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개란 뜻을 요즘 20대들이나 10대가 잘 알까? 뭐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고교얄개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사전한번 찾아봤을것이다. 얄개 : 야살스러운 짓을 하는 사람. 야살스러운? 야살스러운은 [형용사] 보기에 얄망궂고 되바라진 데가 있다.라는 입니다
갈수록 모르는 말만 나온다. 한마디로 까불거리고 활달하고 가벼운 사람을 얄개라고 합니다.
얄개란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단어가 70년대 한때 청춘의 우상이 되게 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영화 고교얄개때문입니다. 80년대에 학교를 들어간 나에게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수는 없었지만 막내삼촌하고 방학때 할머니집에서 TV에서 해주는 것을 보고 너무 깔깔거리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이승현이 나오는 장면만 나오면 미리 웃을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그 어떤 영화들보다도 난 이 얄개가 좋았습니다.
고교얄개는 75년에 이덕화와 임예진이 첫 하이틴물인 진짜진짜 좋아해가 터놓은 물꼬를 이어받은 하이틴물입니다.
이 얄개씨리즈에는 3명의 주연이 나오는데 이승현, 김정훈, 진유영이 나옵니다. 김정훈은 그 70년대 당시 꼬마신랑으로 상당한 인기가 많았습니다. 남녀노소 모두 김정훈을 좋아했었죠. 대단한 하이틴스타였습니다. 진유영이란 배우도 액션배우를 해도 될정도
강단이 좋은 배우였죠. 진유영 생각하면 요즘에 탤런트 이훈씨가 생각나네요. 탤런트 이훈보다는 더 카리스마가 있었죠.
그런데 이 스타급배우를 간단하게 조연급으로 내몬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배우 이승현입니다. 이 이승현이란 배우는 천상 옆집형 같더군요. 중학생도 그렇다고 대학생도 아닌 고등학생 모습을 그대로 썩지않게 박제한 모습입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장난끼가 잔뜩 묻어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내일도 무슨 장난을 칠까 고민하는 철딱서니 없는 그렇다고 양아치도 깡패도 아닌 껄렁껄렁한 청춘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 고교 얄개의 한장면을 여기에 펼쳐보면 김정훈이 안경을 끼고 쉬는시간에 자고 있는데 안경알을 빨간싸인펜으로 칠해버립니다. 그리고 불이야~~~ 라고 외치니 김정훈이 눈을 번쩍뜨고 온통 빨개진 세상을 보고 이리저리 뛰어 다닙니다. 유치한 장면이지만 이 장면 당시엔 얼마나 배꼽잡고 웃었는데요. 이런 추억도 하나 떠오르네요.
84년도였을거예요. 선생님지시로 교실 유리창을 닦고 있었는데 친구가 어제 본 심형래개그인지 뭔지를 들려주더군요.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데이트 차있으면 시간이라도 한잔 하실래요~~ 라는 말을 하더구요. 야 너 그거 어디서 들었냐 했더니 심형래가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데이트란 유행어는 심형래가 한것일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이승현씨가 TV에 나왔는데 자료화면으로 그 유행어를 보여주더군요. 아~~ 저 고교얄개가 원조구나 .
이승현씨는 청춘스타였습니다. 얼마나 인기가 많았을까요? 중고등학생들이 볼영화가 그렇게 많지 않은 70년대에 한국의 하이틴물은 또래의 청춘드에게 우상시 됩니다. 그리고 2개월후에 감독만 바뀌고 주인공들과 이름이 똑같은 고교얄개2격인 고교우량아를 개봉합니다. 저는 다 TV에서 봤어요. 고교우량아에서 기억나는 장면들은 밤에 생물실에 가는 담력테스트하는 장면도 기억나고 여러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네요
빵집에서 데이트하던 70년대 풍경 사진으로 보니 또 색다르네요. 그 70,80년대는 왜 이리 명랑이라는 단어가 난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명랑만화 명랑청춘영화~~~ 이 고교얄개 씨리즈도 명랑청춘이라는 머릿말이 붙었죠. 시대의 암울함을 억지로 밝게 할려는
공안정권의 노력이 한몫 했을것입니다.
이 이승현이란 배우는 400편 가까운 영화를 찍었는데요 지금이야 불가능했지만 60,70년대는 지금의 남기남 같은 감독과 제작자와 배우가 많았습니다. 영화에 대한 완성도와 연출력 ?? 그런것 별로 상관없습니다. 인기있는 주연배우 배치하고 시나리오 집필 끝나면 바로 촬영에서 편집까지 몇달 안걸렸죠. 남기남 감독님 얼마나 영화 빨리 찍고 많이 찍는데요.
제가 기억하는 이승현이 출연한 영화중에는 나이어린 할아버지(촌수로 따지면 할아버지인 역활)역을 하면서 에헴거리던 모습도 생각나네요. 이승현이 나왔다하면 코믹영화라고 본영화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승현이란 배우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외모가 너무 동안이고 고등학생이미지외에는 이렇다할 이미지를 선보이지 못하다 보니 나이는 들어가는데 언제까지나 고등학생 역활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전두환 신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교복자율화를 해버리니 호크를 채운 이승현은 갑자기 자유복장을 입게 되는데
결국 그 부자연스러움을 이기지못하고 은막에서 반강제 퇴출당합니다. 그를 찾는 영화사도 없고 청춘영화만 있고 하이틴 영화는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하이틴 영화라고 해도 철수와 미미같이 대학생이 주인공을하게 되니 만년 고등학생인 이승현은 방송과 은막에서 사라집니다. 그렇게 그는 우리에게 잊혀집니다. 그리고 98년에 잠깐 얼굴을 보이더군요. 무슨 보스영화 찍는다고 하던데 살이 찌고 중년의 이승현을 보면서 참 고생많이 했나보네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네버엔딩스토리라는 TV프로그램에서 잠깐 얼굴을 비추더군요. 세월무상이란 말이 절로 나오네요
한때는 전국의 여고생들의 인기를 받았던 이승현, 김정현, 진유영. 원로배우들인데 지금 이들에 대한 대우는 거의 없는듯 합니다. 70년대 청춘스타인 손창호씨도 시름시름 앓다고 쓸쓸히 떠나갔었죠. 대선전에 연예인 40명정도가 이명박대통령을 지지했던것이 생각나네요. 이훈, 소유진, 이덕화등이 그들이었는데 그들의 지지하는 이유가 이런 노년을 쓸쓸하게 보내는 배우들 또는 4대보험혜택도 못받고 비정규직취급받는 연기자들을 정부에서 지원해준다는 약속을 했다고 해서 이명박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소리를 했는데
지지하고 제대로 챙겼는지 모르겠네요.
아래의 기사를 보면서 인생은 다 살아봐야 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왕년의 스타가 쓸쓸한 만로가 되지 않게 왕년의 팬들이 그를 다시 일어서게 했으면 합니다. 팬들이 아니더라도 연예계 내부에서 이런 왕년의 스타를 천대시하고 못본척하는 모습부터 고쳐야 할것입니다. 자기들은 평생 팔팔할것 같지. 주름지고 늙어지고 섭외도 안들어오면 똑같아 질수도 있는데요.
언제 한번 청룡영화제나 대종상 혹은 MBC영화제에서 이승현씨에게 공로상 한번 줬으면 합니다. 나이가 젊은가? 앨범냈다고 하네요. 오랜만에 그가 출연한 고교얄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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