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도봉구지회 주관으로 도봉구의회 강정구 의장님을 비롯한 도봉구의회 의원 9명과 동행하여 2000. 2. 9 ~ 2. 12까지 3박 4일동안 금강산 안보 시찰을 다녀왔다.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 준 평통 도봉구지회 조 윤민 회장님과 박윤배 회장님께 감사드리며 3박 4일간의 금강산 방문기를 적어본다.
금강산 관광은 보통 10일 이전에 금강산관광 지정 여행사에 신청하면 되며 등급에 따라 계절에 따라 요금이 차이가 난다. 우리는 1급 바닷가쪽 객실을 예약하였으며 2인 기준 1인당 요금은 11. 1부터 3. 31까지 비수기 요금을 적용하면 69만원이지만 3인이상 추가되는 요금은 정상요금의 75%를 적용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50만원 내외로 다녀올 수 있다.
동해까지의 교통편은 계동 현대사옥앞에서 매일 08:30에 출발하는 관광버스가 있으며 요금은 왕복 28,000원이다. 우리 일행은 현대사옥에서 출발하는 대화관광버스를 타고 동해항에 13:30경 도착 금강산 관광 수속을 밟았다.
금강산 관광을 일명 “하지마” 관광이라고 한다. 그만큼 규제가 심하다는 뜻이다. 동해까지 이동하는 버스내에서 비디오로 “하지마” 상영을 하고 동해항에서 대기중에도 비디오 및 구내 방송에서 “하지마” 방송을 계속 하고 있으며 배에 승선해서도 1시간 20분 정도 금강산 관광 주의사항을 반복 교육하고 있다. 심지어는 선상에서의 쇼 진행에 있어서도 사회자가 주의사항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15:30에 금강호에 승선하여 16:30부터 18:00까지 6층 공연장에서 금강산 관광에 따른 교육과 대피 요령을 받았다.
우리가 승선한 금강호는 28천톤에 10층까지 있으며 승무원은 12개국 국적의 380여명, 승선인원은 약 1200명 이며 선내에는 골프연습장, 농구장, 바, 수영장, 뷔페식당, 전망대 라운지, 헬스클럽, 가라오케, 디스코장, 회의실, 도서실, 놀이실, 야외식당, 공연장, 사진관, 쇼핑몰, 이 미용실, 전자오락실, 의무실등이 있는 초호화 여객선이다.
우리 일행은 18:10 ~ 19:00까지 6층 뷔페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시내 호텔 수준의 뷔페였으며 19:30부터 공연장에서의 쇼는 러시아 무용수, 필리핀가수, 우리나라 초청가수, 마술사등이 출연하는 수준급이었고 쇼 관람은 무료이나 다만 관람중 캔맥주(캔당 4400원) 한 개씩 입가심 하는것도 운치가 있었다.
금강호가 동해항에서 장전항까지 항해하기 위하여는 일단 동해에서 공해로 나가서 장전항으로 입항하기 때문에 199마일을 12시간의 항해를 하게 된다. 직선거리로 불과 2~3시간이면 족한 것을 12시간씩이나 돌아서 항해하는 서글픔을 뒤로 하고 2. 10. 06:00경 장전항에 도착하였다. 07:00까지 아침식사를 하고 08:00까지 6층 공연장에서 조별로 다시한번 교육을 받고 도시락, 간식을 지참받아 금강호를 하선 바지선으로 갈아타고 2 km를 10분간 항해하여 장전항 세관에 도착하였다. X레이 짐 검사등은 외국 입국시와 비슷하나 카메라, 비디오등의 지참은 일정 규격 이상은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장전항에 정박해 있는 금강호에서 본 북녘땅 전경은 눈덮힌 산하가 매우 아름다웠으나 “금강산 관광을 동포애의 심정으로 환영한다”라는 붉은 글씨가 우리를 식상하게 하였고 군데 군데 서있는 보초병들을 볼 때 여기가 북녘땅 이란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금강호에서 보이는 시설물, 구조물은 모두 현대에서 건설하였고, 현대의 배, 차량, 주유소등도 모두 현대 마크의 것이었으며 심지어 온정리까지 약 5km의 도로도 현대에서 별도로 건설하였다 한다.
세관 입구의 초병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현대 직원의 말에 의하면 그 초병은 러시아에 유학한 3~4개 외국어에 익숙한 인텔리라고 한다.
우리는 세관을 통과하여 “반갑습니다” 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조별로 현대 차량에 승차하여 온정리까지 이동하였으며 이동중이나, 북한 주민을 배경으로 하는 카메라 촬영은 엄격 규제하고 있으며 북한 초병들이 100m 이내의 간격으로 서서 감시의 눈을 번뜩이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지나가는 것을 미소짓거나 손을 흔들어 반겨 하는 일 없이 부동자세로 우리를 감시할 뿐이었다.
우리가 통행하는 도로는 현대가 건설한 금강산 관광 전용도로이며 옆으로 북한 주민이 통행하는 도로에는 대부분 어께에 멜방을 메고 2~3명씩 걸어서 통행하고 있으며 간혹 자전거도 눈에 띠었지만 약간의 오르막 길도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 모습이 눈에 띠었다. 아마 자전거가 고가라서 손상을 입을까 우려하여 위하는 것 같았다. 온정리로 가는중 차량 남바는 “금강산” 표지판은 모두 금강산 관광 전용의 현대 차이고 “평양”, “강원” 남바는 북한 차인데 몇대 밖에 보지 못했다. 온정리 휴게소 일대에는 북한의 마을이 있는데 약 1천여가구에 3천여명이 산다고 하며 집의 형태는 비슷하고 스레이트 지붕 또는 기와지붕에 몇 십년간 수리하지 않아 매우 초라하게 보였으며 주택 1동에 여러 가족이 산다고 한다. 마을을 가로 지르는 전봇대도 60년대 보던 낡고 조잡한 시멘트 전주 또는 목재 전주 였으며 북한의 전력난이 심각한 것은 밤에 금강호에서 북녘땅을 바라볼 때 짐작이 간다
온정리 휴게소 근처에 냇가에서는 북한 어린이들이 연날리는 모습과, 썰매타던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볼 때, 60년대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연상케 하였다.
우리는 온정리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9:30경에 승차하여 구룡연(구룡폭포) 방향 관광에 나섰다. 꼬불 꼬불 산길 주변에 울창한 소나무, 기암괴석, 눈덮인 산하의 운치에 절로 가슴이 설레였다.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 약 4km의 산행길은 관음연봉, 무주봉, 수정봉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으며, 눈덮인 겨울산의 모습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수정같이 맑은 물이 옥같은 구슬로 흩어져 흘러내리는 옥류동 근처의 시냇물을 한병 떠서 마셔보니 맛이 좋았다.
옥류다리를 건너 비봉폭포를 지나 구룡폭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북한 환경감시원과 함께 내려오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가 만난 환경감시원은 매우 당성이 강한 지식인처럼 보였으며 실제 대화를 나누어 보니 매우 식견이 있었으며 우리는 교육받은바와 같이 정치, 사상, 경제에 관한 대화는 삼가고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하는 대화를 주로 나누었다.
금강산 산행길 곳곳에는 북한의 환경관리인이 2명씩 배치되었는데 휴식장소, 사적지 등에서 쓰레기 투기 등 남한 관광객의 감시활동을 주 임무로 하면서 그들이 말하는 사적지는 김일성, 김정일이가 금강산을 시찰시 잠깐 휴식하면서 지시(그들 말로는 교시)한 장소에 기념비를 세워 관리하고 있으며 기념비 근처에 걸터 앉거나 발을 걸치는 행위는 금지되었다.
2시경 주차장으로 하산하여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였는데 순간 발열식 도시락으로 금방 지은 것과 같이 밥이 따끈따끈하였다.
3시에 하산하여 온정리 휴게소에 있는 온천에서의 온천욕은 세상 만사 시름을 잊게 해준다. 온정리 온천은 7천평의 대지위에 1천 9백평의 욕탕건물, 1천여명이 동시에 목욕이 가능하며 천연온도 44도의 무색 무미의 중탄산 나트륨 성분이 풍부해 피부미용 및 각종 피부 질환에 좋다고 한다. 대중탕은 12달러, 개별욕탕은 100달러이고 내부시설은 400여평의 넓은 노천탕이 있으며 포천에 있는 싸이판온천, 용암온천 수준 이상 이었다.
6시경 장전항 세관에서 검사를 받고 금강호로 귀선하여 저녁식사를 마치고 6층 공연장엣 의 선상 노래자랑은 우리구 노인숙 의원 등 많은 의원이 참가하여 관중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2월 11일에도 전날과 같은 절차로 장전항 세관 검사를 받고 온정리 휴게소 경유 만물상 코스 관람을 하였다.
세상 만물이 처음 시작된 곳이라는 뜻에서 만물초라고도 불리는 만물상을 보기 위하여 온정리에서 100여개가 넘는 구비구비 산길을 30여분 달려 만물상 입구 주차장을 도착하였다.
겨울철 만물상 코스 등산에는 아이젠이 필수이며 등산로는 도봉산의 포대능선, 북한산의 칼바위능선, 깔딱고개처럼 매우 험했으나 안전시설이 잘 갖추어져 등산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귀면암에 올라서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오봉산의 눈덮인 경치는 참으로 장관이었다.
만물상까지 등산 코스에 독수리바위, 새바위, 거북바위, 꼬부랑 할머니 바위등 각양 각색의 바위들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끈다.
찬바람이 옷속을 파고 들어도 아름답고 절묘한 금강산의 산행은 즐겁기만 했으며 잠깐 쉬는 사이 생수병에 담아간 우리의 소주 맛은 등산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절부암, 안심대, 망양대, 천선대 등 등산이 가능한 코스는 전부 둘러 보았으며 하산하는 길에 북한 환경관리인과 악수를 나누었다. 일행중 권은찬 의원은 2일동안 10여명의 여자 관리인과 악수를 나누었으며 권의원의 말에 의하면 여자 관리인의 손이 꺼칠 꺼칠하였다는 평이다.
금강산을 겨울에는 설봉산, 개골산,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이라고도 부르며, 사계절 모두 변화 무쌍한 자태를 지니고 있다지만 나는 그중 겨울 금강산이 좋다고 본다. 그 이유로는 비수기 때문에 요금이 싸고, 관광객이 적기 때문에 각종 시설을 여유 있게 관람 또는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와 같이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눈덮인 설경을 감상하면서 등산하기 때문에 매우 좋았다.
3시경 온정리 휴게소의 공연장에서 모란봉 교예단의 서커스 공연은 세계 최고수준으로서 교예축전 입상작품인 “눈꽃 조형”, 남성 4인과 여성 1인이 등장하여 가는 봉을 이용해 공중 회전돌기를 선보이는 “봉재주”, 수직철봉과 링이 결합된“장대재주” 남사당의 외줄타기를 현대적으로 변형된 “평줄타기”와 “공중2회전”, “널뛰기”, “공중비행”등으로 북한 최고수준의 인민배우, 공연배우들이 출연하여 공연하였다. 요금은 일반석 25달러, 특석 30달러로 1시간 30분정도 공연한다.
금강산 관광 기간중 온정리 휴게소에서 틈틈히 휴식을 취할 때 돌버섯술, 들쭉술, 들개미술, 황구렁이술, 삼지구엽술, 고려인삼술, 강계 산마루술 등을 잔술로 파는데 양주잔으로 1잔에 2달러 ~ 6달러이다.
온정리 휴게소는 현대에서 건설하였으며 식당, 스넥, 선물코너등 장래 많은 관광객을 대비하여 크게 건립하였으나 현재는 이용 관광객이 시설에 비하여 적은 것 같았으며 종업원은 중국 거주 우리 동포로서 300달러 내외 임금을 주고 있다고 하며 우리 일행은 주로 송화가루, 북한 술 종류를 선물로 구매하였다.
북한의 환경관리인과의 대화는 북측에서도 피하지는 않으나 어딘지 자연스럽지 못했고 중국 교포 역시 손님을 접대하는데 어색한 것 같았다. 예컨데 잔 술을 여러 잔 팔면 한 잔 정도 서비스도 가능할 것 같은데 조금의 재량권도 없이 기계적 친절, 맡은 임무만 수행하는 것 같았다.
저녁에 금강호로 돌아와서 북녘땅의 마지막 밤을 강정구의장. 이철주의원. 하종삼의원, 권은찬의원과 함께 새벽 3시까지 술잔은 나누면서 회고해 보았다. 선내의 주점에서 필리핀 가수의 은은한 노래와 함께하는 나눔의 술은 그 어느때의 술자리보다 정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