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 새뮤얼 B. 베게트(Samuel Barclay Beckett)
(프랑스어 En attendant Godot, 영어 Waiting for Godot)
『고도를 기다리며』는 베케트의 대표적인 부조리극으로 희곡의 기본 구성은 2막으로 되어 있다. 시시포스의 신화에서 시시포스가 신의 형벌을 받아 평생 바위를 산 정상을 향해 밀어 올리는 것처럼, 두 부랑자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50년 동안이나 오지도 않는 고도를 계속 기다리고 있다. 이를 통해 베케트는 인간의 삶을 단순한 ‘기다림’으로 정의를 내리고 이런 기다림 속에서 인간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준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베케트가 2차 대전 당시 겪은 피신 생활의 경험이 밑바탕된 것으로, 그가 남프랑스의 보클루즈에서 숨어 살면서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자신의 상황을 인간의 삶 속에 내재된 보편적인 기다림으로 작품화한 것이다.
작품에서 ‘고도’라는 인물은 끝내 등장하지 않고 단지 소년 전령을 통해 오늘은 못 오고 내일은 꼭 온다는 전갈만 보낼 뿐이다. ‘고도’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베케트조차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블라디미르(Vladimir) : 주인공, 인간의 지성적인 면을 상징하며 고도가 나타나 자신들을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에스트라공이 떠나자고 할 때마다 그에게 고도를 기다려야 함을 상기시킨다.
에스트라공(Estragon) : 인간의 육체적이고, 탐욕스러운 면을 상징한다. 고도를 기다리는 일을 힘들어하며 블라디미르에게 계속해서 떠나자고 한다.
포조(Pozzo) : 럭키의 주인으로 럭키를 짐승처럼 다룬다. 2막에서 장님이 된다.
럭키(Lucky) : 포조의 노예로 포조의 짐을 가지고 다닌다. 2막에서 벙어리가 된다.
소년(boy) : 고도의 전령으로 1막과 2막 끝에 등장해 고도가 못 온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사라진다.
생각해볼 점
“아무도 오지도, 가지도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정말 끔찍해” - 에스트라공의 처한 현실 고백
어려운 일이 닥치면 생각을 해서 극복하기보다는 현실을 회피하는 자세를 반성한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꿈과 같은 고도를 모른 채 애원해야 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고도는 누구일까? 의미 있는 삶? 의미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긴 묵상을 했던 이유
대학생 시절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으며 부조리로 가득한 대화에 매력을 처음으로 느꼈던 때가 있었다. 사실 재미도 없다. 지루하기도 하다.
화려한 내용이나 등장인물도 많지 않다. 에스트라공(Estragon), 블라디미르(Vladimir), 포조(Pozzo), 럭키(Lucky), 소년(boy) 겨우 5명이 전부이다.
고도를 기다리는 Estragon과 Vladimir, 이유도 없이 의미도 없이 왜 기다리는 지도 모르고 기다린다. 비논리적이고 의미도 없는 대화를 나누며 고도를 기다린다. 그리고 딱 두 번 등장하는 고도의 메신저(Messenger) 소년(boy)은 고도가 오늘은 오지 못하지만 내일은 올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등장인물들은 고도를 만나지 못한 책(극)은 끝을 맺는다.
고도(Godot)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