爾時彼人 於夜暗中 處在無量 百千萬億 人衆之內
이시피인 어야암중 처재무량 백천만억 인중지내
그 때, 저 사람이 밤의 어둠 가운데 한량없는 백천 만억의 무리 속에 있으면서도,
或行或住 或坐或臥 彼諸人衆 形相威儀 此明眼人 莫不具見
혹행혹주 혹좌혹와 피제인중 형상위의 차명안인 막불구견
행하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는 저 모든 사람들의 형상과 위의를 이러한 눈이 밝은 사람은 볼 수 있는 능력을 구족한 까닭으로 보지 못함이 없나니,
其明眼者 威儀進退 彼諸人衆 悉不能覩
기명안자 위의진퇴 피제인중 실불능도
그 눈 밝은 이는 저 모든 사람들의 위의와 나아가고 물러감을 모두 능히 보지 못함이 없도다.
佛亦如是 成就智眼 清淨無礙 悉能明見 一體世間 其所示現 神通變化
불역여시 성취지안 청정무애 실능명견 일체세간 기소시현 신통변화
부처님 또한 이와 같이 지혜의 청정한 눈을 성취하여 걸림없이 모두 분명하게 일체의 모든 세간에서 그 나타나 보이는 바 신통한 변화들을 모두 분명하게 볼 수 있지만,
大菩薩衆 所共圍遶 諸大弟子 悉不能見
대보살중 소공위요 제대제자 실불능견
대보살의 무리들과 주위를 함께 둘러싸고, 모시는 모든 대제자들은 모두 능히 볼 수가 없는 것이로다.
譬如比丘 在大衆中 入遍處定
비여비구 재대중중 입변처정
비유하자면, 어떤 비구는 대중들 가운데 있으면서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에 드는 도다.
[참고] 변처정(空無邊處定)이란 어떤 경지인가.
변처정(邊處定)은 다음과 같은 구차제정(九次第定) 가운데 무색천(無色天)의 공무변처(空無邊處), 식무변처(識無邊處)에 속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다.
구차제정(九次第定)이란, 초선정(初禪定, 初禪天), 이선정(二禪定, 二禪天), 삼선정(三禪定, 三禪天), 사선정(四禪定, 四禪天)으로 들어가고 나서, 다음으로는 차례로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으로 나아가 멸진정(滅盡定)에 드는 수행법(修行法)을 말한다.
1. 사선정(四禪定, 四禪天)
① 초선정(初禪定, 初禪天)은 이생희락지(離生喜樂地)로서, 욕계(欲界)의 오욕락(五欲樂)을 떠나, 천상인간(天上人間)의 희락(喜樂)과 안락(安樂)을 맛본다는 경지(境地)이다.
② 이선정(二禪定, 二禪天)은 정생희락지(定生喜樂地)로서, 후퇴(後退) 없는 기쁨이 오는 선정(禪定)의 행복(幸福)이 온다는 경지(境地)이다.
③ 삼선정(三禪定, 三禪天)은 이희묘락지(離喜妙樂地)로서, 묘락(妙樂), 즉 신묘(神妙)한 안락(安樂)을 받는 다고 하는 경지(境地)이다.
④ 사선정(四禪定, 四禪天)은 사념청정지(捨念淸淨地)로서, 생각을 떠난 청정(淸淨)한 자리에 머무는 경지(境地)를 말한다. 선정(禪定)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셈이다.
2. 무색천(無色天)
무색계의 공무변처(空無邊處), 식무변처(識無邊處), 무소유처(無所有處),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定)을 말한다.
⑤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은 무한(無限)한 허공(虛空) 같은 마음 작용(作用)을 체득(體得)한 무색계(無色界) 제1천 선정(禪定)의 경지(境地)이다.
⑥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은 무한(無限)한 마음 작용(作用)을 체득(體得)한 무색계(無色界) 제2천 선정(禪定)의 경지(境地)이다.
⑦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은 존재(存在)하는 것은 없다고 주시(注視)하는 무색계(無色界) 제3천 선정(禪定)의 경지(境地)이다.
⑧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은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무색계(無色界) 제4천 선정(禪定)의 경지(境地)이다.
3. 멸진정(滅盡定)
⑨ 멸진정(滅盡定)은 성자(聖者)가 무심위(無心位)의 열반적정(涅槃寂靜)을 희구(希求)하여 일체번뇌습기(一切煩惱習氣)를 멸진(滅盡)하는 삼매(三昧)를 말한다.
사선정(四禪定)까지는 정도(正道)와 외도(外道)가 모두 다 닦을 수 있는 경지(境地)이지만, 아상(我相)의 뿌리마저 뽑아 버리는 멸진정(滅盡定)은 정도(正道)를 닦는 이들만 도달할 수 있는 수승(殊勝)한 참다운 도인(道人)의 경지(境地)이다.
그래서 멸진정(滅盡定)을 성취(成就)하여야 누진통(漏盡通)이 되고, 누진통(漏盡通)을 해야 참다운 도인(道人)이 되는 것이다. 아상(我相)과 법상(法相)을 모두 다 끊어 없애 버리는 것이 멸진정(滅盡定)이기 때문에 성자(聖者)와 범부(凡夫)의 분수령(分水嶺)을 이루는 가장 중요(重要)한 단계(段階)가 멸진정(滅盡定)이다.
所謂地遍處定 水遍處定 火遍處定 風遍處定
소위지변처정 수변처정 화변처정 풍변처정
이른바 지변처정(水遍處定), 수변처정(水遍處定), 화변처정(火遍處定), 풍변처정(風遍處定),
青遍處定 黃遍處定 赤遍處定 白遍處定 天遍處定 種種衆生身 遍處定
청변처정 황변처정 적변처정 백변처정 천변처정 종종중생신 변처정
청변처정(青遍處定), 황변처정(黃遍處定), 적변처정(赤遍處定), 백변처정(白遍處定), 천변처정(天遍處定), 종종중생신(種種衆生身) 변처정(遍處定),
一體語言音聲 遍處定 一體所緣 遍處定
일체어언음성 변처정 일체소연 변처정
일체어언음성(一體語言音聲) 변처정(遍處定), 일체소연(一體所緣) 변처정(遍處定)의 선정(禪定)이로다.
入此定者 見其所緣 其餘大衆 悉不能見 唯除有住 此三昧者
입차정자 견기소연 기여대중 실불능견 유제유주 차삼매자
이러한 갖가지의 변처정(遍處定)에 든 이들은 그 반연하는 바를 볼 수가 있지만, 그 나머지의 대중들은 모두 능히 볼 수가 없나니, 오직 이러한 변처정(遍處定)의 삼매에 머문 이들은 제외하는 도다.
如來所現 不可思議 諸佛境界 亦復如是 菩薩具見 聲聞莫覩
여래소현 불가사의 제불경계 역부여시 보살구견 성문막도
여래께서 나투시는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의 경계 또한 다시 이와 같나니, 보살들은 구족하게 볼 수가 있지만, 성문들은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도다.
譬如有人 以翳形藥 自塗其眼 在於衆會 去來坐立
비여유인 이예형약 자도기안 재어중회 거래좌립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몸이 보이지 않게 하는 약을 스스로 그의 눈에 바르고, 대중 가운데 있으면, 오거나 가거나 앉거나 서있거나,
無能見者 而能悉覩 衆會中事
무능견자 이능실도 중회중사
능히 그 사람을 알아 볼 수 있는 이가 없지만, 능히 그 사람은 대중의 모임 가운데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다 볼 수 있는 것과 같도다.
應知如來 亦復如是 超過於世 普見世間
응지여래 역부여시 초과어세 보견세간
마땅히 알지나니, 여래의 아시는 바 또한 다시 이와 같이 모든 세간을 초월하여 두루 세간사를 두루 보지만,
非諸聲聞 所能得見 唯除趣向 一體智境 諸大菩薩
비제성문 소능득견 유제취향 일체지경 제대보살
모든 성문들은 능히 볼 수 없나니, 오직 모든 일체지의 경계를 향하여 나아가는 대보살들은 제외하는 도다.
如人生已 則有二天 恒相隨逐 一曰同生 二曰同名
여인생이 칙유이천 항상수축 일왈동생 이왈동명
사람이 태어나면 곧 두 하늘이 있어서 항상 서로 따라 다니는 도다. 하나는 이르기를 동생(同生) 천신(天神)이라 하고, 둘은 이르기를 동명(同名) 천신(天神)이라 하는 도다.
天常見人 人不見天 應知如來 亦復如是
천상견인 인불견천 응지여래 역부여시
이 두 천신(天神)은 항상 사람을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은 천신(天神)을 보지 못하는 도다. 마땅히 알지나니, 부처님 여래 또한 다시 이와 같도다.
在諸菩薩 大集會中 現大神通 諸大聲聞 悉不能見
재제보살 대집회중 현대신통 제대성문 실불능견
여래는 모든 보살들의 대중 법회 가운데서 대신통을 나타내지만, 대성문들은 모두 능히 볼 수가 없도다.
譬如比丘 得心自在 入滅盡定 六根作業 皆悉不行
비여비구 득심자재 입멸진정 육근작업 개실불행
비유하자면, 어떤 비구가 마음에 자유 자재(自在)함을 얻어서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가려 하지만, 육근(六根)으로 작업을 모두 다 행하지 못하는 도다.
一體語言 不知不覺 定力持故 不般涅槃
일체어언 불지불각 정력지고 불반열반
모든 언어를 알지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면서 선정의 힘이 유지되는 까닭으로 마음대로 반열반에 들지 못하는 도다.
一體聲聞 亦復如是 雖復住在 逝多林中 具足六根
일체성문 역부여시 수부주재 서다림중 구족육근
모든 성문들 또한 다시 이와 같이, 비록 기원정사(逝多林) 가운데 있으면서 육근을 모두 구족하였지만,
而不知不見 不解不入 如來自在 菩薩衆會 諸所作事
이불지불견 불해불입 여래자재 보살중회 제소작사
여래의 자유 자재하신 보살 대중들의 대중 법회에서 지으시는 바 모든 불사(佛事)들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고, 들어가지도 못하는 도다.
何以故 如來境界 甚深廣大 難見難知 難測難量
하이고 여래경계 심심광대 난견난지 난측난량
무슨 까닭인가 하면, 여래의 경계는 매우 깊고 광대하나니,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고, 측량하기도 어렵고, 헤아리기도 어렵고,
超諸世間 不可思議 無能壞者 非是一體 二乘境界
초제세간 불가사의 무능괴자 비시일체 이승경계
모든 세간을 뛰어 넘었나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고, 능히 파괴할 수 없나니, 이는 일체의 모든 이승(二乘)의 경계(境界)가 아니로다.
是故如來 自在神力 菩薩衆會 及逝多林 普遍一體 清淨世界
시고여래 자재신력 보살중회 급서다림 보편일체 청정세계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의 자유 자재한 신통력은 보살 대중 법회와 기원정사(逝多林)에서 모든 청정한 세계가 두루 가득하지만,
如是等事 諸大聲聞 悉不知見 非其器故
여시등사 제대성문 실불지견 비기기고
이와 같은 갖가지의 불사(佛事)들을 모든 대성문들은 모두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나니, 그 그릇이 아닌 까닭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