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꽃여행 - 남이섬
" 남아 20세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칭하리오! "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연인들이 그림자밟기 놀이를 하던 메타세퀘이아 터널 길은 남이섬의 압권이다.
메타세퀘이아는 키가 크고 멋스러울 뿐 아니라 그 분위기가 아주 이국적이어서 가로수 길로서는 최고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낙엽성 교목이다.
또한 아주 희귀한 나무이기도 하다.
메타세퀘이아는 원래 은행나무와 같이 화석나무이다.
오랜 옛날 지구의 중생대 시기, 공룡들과 함께 어울리던 나무로서 공룡과 함께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화석으로서만 그 존재를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1941년 중국의 양쯔강(陽子江)상류의 마타오치(磨刀溪) 주변에서 처음 발견되어 화석으로만 존재하던 메타세퀘이아가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인해서 메타세퀘이아는 1속 1종의 나무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간단하게 소개하면,
* 낙우송-과
* 학 명 : Metasequoia glyptostroboides Hu et Cheng
* 영 명 : Dawn Red Wood
* 원산지 : 중국 (수삼 水杉)
* 특 징 : 높이가 보통 30m에 이르는 대형이며 낙엽성 침엽 교목이다.
수형은 원추형으로서 특유의 모습이 웅장하고 깔끔한 것이 마치
중후한 신사의 느낌을 갖게 한다.
가로수로 주로 심기며 이름에 어울리게 호수의 주변이나 습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특히 남이섬의 메타세퀘이아는 그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최고의 경지이다.
겨울..
눈 쌓인 이 메타세퀘이아 길은 추억을 만들고 싶은 연인들에겐 필수 코스가 되었다.
그래서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었으며
그것은 마침내 ‘욘사마’로 인해 일약 세계적 테마여행지로 대박을 안겨주는 섬이 되었다.
모든 ‘대박’이 그렇듯이 사람의 혼을 빼놓기는 남이섬도 예외는 아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나 정신을 왜곡시켜 껍데기만 남겨 버림으로써 내 것은 없고 내 아닌 것으로 끌고가는
‘대박광풍’을 경계해야하는 대표적인 여행지가 남이섬이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이다.
남이섬은 ‘남이南怡 장군’의 묘가 있어서 유래된 지명이다.
조선 초기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왕권을 탈취한 세조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절대권력으로 개혁적 조치들을 단행해 나가던 시기,
세조의 개혁에 반대한 함경도 지역의 세력이 이시애를 중심으로 난을 일으키자 ,
젊은 나이에 부장으로 참전한 남이 장군은
결정적인 전투의 승리로 큰 전공을 세워 이시애 난을 평정하는데 큰 공훈을 세우고,
나아가 변방을 위협하는 여진족을 상대로 여진족의 본거지로 쳐들어가는 등 그 기세를 꺾음으로써 북방 평정의 주역이 되었다.
남이 장군은 이러한 전과의 결과가 세조의 개혁을 뒷받침해 준 공로로 되어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병조판서(국방부장관)에 오른 인물이 되었다.
그가 26살 때 여직족 토벌 시에 지어 기념비석에 새겼다는 북정가北征歌는 조선인으로서의 젊은 기개가 넘쳐흐르고 있다.
진정한 ‘호연지기’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白頭山石 磨刀盡
豆滿江水 飮馬無
男兒二十 未平國
後世誰稱 大丈夫 | |
백두산 높은 봉은 칼을 갈아 다 없애고
두만강 깊은 물은 말을 먹여 없애리라
남아가 스무살에 나라를 평안케 하지 못한다면
후세에 그 누구가 대장부라 칭하겠는가 !
\그를 총애하던 세조가 죽음으로써 남이장군도 죽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조선 왕조시대의 한계일 수도 있겠다.
예종이 즉위하면서 세조의 개혁에 의해 몰려 있던 세력이 득세하면서
유자광은 비석에 새겨진 것이 '未平國'이 아니라 '得平國'이라고
고발을 하여 예종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사람을 보내었으나
모두가 '得平國'이라 하니 어찌할 것인가.....
다만 28살의 나이로 그것도 역모혐의를 받고 거열형으로 처형당했다는 것이 그의 크기를 짐작케 할 뿐이다.
( 거혈형 : 사람의 사지와 머리에 각각 끈을 묶어 말에게 묶고, 그 다섯필의 말을 달리게 하여 죽이는 최극형 )
후세 사람들은 과연 그의 대장부 기개를 잊지 않았고 400여년이 지난 후(1818 순조18)에 복권하였을 뿐 아니라, 그를 아까워한 나머지 그의 넓고 높은 이상과 기개를 이 곳 남이섬에 묻었다.
그러나 남이섬 이 곳엔 사람들의 마음에 담긴 그의 '호연지기'를 묻었을 뿐
그의 실제 묘소는 경기도 화성군 비봉면에 아내와 함께 잠들어 있다고 한다.
오늘 한반도에 살고있는 선남선녀들이여..
다가올 통일의 시대에 ‘호연지기’로 살고자 한다면 이 겨울 남이섬부터 가 보아야겠다.
달콤한 ‘겨울연가’의 대박에 묻힐 게 아니라 남이장군의 기개를 배우러 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