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서시
- 김성영
(前略)
그는 외로이 온 생을 기울여
동방의 해 뜨는 땅을 구하고 가셨으매
그는 결코 신이 아니요,
조국의 운명을 한 어깨에 메고
쓰리고 아픈 고난의 길 걸어 간 용사라
그는 최후의 날까지,
아니 온 생을 통해
하늘 뜻을 받들어 오직 하나
나라와 겨레만을 위하여 살다가 갔으니
이 같은 용사는 이 땅에 다시없어라
그 날 조국이 처한 어두운 늪에서
그는 홀연히 구원의 칼을 뽑았고
그 날 겨레가 당한 무거운 시련 앞에서
그는 분연히 구원의 칼을 뽑았고
그 날 겨레가 당한 무거운 시련 앞에서
그는 외로이 억센 광풍을 막았나니
그로 하여 이 땅은 구원을 얻고
그로 하여 이 땅은 영생을 얻었음이여
그 님의 거룩한 희생에 오늘 우리가 있고
님의 피 묻은 발자국 따라 오늘 우리의
빛나는 역사가 있다.
김성영 (金成榮, 1947- )
경북 안동 출생,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다.
와싱톤 주립대 한국학부 연구 교수와 성결대학교 총장, 백석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하다. 1977년에는 ‘흙’ 연작시로 대한민국 문학상과,
2005년에는 한국 기독교 문화대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흙(1978), 가시나무새 (1988), 우산의 명상(2007)이 있고,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과 한국보훈학회 회장을 지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