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나오는 층간소음 사례라는 게 '알고 보니 층간소음 가해자/유발자가 바로 윗집이 아니라 윗집의 윗집이었다'라는 것이다. 또는 아무튼 윗집이 아닌데도 윗집으로 오해해 윗집을 찾아가 문을 발로 차거나 오물을 투척하는 등의 행패를 부리거나 자기 집 천장에 우퍼 스피커를 달아 윗집을 괴롭힌다는 것이다. 이런 유의 사례는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흥미 위주로 단순화함으로써 층간소음 현실과 사실을 왜곡하고 오도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 결과 층간소음 피해자를 '이상한 놈' 정도로 몰고 감으로써 피해자를 더욱 힘들게, 분노케 하기도 한다.
이 사례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1) 만일 가해 세대가 윗집(10층)이 아니라 윗집의 윗집(11층)이라면 그 윗집이야말로 층간소음의 직접적 피해 세대인데 이 일차적 피해 세대(10층)는 정작 가만있고 어떻게 이차적 피해 세대(9층)가 피해자로 나서게 되었는지 의아하다. 또한 윗집은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서든 직접적이든 당연히 아랫집(9층)에 층간소음은 우리의 윗집(11층)에서 나고 우리도 피해자라고 알렸을 터인데 이에 대한 아무런 해명이 없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2) 객관적 증거 확보를 위해 CCTV를 사용했다고는 하나 윗집과 관리사무소 모두 그렇게 적극적으로 층간소음 확인에 나섰다면 CCTV로까지 가기 전에 더 일찍 더 간단하고 효과적인 확인 방법을 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층간소음이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시간을 골라 윗집 세대원 모두가 아랫집으로 가거나 반대로 아랫집 세대가 윗집으로 올라가서 두 세대가 함께 층간소음(여부)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등등의 적절한 방법이 있음에도 굳이 (2주간이나 집을 비우고) CCTV 설치 및 확인까지 가게 된 것은 의아하다.
3) 윗집(10층)이 집을 비운 동안에도 층간소음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 소음 발생처(가해 세대)가 윗집의 윗집(11층)이라고 단정짓는 근거는 무엇인가? 윗집의 윗집 말고도 (층간소음 가해 세대 대상으로) 윗집의 앞집/옆집, 아랫집도 있다.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다.
4) 윗집의 윗집(11층)이 실제 가해 세대라고 밝혀졌다면 층간소음 문제 자체는 어떻게 되었나? 가해 세대가 밝혀졌다고 해서 층간소음이 저절로 사라지는 건 아니다. 주의를 주었다고 했는데 그 결과나 그다음의 진행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 기사는 위와 같은 알맹이 내용을 모두 빼먹은 채 층간소음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선전적 결론을 서둘러 내렸다. '꿀팁'이라고 제시한 것 또한 비현실적, 형식적 맹탕팁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