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독서회의 야외토론은 나를 늘 설레게 한다.
하늘은 푸르고 마음마저 풍요로운 가을날 나는 도서관으로 향하였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회원들과함께 차에 오르니 상쾌한 가을은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
학창시절 수학여행가는 학생들처럼 재잘재잘 웃고떠들다보니 우리가 도착한곳은
군위 인각사!
군위군과 영천사이 평지에 있는 사찰은 일주문도 울타리도 없는것이 특이했다.
열정적인 문화해설사의 자세한설명은 불자가 아닌 나에게도 큰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석불과 일연스님의 부도 극락전, 맞은편에 우뚝솟아있는 절벽바위 학소대
인각사는 고려때에는 건국굴지의 명찰중의 하나로 번성하였으며 국존국사일연이 5년동안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저술한 곳이기도하다.
맞은편에 위치한 학소대는 기린들이 절벽위에서 뛰놀다 떨어져 뿔이 부러지면서 그후부터 인각사라 불리어졌다 한다.
임진왜란때 온갖 수난을 당한 일연스님의 부도비는 형태를 알수없고 얇은 조각으로 겨우 유지한채로 힘겹게 서있는 모습은 안타깝기 조차 하였다.
인각사를 뒤로한채 군위댐 가는길에 있는 일연공원에서의 진지한 독서토론은 회원께서 준비해주신 밤,땅콩,포도,대추와 더불어 이 가을 몸도마음도 살찌우는 양식의 시간이 되었다.
죽음이라는 주제속에 내가 살아있다는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던가?
석산 생태농원은 초행길인 우리들에게 약간의 불편함도 주었지만 능숙하고 든든한 회원님의 운전실력으로 좁고 힘든길을 가로질러 무사히 식당에 도착하였다.
시장기도는참에 먹어본 부침개와 청국장 그리고 각종 토속음식은 우리의 식욕을 마음껏 돋구어 주었다.
모노레일을 타고 산을 한 바퀴 도는 코스에서는 잘생긴 청년의 친절한 설명과 스릴넘치는빠른속도는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화본역으로 가는길.
길가에 핀 쑥부쟁이와 이름모를 들꽃들은 마침내 우리들을 차에서 내리게 하였다.
군데 군데 사진찍으며 많은 추억도 만들고 화본역에 도착하니 조그마한 간이역과 급수탑이 눈에 띄었다.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에 기차에 물을 대주던 급수탑은 이제는 명물이 되었다.
어디론가 기차를타고 떠나고싶은 마음들은 서로통했는지 아쉬움을 남기며 밴치에 앉아 커피한잔 마시니 이렇게 행복할수가!
1960~70년대 <엄마,아빠 어릴적에> 라는 추억의 시간여행을 떠나보았다.
군위 산성초등학교에 마련된 추억여행은 어른들에게는 어릴적 향수와 휴식을 갖게하고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되는것 같았다.
아기자기한 골목길에 이제는 돌아갈수없는 추억의 장소들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하였다.
만화방,구멍가게,이발소,책방 연탄가게,사진관, 자취방,변소,교실, 포니자동차와 타자기.....
공중전화박스에 서서 어느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받지않는 그대는 지금 어디에선가 나처럼 늙어가겠지? 아!! 옛날이여~~
오늘의 모임을마치고 우리회원들은 봉고차에 올라 지나간추억의 가요들을 목청껏 불러보았다
공감하는 세대와 미소짓는세대 모두들 어우러져 웃고떠드니 어느새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우리귀여운 손주녀석들은어린이집에서 나를기다리고 있었다.
종종거리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중년의 아줌마는 이 가을 또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첫댓글 그 날 모처럼만에 즐겁게 웃고 떠들었죠 ㅎ
언제나 지나간 것은 그리운 법이지만 ,,글을 읽으니 더욱 생각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