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사랑하라
백남용 요한 수사님
여러분은 재속프란치스코회에 어떻게 들어왔는가요?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나 본당에서 열심하다는 분의 권유로 혹은 자발적으로 들어온 분조 계시겠죠? 이유야 어떻든 어려운 양성기를 거치면서 서약을 하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나의 모습은 프란치스칸으로서 만족하며 아주 기쁘고 충실하게 사시는가요? 우리는 인간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프란치스칸으로서 성장을 위해 계속 부단하게 노력해야 하는데, 종신서약 이후 혹시 정체되어 프란치스칸으로서의 정신를 잊고 살고 계시지는 않는가요?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부단히 성장을 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여러 장애물로 인해 닦음의 여정을 멈추고 있지는 않는지, 왜 성장이 잘 안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봅시다.
우리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사랑을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자존감을 높이는 것인데, 이 자존감의 결여가 나와 이웃의 사랑의 관계를 멈추게 하고 성장을 어렵게 합니다.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은 공동체는 몸살을 앓게 되고 구성원 모두의 성장이 어려우며 나아가서는 분열되거나 파괴되기도 합니다.
복음에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마태19,19; 22,39 마르12,33).”는 말씀이 있는데, 이웃을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존중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웃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이 시간에는 자존감에 대해서 알아보고 어떻게 자존감을 높여 성숙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자존감(自尊感)이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존심과 약간 다릅니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주어야만 생기는 감정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생기고, 자존감이란 타인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기 가치를 인정하고 자신감을 갖는 것입니다.
정신분석학자 캐런 호니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하고 애정을 갈망하며, 개인적 성취에 대한 극단적인 열망을 표현하는 성격의 발달로 이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낮은 자존감은 어린 시절, 우리가 태아로 모태에 자리잡는 시기에 부모의 감정에 따라 영향을 받게되는 것으로서, 특히 부모들이 자녀들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낮은 자존감은 스스로 느끼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들의 강점과 재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분투노력하게 하는 강점이 있긴 하지만, 지나친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여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 우리 한번 자존감을 테스트해 볼까요?
로젠버그의 자존감 테스트- 실습하기
'전혀 아니다'(1점), '대체로 그렇다'(2점), ‘그런 편이다'(3점) '매우 그렇다'(4점)
1)나는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2)어떤 결정을 할 때 어렵지 않다.
3)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4)업무에 있어 문제해결을 다른 사람 만큼은 하는 편이다.
5)나는 행복하다.
6)나는 나 자신을 잘 안다.
7)나는 어떤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8)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9)나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10)현재 나의 일 나의 모습에 만족한다.
소식지에 문제를 실었으니 해당되는 점수를 표시하셔서 다음 피정에 소식지를 꼭 가져오시기 바랍니다.
윤홍균 박사는 <나를 사랑하는 나>라는 책에서 우리 마음 속에는 세 명의 '나'가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첫째, '자존감이 낮은 나', 둘째, '자존감 낮은 나를 다그치는 나', 셋째, '자존감 낮은 나를 사랑하는 나'
'자존감 낮은 나'와 '다그치는 나' 둘이서 치열한 싸움을 벌입니다. 보통 낮에는 '자존감 낮은 나'가 활동하고 밤이 되면 '다그치는 나'가 깨어나서 이 둘의 싸움이 반복되는 동안, '사랑하는 나'는 점점 그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사랑하는 나'가 점점 소멸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고 저편으로 사라진 '사랑하는 나'를 불러오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비록 '다그치는 나'가 어느새 나를 독점하고 '자존감이 낮은 나'를 둘러싸고 벽을 쌓았다 해도 '사랑하는 나'가 강하고 일관적으로 보내오는 메세지를 듣고 행복해지면서 스스로 성장해 가면 자기 스스로 자신을 사랑스럽게 가꾸어 나갈 수 있습니다.
사랑은 감정이기에 원한다고 억지로 생기지 않습니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나는 사랑스러워’ 라고 외친다고 해서 사랑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사랑은 사소한 관심에서 시작되고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기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자기 자신의 내면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자존감의 여정으로 자존감이 무너지면 불행감이 증가하고, 자존감이 올라가면 행복감 증가하게 마련입니다.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는 좌절, 이별, 스트레스, 우울, 중독, 사랑의 상실 등이 있습니다.
자존감 낮은 사람의 특징은 실수나 불쾌한 경험을 늘 기억하고 있다가 자꾸 생각을 하고, 자신이나 타인의 장점보다는 단점에 초점을 맞추며,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동시에 자신의 약점을 숨기려 하고 아주 강한 척하며 다른 사람을 험담하거나, 타인으로부터 내가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고 자기자랑을 많이 합니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사람을 만날 때에도 혼자만 말하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건강한 인간관계 형성을 어렵게 합니다. 이들은 타인에 대한 의무감을 못 느껴서 공감이나 양심적인 것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자기에게 격려와 찬사를 줄기차게 보내주는 사람과는 친하게 지낼 수 있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잘 지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타인의 말을 정성을 다해 들어 줍니다. 상대가 귀중하기 때문에 대화를 할 때 이길 이유가 없습니다. 대화는 단지 의사 표현일 뿐이기 때문이지요.
자존감 올리기 위해서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은 상호 작용하면서 성장합니다. 마르틴 부버는 “사람은 상대방을 통해서만 자기 자신에게 도달한다.”고 하였고,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서 5장 28절에서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사랑은 태어나면서부터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해 노력하여 얻어지는 것입니다. 타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자신이 사랑 받는 것을 어색해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타인의 칭찬에 겸손의 잘못된 개념으로 “아닙니다”라고 부정하지 말고 “감사합니다” 로 상대의 선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결과는 하느님께 돌리는 습관, 즉,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순수한 사랑을 하면 자신의 자존감도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자존감은 멈춰있지 않고 어린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계속 오르내립니다. 신이 아닌 이상 살다 보면 여러 사건으로 바닥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실수나 삶의 고난으로도 깊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오르내리는 속도감을 잘 견딥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를 미리 대비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적 차원에서도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 마라(루가12, 4).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루가12, 7).”라고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셨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고 아껴야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풍성한 생명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 오신 반면 악마는 우리를 파괴하러 왔습니다. 마귀의 전략에 넘어 가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소홀히 여기는 것이며 하느님께서 나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시는 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가치를 소중하게 인정할 때 비로소 다른 사람의 생명의 가치도 인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나와 이웃은 결국 하나인 것입니다.
자존감 높은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1)긍정적인 성격으로 인해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2)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도 항상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좌절해도 빠른 회복을 보인다.
3)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4)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훨씬 높아서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을 안다.
5)상대가 반대를 해도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6)나를 남의 기대감으로 채우지 않으며, 남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다.
자존감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1. 현실에 집중하라.
2. 현실에 근거한 자기 대화를 하라.
3. 타인과 비교를 멈춰라.
4.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라.
5. 남의 기대감에 나를 맞추지 말라.
6. 새로운 일에 도전을 두려워 말라.
7. 단순하게 생각하라.
8.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9. 고정관념을 과감히 떨쳐 버리라.
10. 늘 기도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라
결론적으로 나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이며 특히 하느님께서 나를 지극히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깊이 느끼고 깨달을 때 행복은 시작됩니다. 무엇보다도 남에게 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버리고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여야 합니다. 주님 이외는 그 무엇에도 만족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성장을 위해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