 대상(對象)인 여섯가지 경계(六境)를 말하는 것입니다. 육근(六根)이란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여섯가지이고, 여섯 가지의 경계(六境)란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이니, 이 가운데 일체법(一切法)을 거둔다는 뜻입니다.
안근처(眼根處) – 색처(色處)
이근처(耳根處) – 성처(聲處)
비근처(鼻根處) – 향처(香處)
설근처(舌根處) – 미처(味處)
신근처(身根處) – 촉처(觸處)
의근처(意根處) – 법처(法處)
십팔계(十八界)는 무엇인가.
앞의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의 근경식(根境識)을 함께 개설(開設)하여 십팔계(十八界)가 구성(構成)됩니다. 한 몸 안에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에 관한 근경식(根境識) 등의 열 여덟 가지(十八類)의 일체법(一體法)이 있고, 이러한 일체법(一體法)은 심식(心識)의 근본(根本)이 되므로 생본(生本)이라고 부릅니다.
서양(西洋) 근대철학(近代哲學)의 바탕인 인식론(認識論)도 알고보면 오관(五官)의 분석(分析)으로 시작(始作)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감각기관(感覺器官)으로 인지(認知)할 수 있는 세계(世界)를 논의(論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각기관(感覺器官)을 주관(主觀)(subject)이라 하고, 감각(感覺)의 대상세계(對象世界)를 객관(客觀)(object)이라고 합니다.
불교(佛敎)에서는 주관(主觀)을 육근(六根)이라 하고, 객관(客觀)을 육경(六境)이라고 합니다.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으로 성립(成立)하는 것을 육식(六識)이라고 하는데, 이 세 그룹을 합(合)하여 십팔계(十八界)라고 부릅니다.
大慧 因有六種 謂當有因 相屬因 相因 能作因 顯了因 觀待因
대혜 인유륙종 위당유인 상속인 상인 능작인 현료인 관대인
대혜여 인(因)에는 여섯 가지가 있도다. 이른바 당유인(當有因), 상속인(相屬因), 상인(相因), 능작인(能作因), 현료인(顯了因), 관대인(觀待因)이로다.
大慧 當有因者 謂內外法 作因生果 相屬因者 謂內外法作緣 生果蘊種子等
대혜 당유인자 위내외법 작인생과 상속인자 위내외법작연 생과온종자등
대혜여 당유인(當有因)이라 하는 것은 이른바 내외법(內外法)으로 인(因)을 지어 과보(果報)가 생기는 것이로다. 상속인(相屬因)이라 하는 것은 이른바 내외법(內外法)으로 연(緣)을 지어 과보와 온(蘊)의 종자(種子)가 생기는 것이로다.
相因者 作無間相 生相續果 能作因者 謂作增上 而生於果 如轉輪王
상인자 작무간상 생상속과 능작인자 위작증상 이생어과 여전륜왕
상인(相因)이라 하는 것은 간격없는 상(相)을 지어 서로 계속되는 과보(果報)가 생기는 것이로다. 능작인(能作因)이라 하는 것은 이른바 증상(增上)되어 지은 과보(果報)로 전륜성왕(轉輪聖王)같이 생기는 것이로다.
顯了因者 謂分別生 能顯境相 如燈照物 觀待因者 謂滅時相續斷 無妄想生
현료인자 위분별생 능현경상 여등조물 관대인자 위멸시상속단 무망상생
현료인(顯了因)이라 하는 것은 이른바 분별(分別)하여 능히 경계상(境界相)을 나타내나니, 등불이 물건(物件)을 비추는 것과 같도다. 관대인(觀待因)이라 하는 것은 이른바 멸할 때 상속(相續)이 끊어져 허망(虛妄)한 생각이 없음이로다.
大慧 此是愚夫 自所分別 非漸次生 亦非頓生 何以故 大慧 若頓生者
대혜 차시우부 자소분별 비점차생 역비돈생 하이고 대혜 약돈생자
대혜여 이러한 것들을 어리석은 범부들은 스스로 분별하지만, 점차로 생기는 것도 아니요, 또한 빨리 생기는 것도 아니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대혜여 만약 빨리 생기는 것이라면
則作與所作 無有差別 求其因相 不可得故 若漸生者 求其體相 亦不可得
칙작여소작 무유차별 구기인상 불가득고 약점생자 구기체상 역불가득
곧 지음과 짓는 바가 차별(差別)이 없나니, 그 인(因)의 상(相)을 구하려 하더라도 얻을 수가 없는 까닭이로다. 만약 점차로 생기는 것이라면, 그 체상(體相)을 구하려 하더라도 또한 얻을 수 없음이
如未生子 云何名父 諸計度人 言以因緣 所緣緣 無閒緣 增上緣等
여미생자 운하명부 제계도인 언이인연 소연연 무간연 증상연등
석녀(石女)의 자식이 생기지 않는 것과 같나니, 어떻게 이름하여 아버지라 하겠는가. 모든 법도(法度)를 헤아리는 사람이 인연(因緣), 소연연(所緣緣), 무간연(無間緣), 증상연(增上緣) 등의
所生能生 互相繫屬 次第生者 理不得成 皆是妄情 執著相故
소생능생 호상계속 차제생자 이부득성 개시망정 집착상고
능생(能生, 인식의 주체)과 소생(所生, 인식의 객체)이 서로 결박되어 차례로 생긴다고 말하는 것은 이치가 성립되지 않나니, 이는 모두 망정(妄情)으로 집착한 상(相)인 까닭이로다.
[참고] 인연(因緣)과 소연연(所緣緣), 무간연(無間緣), 증상연(增上緣)에 대하여
① 소연연(所緣緣)이란, 마음이 의지(依支)하는 모든 경계(境界)를 가리킵니다. 마음은 대상이 있어야 일어나는 것이니, 마음의 활동(活動)이 일어나도록 하는 모든 인식(認識)의 대상이 소연연(所緣緣)입니다. 마음이 생기기 위해서는 감각(感覺) 대상이나 사유(思惟)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육식(六識)의 대상이 되는 육경(六境)이 소연연(所緣緣)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② 무간연(無間緣)이란, 차제연(次第緣)이라고도 말하는데, 생각은 흐름의 연속(連續)으로 이루어 집니다. 하나의 생각은 다음 생각으로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집니다. 이와 같이 앞 생각과 뒷 생각이 서로 인(因)과 연(緣)이 되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무간연(無間緣)이라고 합니다. 연속되는 마음의 활동(活動)에서 뒷 생각은 앞 생각을 계승하는 동시에 그 자신도 다시 원인이 되어 다음 생각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경우(境遇)에 원인(原因)이 되는 인연을 무간연(無間緣)이라고 합니다.
③ 증상연(增上緣)이란, 간접적(間接的)인 원인을 말합니다. 예컨데 부모가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다시 자식을 낳는 것과 같이 계속 이어지는 원인(原因)은 무간연(無間緣, 次第緣)에 해당하고, 지연(地緣), 학연(學緣) 등과 같은 것은 증상연(增上緣)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직접적(直接的)인 관계(關係)가 있으면 무간연(無間緣), 간접적인 인연을 증상연(增上緣)이라고 합니다. 즉, 보조적(補助的)인 원인(原因)을 증상연(增上緣)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大慧 漸次與頓 皆悉不生 但有心現 身資等故
대혜 점차여돈 개실불생 단유심현 신자등고
대혜여 점차로 생기거나 빨리 생기거나 모두 일어나지 않나니, 다만 마음에 몸과 살림 등이 나타나는 까닭이요,
外自共相 皆無性故 惟除識起 自分別見
외자공상 개무성고 유제식기 자분별견
밖의 자상(自相)과 공상(共相)이 모두 성품이 없는 까닭이나니, 식(識)으로 스스로 분별(分別)하는 견해(見解)를 일으키지 말아야 하는 도다.
大慧 是故應離 因緣所作 和合相中 漸頓生見
대혜 시고응리 인연소작 화합상중 점돈생견
대혜여 이러한 까닭으로 마땅히 인연(因緣)으로 짓는 화합상(和合相) 가운데 점차로 생기는 견해와 빨리 생기는 견해를 여의어야 하는 도다.
爾時世尊 重說頌言 一切法無生 亦復無有滅 於彼諸緣中 分別生滅相
이시세존 중설송언 일체법무생 역부무유멸 어피제연중 분별생멸상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시는 도다. 일체법(一體法)은 생기지 않고, 또한 함이 없도다. 저 모든 인연 가운데 생멸상(生滅相)을 분별하나니,
非遮諸緣會 如是滅復生 但止於凡愚 妄情之所著
비차제연회 여시멸복생 단지어범우 망정지소저
모든 인연의 모임을 차단(遮斷)하지 않으면, 이와 같이 멸하여도 다시 생기지만, 다만 어리석은 범부들이 망정(妄情)으로 집착하는 바로다.
緣中法有無 是悉無有生 習氣迷轉心 從是三有現
연중법유무 시실무유생 습기미전심 종시삼유현
인연 가운데 법의 유무(有無)는 모두 습기(習氣)에 미혹되어 전도(轉倒)된 마음으로 삼유(三有)가 나타나는 도다.
[참고] 삼유(三有)란 무엇인가.
중생(衆生)들이 우주(宇宙)에서 세간(世間)을 살아가는 생존(生存) 상태(狀態)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욕유(欲有), 색유(色有), 무색유(無色有)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① 욕유(欲有)는 인간(人間)의 욕망(慾望)이 죽이 끌듯이 일어나는 욕계(欲界)를 말합니다.
② 색유(色有)는 욕망(欲望)의 세계(世界)는 벗어났지만, 아직 몸이 형상을 갖추고 있는 색계(色界)를 말합니다.
③ 무색유(無色有)는 형상의 속박(束縛)에서 벗어난 몸의 형상이 없는 무색계(無色界)를 말합니다.
本來無有生 亦復無有滅 觀一切有爲 譬如虛空花 離能取所取 一切迷惑見
본래무유생 역부무유멸 관일체유위 비여허공화 이능취소취 일체미혹견
본래부터 생김이 없고, 또한 다시 멸도 없지만, 모든 유위(有爲)를 관찰하는 도다. 비유하자면, 허공의 꽃과 같이 주관(能取)과 객관(所取)을 여의었지만, 모든 것이 미혹된 견해로다.
無能生所生 亦復無因緣 但隨世俗故 而說有生滅
무능생소생 역부무인연 단수세속고 이설유생멸
능생(能生, 인식의 주체)도 소생(所生, 인식의 객체)도 없고, 또한 다시 인연(因緣)도 없지만, 다만 세속(世俗)에 수순(隨順)하는 까닭으로 생멸(生滅)을 설하는 도다.
大乘入楞伽經卷第二
대승입능가경권제이
대승입능가경 제2권
첫댓글 이상과 같이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 제2권을 모두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