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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조 칼럼니스트 |
국내외 경제여건은 완만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산업수도인 울산은 장기 침체를 의미하는 ‘L자형 저성장’ 진입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의 반증으로 내년도 울산지역 주력산업 중 자동차와 조선 산업은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는 등 경기 회복이 불투명할 것으로 보여 ‘흐림’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석유화학 산업은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등 업황 호조로 ‘개임’이 예상됐다.
이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관으로 각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6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자동차 산업은 중국, 인도 등 이머징 시장(emerging market)의 수요 회복과 신차 공급 확대에 따라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머징 시장은 우리말로는 '떠오르는 시장', '신흥시장' 정도로 번역된다. 금융시장, 그 가운데서도 특히 자본시장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가리키는데, 보통 개발도상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고, 산업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가의 시장을 말한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조선 산업은 선박 신규수주 둔화가 지속되겠지만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의 일부 회복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석유화학 산업은 2016년 유가 소폭 상승에도 납사 크랙커(NCC) 업체의 상대적인 원가 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합성고무의 과잉공급 해소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됐다.
내년도 세계 경제가 3.4~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및 다양성을 가진 금융 불안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미국 금리인상이 진행되더라도 국내 파급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뉴 노멀(new normal)시대에 진입한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가공무역 축소로 한국의 대중 수출 구조가 취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뉴 노멀’이란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자주 등장하는 말로,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한다. 경제학에서는 새롭게 형성된 경제 질서로 통용되는데, 일반적으로 2007~2008년 진행된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등장한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를 의미한다.
실제로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한국 교역의 중국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엔저(円低) 여파 등으로 일본과의 교역 비중은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일 통계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대(對) 중국 수출액은 1천21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3천969억 달러)에서 25.7%를 차지했다. 반면에 올해 1∼3분기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543억 달러로 수출 비중이 작년 동기의 5.7%에서 4.9%로 쪼그라들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엔저 정책을 펼친 데다 과거사 문제를 두고 한·일 양국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면서 2012년 7.1%, 2013년 6.2%, 2014년 5.6%로 떨어졌다가 급기야 5%대도 내주게 됐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대 일본 수출 비중이 이렇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65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다. 엔저가 가속화되면서 한국 제품의 대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이제라도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소형 중소수출기업 육성과 함께 중국 외의 신흥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대중 수출은 투자보다 소비와 관련된 부분에 집중하는 등 수출전략의 다각화((多角化)가 있어야만 한다.
기사입력: 2015/11/05 [15:22]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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