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길을 따라 떠난 북인도 라다크/스피티밸리 여행 (6)
<라다크 - 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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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는 히말라야 산맥 서쪽의 북인도 지역으로 연평균 강우량이 불과 80여mm밖에 되지않는
척박한 극건조 지역으로 주로 주민들은 고원지대의 골짜기에서 양을 치거나 보리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게는 이러한 내용보다는 고대 티벳왕국이었던 토번왕국이 쇠퇴하면서 구게왕국을 포함하여
3개의 왕국으로 나뉘어지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라다크 왕국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중국의 티벳지역이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그 정체성을 더욱 잃어가고 있고 이를 피해서 망명한 티벳탄들의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맥그로드 간즈)는 마치 성경책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를 연상케하는 모습으로 변해버린 상황에서
오히려 정치적인 탄압이나 인간들의 타락과는 무관하게 원래의 모습과 전통을 가장 잘 지키며 간직하고 있는 곳이
스피티밸리와 라다크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임)
물론 라다크의 중심도시인 레 또한 헬레나 노르베라 호지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전통적인 삶과 공동체도
이미 서구식의 개발과 상업화로 많은 모습이 변하였지만 그나마 레를 조금만 벗어나면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면서 순수한 모습을 간직한 채로 살아가는 많은 티벳탄들의 후손들을 볼 수 있다.
레에 도착한 다음날은 휴식도 취하고 개인정비를 하면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천천히 레 시가지를 둘러본다.
레 왕궁은 17세기 셍게 남걀 왕에 의해 지어진 왕궁으로 번영을 누리다가 19세기 카슈미르군에
의해서 멸망한 후 방치되어 있다가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시작되면서 최근에서야 정비를 한 상태이다.
왕궁에서는 레 시가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왕궁의 출입구 상부의 목조각이 인상적이다.
레의 해발고도가 3,500미터에 달하는 고지대인 관계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왕궁을 뒤로하고
남걀체모 곰파가 있는 언덕 정상을 향해서 올라간다.
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남걀 체모 곰파의 모습이다.
이는 남걀 왕조의 초기인 1,430년대에 지어진 불교사원으로 내부에는 3층 높이의 미륵불이 있지만
이번에는 문이 잠겨 있는 관계로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얀색의 인상적인 초르텐이 모셔져 있는 또 다른 법당의 내부는 다행스럽게도 볼 수 있었다.
곰파의 상부에는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형태의 공간이 있다.
우리 일행들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 여행자들도 한참을 이곳에서 머무르며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오른쪽 아래로 레 왕궁을 두고 조망하는 레 시가지의 모습이 장관이다.
곰파 맞은편 돌산 정상에는 오색 깃발의 룽타와 타르초가 저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날리고 있다.
룽타는 '바람에 달리는 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오색 깃발에 서 있는 경전이 바람에 천지로 퍼져나가
이 세상 모든이에게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염원하는 것이라고 하니 멀리 보이는
푸른 설산 너머 아득히 먼 곳까지 전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언덕을 내려와서 구시가지의 조그마한 골목길을 걸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오래된 흙담과 티벳형식의 집들,
그리고 오랜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초르텐이 마을의 초입이었음을 알려준다.
이곳에서도 많은 개들을 볼 수 있다.
작년에 중국 동티벳 여행을 하다가 사자개라고 불리우는 검은색 짱아오에게 허벅지를 물린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큰놈이건 작은 놈이건 첫번째 경계의 대상이다.
여행을 할 때 사람만큼이나 경계해야 할 대상이 개라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가득한 메인 바자르의 모습이다.
깔끔하게 정비를 모두 마쳤지만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모습이 그립기도 하다.
시장에는 살구를 말려서 팔거나 또 다른 견과류를 파는 모습을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다.
휴식을 취한 다음날 레 근처에 있는 유명한 곰파를 비롯한 오래된 유적들을 둘러본다.
처음 방문한 곳은 곰파가 아니라 남걀왕조가 패망하여 쫒겨나게 되면서
외곽에 지어진 남걀왕조의 또 다른 왕궁인 스톡 팔레스이다.
지금도 이곳에는 여름철에 남걀왕조의 후손들이 기거를 하고 있다.
내부에는 왕족들이 사용하던 의복이나 장신구 등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도 있다.
스톡 마을 언덕 위에 새로 지어진 커다란 불상이다.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라다크에서 유일한 불교 4대 종파 중의 하나인 샤카파의 사원인 마토 곰파이다.
건물 상부의 조그마한 방에서 우리나라의 무당과 닮은 주술사인 오라클이 행하는 주술행위는
마치 영화에서나 보았던 사악한(?) 종교집단의 모습과 닮아있어서 섬찟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무섭기도 하다.
사카파 특유의 지역 샤머니즘과 결합하여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라다크에서 알치곰파와 더불어 가장 인상적인 곰파이다.
1년에 한번씩 이곳에서 벌어지는 가면극 때 사용하는 모자의 모습이다.
부릅 뜬 눈알과 해골장식들이 인상적이다.
본당 내부의 모습은 여느 다른 곰파와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이 이곳이 불교사원임을 알게 해준다.
아주 오래된 불교 경전이 가지런히 보관되어 있다.
곰파 투어를 위해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조그마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티벳탄들의 축제를 참관하는 기회도 가졌다.
이동 중에 만난 무슬림 소녀들이다.
라다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불교도인데 조금은 특별해 보였다.
마토곰파에서 바라본 스탁나 곰파의 모습이다.
마날리에서 레로 진입을 하는 초입에서 볼 수 있는 인더스강의 언덕 위에 서있는 곰파가 이곳이다.
1,580년 건설된 사원으로서 특이한 점은 이곳에 있는 불상 중에서 중요한 불상이
아리아의 것으로 추정되며 잔스카르 지역에 이곳의 분파가 여러 곳 있다.
현재 이곳에는 린포체의 환생이라고 추앙받고 있는 어린 스님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스님들의 점심시간에 방문하였다가 마치 똥개 취급을 받으면서 쫒겨났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분이 언짢은 순간이었다.
마토곰파에서 바라본 틱세곰파의 모습이다.
라다크를 소개하는 엽서에 가장 먼저 나오는 장소이기도 하다.
14세기에 세워진 틱세곰파는 초기에는 현재와 같이 큰규모의 곰파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라다크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곰파로 성장하였다.
작년에는 이곳에서 달라이라마의 법회가 3일간 열리기도 하였다.
오래된 벽화와 함께 그려진 윤회의 바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본당의 모습이다.
달라이라마의 사진이 모셔져 있는 것이 이곳 역시 총카파 사원임을 알 수 있다.
틱세곰파의 초창기에 만들어진 불당의 모습으로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마치 악을 관장하는 듯한 모습의 조각상들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을 주눅들게 만들어 버린다.
이 법당에 모셔진 불상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천으로 가려 놓았는데
눈에서 나오는 영적인 기운을 감당하기 힘들어서라고 한다.
유일하게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가면극을 할 때만 봉인을 푼다고 한다.
이같은 모습은 누브라밸리의 디스킷곰파에서도 볼 수 있다.
틱세곰파에는 세월만큼이나 많은 법당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또한 다른 법당의 모습이다.
그나마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 가장 가까운 듯 하다.
작은 불상들이 오랜 세월동안을 이곳에서 모셔져 오고 있다.
작은 불상들만큼이나 낡은 경전들이 정성스럽게 보관되어 있다.
어린 동자승들의 모습이 여느 개구장이 아이들과 닮아있다.
틱세곰파에는 1,980년대에 만들어진 현재의 본존불격인 거대한 황금미륵불이 있다.
비록 조성된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문화적 가치는 덜 할 수 있으나
그 아름다운 모습은 라다크의 수많은 곰파들 중에서도 최고의 볼거리 중에 하나임이 틀림없다.
2층 높이의 커다란 규모의 좌불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
틱세곰파의 아랫마을에는 수많은 장신구를 파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나도 이곳에서 조그마한 기념품을 하나 구입하였다.
레에서 약 45Km 떨어져 있는 쳄데이곰파의 모습이다.
얼마전 KBS에서 방송한 '순례'라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16세 소녀 소남 왕모의 오빠가 출가한 사원이기도 하다.
라다크에서 많이 볼 수 없는 티벳불교의 4대 종파의 하나인 까규파의 드룩파 사원이다.
드룩파의 사원은 주로 부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첫댓글 ㅎㅎ 소남 왕모 오빠...
다큐보고 가을,겨울 모습에도 욕심이 ㅜ.ㅜ
닝마파 사원도 보셨나요?
랄라이 라마 사진이 없으면 다른 종파인가하며 보다가 어떻게 구분하는지 뭘보고 알 수 있는지 궁금했어요...
요즈음은 타종파의 사원에서도 달라이라마의 사진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라마 불교는 우리나라의 불교와는 다르게 본당의 중심에 부처를 모시는 경우보다는 종파의 창시자를 모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 또한 기본적으로 4대 종파뿐만 아니라 여러갈래로 갈라져 나온 많은 종파를 구분하기에는 그 지식이 너무 부족합니다.
제 나름데로 닝마파를 구분하는 방법은 비구니승들이 많이 수행하는 곳이라는 특징이 있는 만큼 겨우 그 것만으로 짐작할 따름이고 실질적으로는 사원에 계시는 스님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법이 가장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라다크 지역에서는 사카파의 마토곰파처럼 닝마파 사원도 삭티 마을에 있는 탁톡곰파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저 또한 아직 방문하지 못한 관계로 자세한 내용을 알 수가 없습니다.
@노랑파프리카 미륵불외엔 거의 낮설었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불상도 아직 잘 모르는데...ㅜㅜ
답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