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허물어 더 큰 나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자연과 우주를 끌어안은 무한한 상상력의 노래!
집이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해 흙, 돌, 벽돌 등으로 쌓아 올린 담장. ‘내 것’이 더욱 소중한 자본주의 시대여서일까요? 집을 둘러싼 담장뿐만 아니라 사람 간, 계층 간 담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사이를 가로막는 담장을 허물고 소통한다면 우리는 더 큰 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담장을 허물다》는 비우고 나눔으로써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비움’의 철학을 담은 시 그림책입니다. 공광규 시인의 ‘대표 시’이자,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최고의 시’를 깊고 그윽한 색채의 아름다운 판화 그림과 함께 담아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펴내며 표지 디자인을 변경하고, 본문 서체를 바꾸어 가독성을 높였기에 더욱 편안하게 책을 읽고 느낄 수 있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기울어진 담과 삐걱거리는 대문을 떼어내니 눈앞의 온 세상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텃밭 수백 평이, 백 살 된 느티나무가, 풍년초 꽃이 하얗게 덮인 과수원과 연못, 연못에 담긴 연꽃과 구름과 해와 별까지 모두 내 것이 되지요. 담장을 허물고 나서 오히려 더 큰 자연을 정원으로 갖게 된 셈입니다.
‘담장 허물기’라는 상징적 행위를 통한 성찰로, 시인은 내 것만을 소중히 여기는 배타적 소유욕을 시원하게 뒤집습니다. 옹졸한 소유욕에서 벗어나니 자연과 우주를 끌어안는 통 큰 우주적 자아로 거듭나지요. 정성 가득한 다색쇄 판화 그림이 그 과정을 시원하게 펼쳐냅니다.
비우고 나눔으로써 삶은 더욱 따뜻해지고 풍요로워집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평범하지만 지극한 그 이치를 깨달으며 세상과 자연과 소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소유의 경계를 허물고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게 될 겁니다. 노루와 멧돼지 친구가 번갈아 찾아오고, 구름·해·달·별·은하수가 흐르는 아름다운 나만의 정원을 모두 갖길 바랍니다.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