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千年古都 아름다운 痕迹
< 2010. 04. 08 (목) 맑음 >
◆ 산행개요
♣ 산 행 지 : 경주 남산
♣ 소 재 지 : 경주시 내남면 용장리, 인왕동 등
♣ 산행주관 : 중앙산악회
♣ 참석인원 : 46 명
♣ 산행코스 : 용장골 →공룡능선 →고위봉(495m)→ 백운재 → 봉화대 → 칠불암 →이영재 →용장사지 →금오봉(468m) →상선암 → 삼릉 → 서남산 주차장 → 뒤풀이 ⇒ 토함산
♣ 산행거리 : 14 km
♣ 산행시간 : 4 시간 50분(11 : 20 ~ 16 : 10 ~ 18 : 20)
♣ 뒤 풀 이 : 돼지 족발
◆ 산행후기
▶ 서 유럽 여행으로 2번의 정기 산행에 불참하고 오랫 만에 산행버스에 오르니 그 사이 정들었던 김 동욱 기사님은 떠나고 낯선 사람이 운전대에 앉아 있다. 좀은 서먹한 기분이지만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는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꼬박 하루 10 시간 이상을 승차하는 모든 회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 기사가 새삼 귀중한 존재임을 느낀다. 부디 안전 운행의 책임을 다하여 주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산행은 고향산천 풍경을 지나 신라 천년고도 경주 남산으로 가는 길이다.
고향에 가는 날 회원들에게 식사라도 대접 하고픈 심정에 보문단지 맷돌순두부집에 문의하였더니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씁쓸한 대답에 손을 들어 버린다.
모란에서 좌석을 2개나 넘치게 회원을 태운 버스는 완연한 봄볕 속에 개나리가 만개한 시내 외곽 도로를 타고 4시간 만에 경주시 내남면 용장리에 내려준다. 가까운 지역에 이웃해 있는 곳이지만 아직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한 나지막한 남산을 서두르지 않고 후미에 따라붙었다.
○ 예상한 것보다는 가파르고 곳곳에 암벽이 가로막아 안전에 유의하면서도 스릴을 맛보는 운치 있는 산행 길이된다.
○ 산행 시작한 지 1시간 20분 만에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고위산에 닿는다.
○ 봉화대를 비켜서 산허리를 돌아가면 능선 조금 아래길에 통일신리시대에 조각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당바위 벽면의 마애삼존불과 울퉁불퉁한 바위돌 사면에 새겨진 사면불을 합하여 보물 제200호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석불"을 만난다. 특히 삼존불 가운데 있는 본존불의 미소와 걸치고 있는 옷의 굴곡이 실감 나게 조각되어 천년의 세월을 딛고 내려온 장인의 솜씨가 돋보인다.
○ 이영재를 지나 B 팀이 먼저 거쳐간 길을 한참 내려 서면 조선시대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은거하여 최초의 한문 소설 "金鰲新話"를 집필한 용장사지터에 사방을 둘러 거침없이 조망되는 시원한 명당에 풍우와 세속의 험한 손끝에 뜯기어 나간 옹골찬 모습의 삼층석탑과 독특한 모습의 둥근 삼층 돌탑 위에 머리 부분이 잔인하게 잘려나간 석불좌상이 인간의 비인간적인 행태를 저주하며 앉아 있다.
○ 오후 3시 차도처럼 넓은 길을 가르며 남산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 금오산에 올랐다.
○ 하산길 가겟집 마당에 벚꽃이 활짝 피어 봄이 왔음을 알려 주는데 고목 둥치에 돋아난 움에서 용하게도 피어 오른 벚꽃 송이를 보며 자연에 기대어 뻗어내리는 억척스러운 생명력의 힘을 보여준다.
○ 남산을 종주하고 내려온 오후 4시 서남산 주차장에서 산불예방 차원에서 화기를 지참하지 못하는 차량운행 규정에 매여 국물 없는 족발 메뉴의 메마른 뒤풀이가 산중 삼락의 운치를 반감한다.
○ 본 산행이 끝나고 토함산을 오르는 선택 코스에 동참하여 선명하지 않은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천년 신라의 찬란한 문화를 곳곳에서 감지한 오늘은 결코 하루의 산행으로 끝나지 않을 여운을 남겨준다
○ 늦은 시간 경주 시내를 돌아 천사의 제안으로 이름 있는 화남빵을 맛보고 당분이 범벅이 된 조그만 빵 한 개 600원에 열두 게 짜리 박스를 집어 들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