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원생명쌀 마라톤대회
- 2시간56분57초 7위
하반기 첫 풀코스 대회로 청원생명쌀마라톤을 택했다.
언제부터 한번 달려봐야지 하고 마음만 먹었다가 너무 멀다 보니 선뜻 참가할 생각을 못했었다.
앞으로 가끔은 안 달려본, 조금은 인지도가 있는 대회를 달려보려 마음먹었기에 하반기 첫번째로 신청했다.
전날 오후근무라 4시간 남짓 자고 서둘러 먼 길을 달려갔다.
몇일새 다시 더워진 날씨가 오늘 낮에 더 더울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만만치 않다는 코스와 더불어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한편으론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달릴 수 있는 분위기라 생각해 본다. 지방대회치곤 상금이
꽤있는 편이라 출발선에 고수들의 얼굴이 많이 보인다. 출발과 함께 서서히 흘러가는 물결 그러나 이내
기록별 그룹으로 흐터질걸 안다.
역시나 날씨는 초반부터 덥게 느껴져 후반부를 더 걱정되게 한다.
무리해서 8명이 함께 하던 2위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외롭게 달린다. 초반에 일찍 결단을 한 것이 잘 한 것 같다.
역시나 코스는 듣던 대로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청남대를 도는 첫번째 반환까지 Up/Down이 계속 이어지고 그로
인해 대퇴에 젖산이 쌓이는 느낌이 느껴진다.
작년 집사람,큰딸 셋이서 방문했었는데 그땐 차를 타고 가서 몰랐는데 출입문에서 본관에 이르는 길이 멀기도 멀다.
그래도 그때의 즐거운 추억을 생각하며 달리니 금새 1차반환을 돌아 나왔다. 반환 후 보니 10위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
마주 오는 주자들을 보며 힘을 얻어 레이스를 펴다 보니 어느덧 4분/km가 한동안 이어지지만 이내 시작되는 Up/Down에서
금새 무뎌지고 만다. 2차반환을 향해가는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예쁜 향기를 내뿜으며 꿀벌들을 유혹하고 있다.
해마다 코스모스를 많이 봤었는데 최근2~3년은 여러 사정상 보지 못하다 보니 반갑기도 하고 마음이 평안해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갈수록 기온은 올라 점점 더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급수대 마다 물을 찾게 된다.
대퇴부에 찬물을 좀 적신다는 것이 신발로 흘러내려 양말이 젖고 수 차례 반복되다 보니 어느덧 신발에서 질퍽거리는
소리까지 난다. 급 회회…. 그야말로 순간의 시원함 뿐인데 오랜만에 풀을 달리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바보짓을 한 것
같았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그래도 열심히 달려 7위까지 상승!
앞 주자가 보였으면 더 힘을냈을 텐데 앞뒤로 주자는 보이지 않고 땡볕에 홀로주를 하다 보니 급격히 체력이
고갈되는 느낌이다. 급기야 3km정도 남기고는 다리에 힘이 쫙 빠져버려 그야말로 조깅수준이 되고 말았다.
순위변동은 걱정이 없었지만 막판에 이렇게 힘없이 골인하게 되면 완주의 기쁨이 반감됨은 물론 전체 레이스 만족도가
떨어진다. 여튼 하반기 첫 풀코스를 잘? 마무리 하고 또 먼 길을 달려 내려오니 몸이 좀 피곤하긴 하지만 오늘도 달렸고
앞으로도 달릴 수 있다는 게 한없이 감사하게 느껴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