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계해일주이다. 강한 수기운을 가진 일주인데 지장간에 상관 갑목을 깔고 있으면서 해묘미 합을 하려고 하니 목 식상을 생하는 수기운이 된다. 힘을 숨기고 있는 고수... 말하자면 노래 잘 못 부른다고 빼던 사람이 마이크만 주면 가수 소찬휘 뺨치게 무대를 찢어버리는 격이라고 할 수가 있다. 계해일주가 임자일주와 다른 점은 임자일주는 자수 왕지를 깔고 음으로 수렴하는 성질을 가졌으므로 뒤에서 드러나지 않게 군림하려는 반면 계해일주는 나서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계해일주가 마침 연지에 묘목을 봤으니 물 만난 고기가 된 격이고 월지 정관은 (인)묘진 합을 하여 묘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월지가 정관이기에 회사 단체 조직에 소속되어 있긴 하나 실제로 하는 일은 식신 활동이란 뜻이다. 이런 사주가 영업을 뛰는데 특화되어 있는 사주이고 현실적으로는 보험설계사, 의약품 판매 대리점 영업직원 등으로 활약할 수가 있다. 계해일주이므로 일간의 뿌리가 튼튼하고 강한 수기운을 묘목으로 수기 유통시키므로 비왕식왕한 사주여서 순발력과 입심으로 당해낼 자가 없다.
마침 천간으로 병화를 사이에 두고 비견끼리 쟁재를 하고 있는데 이 사주처럼 식신의 힘이 강하면 운에서 건드리지 않는 한 흉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오히려 나의 전문성을 특화시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 이유는 광범위한 비즈니스 영역을 뜻하는 재성을 비견으로 쪼갰으니 이것저것 잡다하게 신경써야 하는 영역이 줄어들어 오히려 한정된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전문성을 키울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을귀인을 포함한 온갖 귀인들이 묘목에 몰려 있는 것을 봐서도 계해일주에게 묘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능히 짐작할 수가 있다. 대운 흘러가는 것을 보면 초년에 화가 들어올 때는 목생화가 되어 좋고, 중년에 인성으로 흘러갈 때는 나름대로 지식 자격증 문서를 갖고 사회활동을 할 수가 있겠다.
다만 간여지동 일주여서 애정운은 그렇게 좋다고 볼 수는 없다. 남자에게 맡겨놓는 대신 답답해서 내가 해야 직성이 풀릴 성격이 되겠다.
남명이 되면 초년에 식신상관 운이 들어오는데 세운에서 화가 들어오는 해에 여자도 얻고 돈도 벌 것이다. 그런데 중년에 비겁으로 운이 들어오게 되면 조금 답답해질 수가 있다. 아무리 묘목이 있어서 수기운을 유통시킬 수가 있다고 하여도 기본적으로 식신이 강한 사주에서는 재성이 필요한 법이다. 그런데 비겁이 이렇게 강하게 들어오면 재성과는 무정한 운이니 꿈과 열정을 갖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해도 맘처럼 결과가 안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통 남자들이 사회생활을 적극적으로 할 시기에 비견겁재가 운에서 강하게 들어오면 여기저기서 오라는 데는 많고 인맥도 늘어나고 친구도 많아지므로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자기 생각으로는 성공가도를 달릴 것이라 착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 중에서 쓸만한 인맥은 거의 없고 사업은 조금 되는 듯 싶으면 풀썩 주저앉고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주는 식신은 강한데 재성이 부족한 사주이므로 태어난 시는 오전 9시~정오가 되는 것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