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스미싱 수법이 참 영악해지네요.
엊그제는 우체국 법원등기라면서 피싱 전화를 받았는데,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인 걸 보니 대포폰을 쓴 모양입니다. 본인들이 우체국 직원이라며 고객이 부재중이니 인터넷 열람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특정 웹주소로 접속하라고 끈질기게 유도하더군요. 세상에 어떤 우체국 직원이 그렇게까지 접속하라고 사정을 하겠습니까? 심지어 제 이름과 대략적인 개인정보까지 다 꿰고 있어서 소름 돋았습니다.
목소리는 기계가 아닌 실시간 사람 목소리였는데 말투가 꽤 공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잘 안 들리는 척하며 "네? 뭐라구요? 여보세요? 주소가 뭐라고 하셨죠?" 하고 계속 되물었더니, 이 피싱범 놈이 화가 잔뜩 났는지 "하.. OOO 씨!! 그 주소를 검색창에 치시라구요!! 그것도 할 줄 모릅니까?! 안 되면 컴퓨터로 하시든가!!!" 하면서 버럭 고함을 지르더군요. 그래서 제가 "저 이런 거 할 줄 전혀 모르는데요? 주소가 대체 뭐라고요? 소리가 잘 안 들립니다!" 하니까, 지쳤는지 "하.. 그냥 가까운 법원에 맡기겠습니다" 하고 뚝 끊어버렸습니다. 등기를 법원에 다시 맡긴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지 원.
여러분, 법원이나 은행, 우체국 같은 공공기관은 절대 010 개인 번호로 전화를 걸지 않으며, 친절하게 인터넷 열람 주소를 알려주며 접속을 유도하지도 않습니다. 010으로 오는 이런 연락은 100% 피싱입니다.
문자로 오는 링크 역시 클릭하는 순간 개인정보가 전부 털리니 주의해야 합니다. 내 이름을 부르며 경찰서, 검찰청, 법원, 우체국, 택배사 등을 사칭해 열람을 유도하는 건 전부 거짓말입니다. 공공기관은 절대로 링크를 눌러서 확인하라는 식의 안내를 하지 않습니다. 내 이름과 정보를 알고 접근하는 건 오직 신뢰를 얻어 속이기 위함일 뿐입니다. 특히 이런 범죄는 주로 해외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한 번 피해를 보면 범인을 잡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링크 클릭이나 공공 와이파이, 블루투스 페어링, 출처 불명의 무선 기기 연결은 해킹과 악성코드 위험이 엄청나게 높으니 컴퓨터든 스마트폰이든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만약 의심스러운 링크를 눌렀다면 즉시 기기를 최소 2회 이상 공장 초기화하고, 모든 계정을 탈퇴 및 삭제한 뒤 전문업체에 맡겨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점검받아야 합니다.
만약 실수로 돈을 송금하는 피해를 입었다면, 그 즉시 경찰(112)이나 금융감독원(1332), 그리고 돈을 보낸 금융회사 고객센터에 바로 신고하여 본인 명의 계좌들의 지급정지를 곧바로 신청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평소 이메일이나 스마트폰 내 은행 앱은 2중, 3중으로 보안을 철저히 걸어두고 비밀번호도 주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안전합니다. 은행 앱마다 있는 '보안서비스' 메뉴에 들어가 제3자가 비대면으로 대출을 받거나 간편 절차로 돈을 빼가지 못하도록 차단 서비스를 반드시 가입해 두세요.
또한, 타인이 내 명의로 핸드폰을 개통하거나 대출을 들이밀지 못하도록 '엠세이퍼(Msafer)' 같은 사이트에 접속해 가입 제한 및 개통 금지 신청을 해두면 범죄를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방책도 내 신분증 사진 같은 게 유출되면 쉽게 뚫려버립니다. 그러니 평소에 개인정보나 신분증을 절대 촬영해서 폰에 저장해두지 마세요. 폰에서 지웠다고 해도 내부 메모리에는 흔적이 남아서, 디지털 포렌식을 하면 3년 전 정보까지 다 복구되어 나옵니다.
요즘은 AI 기술까지 발달하면서 피싱 수법과 해킹 기술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으니, 우리 스스로 미리 조심하고 예방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특히 카카오톡 프로필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처럼 얼굴과 사생활을 공유하는 SNS는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한 사람의 인적 사항과 일상을 쉽게 캐낼 수 있는 지름길이니까요. 요즘 스토킹 범죄도 잦고 무비자 입국 등으로 세상이 참 흉흉하고 위험하니 다들 늘 경계해야 합니다.
저도 저번 달부터 이번 달까지 유독 재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터져서 마음이 참 찝찝합니다. 벤츠랑 교통사고가 나지를 않나, 한두 달 전에는 홍삼 판매를 위장해 인신매매를 시도하려는 놈들에게 걸릴 뻔하질 않나, 이번 보이스피싱 전화에 갑자기 반기절해서 다치기까지 했네요. 세상이 무서워진 만큼 밤늦게 차에 잠시 다녀오는 불빛 없는 길조차도 늘 조심해야겠습니다.
다들 안전제일입니다.
첫댓글 무서운 세상이에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