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르트르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은 하나의 상황일 뿐이다,
어느 누구인가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생각하든
어떠한 계기나 동기로써,
또는 관점에서
무엇인가를 동경하거나 바라본다는 행위 자체는
사람 저마다의 내면이나 무의식의 발로이다.
슈거 레이 로빈슨을 보게 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하나의 상황이 경주한 표상 또는 누군가의 우상이었을 대상에 대한
경애심(딱히 맞는 말이 지금은 떠오르지 않으므로) 때문이었다.
슈거 레이 로빈슨은 일종의 감동을 수많은 대중과 팬들에게 선사하며
사라져간 스포츠스타 중 한 명이었다.
그의 전적과 타이틀, 명성보다 더 빛난 것은 극기였다.
그의 극기정신과 태도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삶을 진지하게 해석하는 자세까지도 엿볼 수 있는
끝이 없는 굴기는 학문과 문명을 초월한 인간성에서 비롯됨을
그가 보여주었다.
하나의 인간형이 완성된 셈이다.
박식하거나 미남이거나 힘이 세거나 재력을 물려받았거나 따위의 일차원적 사고와 전혀 무관한,
그 모든 세상의 편견과 운명을 압도한 운명의 주체로써,
그는 삶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 자신임을 증명해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복싱 영웅으로 불리운 알리에게 크나큰 영감을 심어주었고
삶의 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내일의 태양이 오늘처럼 떠오른다는 분명한 희망을 보여주었다.
말하자면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였다.
멈추지 말 것, 남보다 더 빠를 것, 자신을 게으르게 두지 말 것 등을
제시한다.
슈게 레이 로빈슨의 본명은 워커 스미스 주니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