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은 철길을 건너 수리산으로
한남정맥 6구간 (지지대고개~임도5거리)
1. 일자: 2018. 6. 13 (지방선거일)
2. 산: 오봉산, 감투봉, 무성봉
3. 행로와 시간
[골사그내(06:00)
~ 지지대고개(06:10) ~ 수원시 경계(06:27)
~ 이동고개(07:09) ~ 오봉산(07:24) ~ 군포
프르지오A(07:53) ~ 당정역(08:01) ~ 골프장
둘레길(08:10~25) ~ 안양 컨트리 클럽(08:10) ~ 감투봉(09:05) ~ 무성봉(09:36) ~ 임도5거리(09:49) ~ 초막골생태공원(10:06)/ 14.16km]
어제는 북미 지도자가 역사적 만남을 가졌다. 국가의 운명에 관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분히 두 정치인의 입지를 높이기 위한 만남이었다. 오늘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이다. 예전에 비해 무관심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정치는 우리네 삶을 관통하고 있다. 난, 늘 난장판인 선거엔 별 관심이 없다. 다만 선거가 주는 휴일이 고마울 따름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길을
나선다. 들머리 지지대 고개는 집 앞에서 버스로 15분 거리다.
구름이 잔뜩 하늘은 뒤덮고
있지만 대기는 맑다. 올려다 보는 하늘이 멋지다. 육교 위
난간에 분홍 꽃이 놓여 있고, 가로등이 하늘에 걸려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 렌즈를 통해 보이는 풍경이 근사하다. 지지대비에서 정맥이 시작된다.‘삼남길’을 알리는 표지기가 근사하다. 얼마 전 우면산을 오르며 남태령고개에서 봤던 것과 같다. 삼남길은
넓게 잘 정비되어 있어 초반 발길이 어느 때보다 가볍다. 수원-의왕
경계를 지나 통미마을과 교동마을이 나뉘는 지점에 선다. 이내 부곡에서 고천으로 이어지는 도로 위를 지난다. 이동고개다. 예전 근무지가 부근인지라 무척 낯익고 반가운 곳이다. 도로를 건너 오봉산으로 향한다.
정맥에서 벗어나 있지만 예까지 왔는대 오봉산을 지나치면 되겠나. 의왕시청 위 오봉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꽤 근사하다. 컨테이너
기지의 모습이 마치 레고 동산 같다. 그 끝에 의왕연구소도 보인다. 다시
낯선 길을 걷는다. 아파트 단지가 나타나고 상가 건물을 끼고 한참을 걷다 보니, 당정역이다. 지도상 정맥은 전철역을 가로지른다. 난생 처음 산행 중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철역을 관통한다. 헐~~이다.
위안부 소녀상이 있는 공원을
지나 안양 컨트리 클럽 둘레길에 접어든다. 다양한 꽃들이 심어져 있는 공원 산책길이 길게 이어진다. 고맙게도 꽃 이름을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다. 부채꽃, 달맞이꽃, 백일봉, 패랭이꽃, 샤스타데이지(구절초와 닮았다)와
인연을 맺다 보니 골프장 정문에 다다른다.
다시 아파트 단지, 길이 어수선해지더니 낛시터를 지나 난 오솔길로 숲에 들어선다. 시원함이
느껴진다. 수리산 자락에 들어선다. 등로가 정돈되어 걷기에
그만이다. 산책하듯 발을 옮기니 감투봉을 지난다. 대야미역에서
출발하여 수리산을 오를 때 안내 팻말에서 자주 보았던 봉우리를 오른다. 새 길 개척산행 느낌이다. 쉼 없이 걷는다. 등로가 익숙한 듯 낯설다. 무성봉 258m, 비석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역시 낯선 듯 익숙한 곳이다. 길은 임도5거리로 이어진다. 이곳은 확실한 기억이 난다. 정맥은 여기까지다. 나머지 슬기봉과 수암봉을 지나 내려서는 곳까지는
여러 번 다닌 길이다. 산행 시작 4시간 만에 버스를 기다리며
처음으로 쉼을 가져 본다.
< 에필로그 >
한남정맥을 시작하기 전부터 지지대고개에서 의왕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과연 어찌 연결되는지 궁금했다. 오늘 걸어 보니 삼남길과 연결되고 잘 정비돼 있어 산책하듯 걷기에 그만인 길이다. 지지대, 오봉산, 이동고개, 임도 5거리, 당정역, 금정역 모두 익숙한 곳이었다. 아껴 먹으려고 감춰두었던 맛난 음식을
꺼내 먹어 버린 느낌이다. 늘 그리던 곳이었건만 막상 걷고 나니 특별한 감흥은 없다. 마음 속 보물로 더 오래 남겨 둘 걸 그랬나 싶다.
<
한남정맥 6구간 궤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