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거나 젊은 세대의 문해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주로 기성세대 쪽에서 말이지요.
하지만 중년 이상의 저학력 계층은 물론이고
적잖은 분들의 문해력이야말로
낮다는 조사결과도 있지요.
학교를 졸업하고 독서나 공부와
담 쌓고 사는 분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지요.
물론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늘긴 했답니다.
개념이나 단어를 몰라서지요.
옛날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긴 했습니다만,
한자를 잘 모르고
영상 시청이나 게임 위주로 자라다보니,
더더욱 그런 듯싶습니다.
시골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시험만 쳤다 하면
거의 틀리지 않는 동급생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심지어 올백점도 심심찮았구요.
동네 보습학원에 다니며
문제풀이식으로
시험대비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구나 초등학교 공부라는 게
대단한 이해나 응용을 요구하진 않으니까요.
그 당시 저는 시험준비를
그다지 많이 하진 않았습니다.
시험 앞두고 문제집 좀 풀어보는 정도였죠.
밖에서 뛰어놀기 바빴으니까요.
그러다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오히려 역전이 되고
차이가 확 벌어지고 맙니다.
초등학교 때 우등상을 타며 졸업한
대부분의 동기들은
대학입시에 이르기까지
소식이 깜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시험 꽤나 잘 치던 동기들은 어찌 된 걸까요.
자세한 사정은 모릅니다.
또래들과 어울리느라
그리 된 경우도 있고요.
추측하기로는
수학 같은 학습 내용이 갑자기 어려워져
어려움을 겪었거나
워낙 쟁쟁한 학생들이 많아져
좌절감에 그랬을 수 있겠습니다.
또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었으니까
남모르는 고충도 있지 않았을까요.
그다지 내세울만 한 성과를 낸 건
아닙니다만,
저와 다른 동기들의 차이를 꼽자면,
적어도 셈이 빨라
어려운 수학을 꾸역꾸역 따라잡았고
야망이 컸다는 겁니다.
시골살이가 답답하고 지루해서 말이지요.
무엇보다 적어도 초등학교 시절만큼은
독서량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른 동기들도 나름 읽었을지 모릅니다만,
저는 과묵하게 앉은 채로
교실 안에 있던 수십 권의 책을
거의 다 읽어 치웠거든요.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성적이 좋으라는 법은 없겠지요.
그런데 당시 고향에서 제 또래 중에
공부나 시험으로는 늘 탑이던 어느 동기를 보면
다방면의 책이나 자료를 읽는 걸 보았습니다.
더구나 영어나 수학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 실력이 쑥쑥 느는 반면,
국어는 종잡을 수 없고
긴 시간 준비가 필요하지요.
결국 최상위권은
국어실력에서 갈릴 수 있습니다.
국어에서 몇 문제 차이로 말이지요.
국어가 어렵게 나오면
첫 교시부터 멘붕에 빠지고
정신이 얼얼합니다.
논술이나 자소서 준비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조바심 내지 않고 긴 안목이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읽기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등생이 되고
명문대나 의대에 입학하겠다는 욕심은
억지에 가까운지도 모릅니다.
운까지 받쳐줘 그리 된다 해도
하나의 기능인으로써만 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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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라는 디딤돌 위에 서야 학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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