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순례 - 7
사르나트Sarnath.
사르나트는 바라나시에 북동쪽으로 10여Km떨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별다를 것 없는 인도의 시골 마을이지만
붓다의 첫 가르침이 울려 퍼진 사르나트는
한때 불교 성지로 번영을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사라나트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디가야에서 성도 하실 다음 처음으로 설법을 하신 곳입니다.
바라나시국의 선인仙人들이 사는
사슴 동산[녹야원鹿野苑]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남아 있는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물질은 <나>가 없다.
만일 물질이 <나>가 있다면
물질에는 응당 병이나 괴로움이 생기지 않을 것이며,
또한 물질을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던가,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없을 것이다.
물질에는 <나>가 없기 때문에
물질에는 병이 있고 괴로움이 있어 생기는 것이요,
또한 물질을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던가,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이니,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비구들이여,
너희들 뜻에는 어떠하냐.
물질은 항상된 것인가.
항상 되지 않은 것인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항상 되지 않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이여,
만일 항상 되지 않은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이여,
만일 항상 되지 않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니라.
그런데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거기서 과연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나>와 다르다.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모든 물질로서,
과거거나 미래거나 현재거나 안이거나 밖이거나
굵거나 가늘거나 좋거나 더럽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참다이 관찰하라.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비구들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다섯 가지 쌓임을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본다.
이렇게 관찰하기 때문에
모든 세간에 대해서 전연 취할 것이 없게 되고,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집착할 것이 없게 되며,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을 깨달아,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經)을 말씀하시자
그 다섯 비구는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사르나트Sarnath는
그렇게 최초로 사성제, 8정도, 중도의 법을 설하여
교진여 등 다섯 비구를 지도한 장소입니다.
녹야원에 도착한 지 3일째가 되는 저녁,
계속 침목만 일관하시던 부처님께서는
그 이전 1,000반의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시던 곳
(현재의 다메크 스투파 자리)에 앉아서
다섯 제자에게 최초의 설법을 설하시게 됩니다.
그러자 그때 구류손불 및 나구함불, 가섭불 등
현겁의 부처님들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에워 쌓았으며,
삼천대천세계가 흔들렸다고 합니다.
녹야원은 다섯 비구를 비롯한 많은
재가자의 출가로 불·법·승 삼보가 이루어지고
비구니를 제외한 우바새, 우바이가 처음 생긴 곳이기도 합니다.
아소카왕이 불교로 개종한 후 이곳 사르나트의 녹야원이
초전법륜지임을 석주를 세웠습니다.
그 석주는 오랜 세월 동안 흙 속에 파 묻혀 있다가
발굴을 하게 되었는데 그 높이 끝 부분까지 묻히어 있다가
세상에서 보이게 된 곳입니다.
우리 일행은 이곳 잔디밭에서 자리를 펴고
조촐하나마 정성을 들여 부처님과
다섯 비구를 만난 녹야원에서 설법하심을 회상하면서
부처님이 지나오신 순례의 길을 제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