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선택하면 행복해진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진다-
웃음의 의미
웃음은 무엇인가? 브리태니커(Britannica) 백과사전에 의하면 웃음(laughter)은 정해진 형태에 따라 15개 안면근육이 동시에 수축할 때 발생하는 운동반사이다. 웃음의 종류에는 미소, 고소, 냉소, 실소, 가소, 비소, 홍소, 파안대소, 박장대소, 요졸복통, 포복졸도, 폭소 등이 있다. 웃음에는 다양한 인간적 내용이 담겨 있으며 그것을 야기시키는 요인으로써 신체적, 생리적 원인과 심리적원인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에 이루어진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엔큐(EnQ), 곧 엔터테인먼트 지수(Entertainment Quotient)가 직장인이 갖춰야 할 새로운 자격 요건으로 꼽혔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 대다수 직장인들이 유머가 직장생활의 성공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유머러스한 사람이 대우를 받으며, 주변에 두고자 하는 추세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아버지 부시라고 불리는 미국의 제41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George Herbert Walker Bush)의 부인인 바버라(Barbara Pierce Bush)여사는 남편을 배우자로 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는가를 묻는 질문에“그가 나를 웃겼기 때문”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일생일대의 선택인 결혼의 조건으로 다른 무엇보다도 유머 감각을 우선시 하였다는 일화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였던 크리스찬 디오르(Christian Dior, 1905-1957)는“재미야말로 모든 아름다움의 비결이다. 재미없이 매력 있는 아름다움은 없다.”라고 했다. 아무리 뛰어난 아름다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유머가 없는 사람이라면, 말 그대로 2% 부족한 사람임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수필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린드(Rovert Lynd, 1879-1949)는“웃음은 이 세상의 죄와 어리석음을 따뜻하게 묵인해주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때로는 웃음이 다른 모든 악덕을 덮어줄 수 있을 만큼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말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라고 한 어느 심리학자의 선언이 오늘의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웃음지수 높이기 프로젝트
첫째,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웃음을 선택해야 한다.
웃음을 선택했을 때 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고 삶이 재미있게 되는 것일까?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이츠하크 프리드 (Itzhak Fried) 박사의 실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인간의 두뇌에서 웃음보를 발견하고 이 웃음보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일반적으로 재미있는 생각을 하면 웃게 된다고 알고 있지만, 실험 결과 일단 웃고 나면 신바람 나고 재미있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웃음을 선택하는 순간 머릿속이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생각으로 넘쳐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웃음을 선택하지 않을 때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의 늪에 빠지게 된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이며 동기부여자인 셰드 헴스테더(Shad Heimstetter)는“인간은 하루에 약 5만-6만 가지 생각을 하며, 이 생각 중에서 75%인 3만-4만 가지는 저절로 부정적으로 흐른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보다는 불행을 더 생각하며, 또한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자기를 바라보며 세상을 평가하게 된다. 때로 상황이 심각해지면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웃음은 이렇게 부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는 3만-4만 가지 생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며 기쁜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그래서 웃음은 선택의 문제인 동시에 의무인 것이다.
둘째, 웃음은 최고의 대체의학이다.
우리 옛말에 일소일소(一笑一少一怒), 일노일노(一怒一老)라는 말이 있는데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어진다는 말이다. 또한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은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다.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웃음이 가진 의학적 효과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과학적이며 의학적인 접근은 노먼 커즌스(Norman Cousins)에 의해 시도되었다. 그는‘새터데이 리뷰(Saturday Review)’의 편집장으로 근무할 때 뼈가 굳는 강직성 척수염에 걸려서 서서히 굳어져가는 뼈와 근육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되었다. 그런데 코미디를 보며 유쾌하게 웃을 때 통증이 덜 하다는 것을 알고 점차 웃음에 매료되었다. 15분 웃으면 2시간 동안 통증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그는 결국 웃음을 통해 완치됐다. 그 이후 그는 캘리포니아대 부속병원에서 웃음이 지닌 의학적 효과를 본격 연구해 웃음치료 분야에서 그는“웃음은 해로운 감정이 스며들어 병을 일으키는 것을 막아주는 방탄조끼”라고 주장하면서 웃음의 탁월한 효과를 전파했다. 그의 노력이 디딤돌이 되어 웃음의 건강효과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중에서 가장 획기적인 접근은 면역체계의 강화에 있을 것이다. 미국의 로마린다 의과대학의 리 버크(Lee Burke) 교수는 1996년 심리신경면역학 연구학회에서 웃으면 면역기능이 강화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전 세계 의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폭소 비디오를 보고 난 뒤 혈액을 뽑아 항체를 조사하는 실험을 통해 병균을 막는 항체인 인터페론 감마호르몬의 양이 200배 늘어났음을 밝혀냈다. 또한 백혈구와 면역 글로블린이 많아지고 면역을 억제하는 코르티졸과 에프네피린이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했다. 또 2001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리 버크 박사팀은 암을 잡아먹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가 웃음에 의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그는 웃음에 대한 연구를 종합하면서 ‘웃음은 대체의학이 아니라 참 의학’이라고 강조했다.
웃음은 알레르기 치료에도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는데, 일본 교토(京都) 우니티카 중앙병원의 기마타 하지메 박사팀은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한 논문에서 알레르기 환자가 찰리 채플린의 희극영화를 본 뒤 증상이 개선된 사례를 소개했다.
기마타 박사팀은 남녀 알레르기 환자 2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찰리 채플린(Sir Charles Spencer Chaplin, 1889-1977)의 희극영화 ‘모던타임스(Modern Times)’와 일반 비디오를 보여준 뒤 이들의 상태를 관찰했다. 알레르기를 가진 환자에겐 조사에 앞서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주사했으며 90여 분간 비디오를 시청한 뒤 피부상태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채플린 영화를 본 환자들은 알레르기로 인한 피부 태흔(苔痕)이 줄어든데 반해, 일반 비디오를 시청한 환자에게서는 아무런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독일인 정신과 의사인 미하엘 티체(Michael Tietze)박사는 웃음이 스트레스를 진정시키고, 혈압을 낮추고,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면역체계와 소화기관을 안정시킨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웃을 때 통증을 진정시키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많이 웃으면서 삶을 즐겁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인간이 웃을 수 있는 것은 미래의 불안을 예상할 수 있는 능력과 그것이 해소되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동물들은 그러한 능력이 없으므로 웃을 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들은 정신능력이 부족한 덕분에 스트레스도 거의 없으므로 굳이 웃음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필요성도 없다. 문제는 인간의 경우 고도의 정신능력 때문에 부산물로 발생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어떤 방법으로든 풀어주지 않으면 건강하게 살 수 없다. 따라서 웃음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인류가 개발한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건강한 방법이다.
어떤 종류의 웃음이든 웃음은 모두다 부분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더 건강한 웃음과 덜 건강한 웃음이 있다. 그러면 어떤 웃음이 더 건강한 웃음인가? 혼자 웃는 웃음보다는 함께 웃는 웃음이, 타인을 비웃거나 조롱하는 웃음보다는 서로가 하나 되어 일체감을 느끼면서 웃는 웃음이 더 건강하다. 즉, 서로 간에 허물없이 함께 즐겁게 웃는 웃음이 가장 건강한 웃음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웃을 때 보다 여럿이 함께 웃으면 33배 효과가 있고, 우리가 하루에 10초만 웃어도 2일을 더 살 수 있고, 잘 웃고 살면 8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적으로 7.1년 오래 사는 이유는 자주 웃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양 속담에 웃음은 내면의 조깅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크게 웃으면 엔돌핀(Endorphin)과 엔케팔린(enkephalins)이 나오는데 돈으로 환산하면 2백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웃으면 돈을 버는 것이며, 장수의 비결이 될 수 있는데 성인들의 하루 웃는 횟수가 15회(어린이들은 하루 400회를 웃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1백 년 전에는 새의 깃털로 환자를 간지럼 태워 치료했다고 한다. 아무리‘명의’라 하더라도 의사가 고칠 수 있는 병은 2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러한 대체의학, 대안의학, 통합의학이라고 할 수 있는 웃음을 치료의 방법으로 활용한다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맛, 소리, 그림, 글, 공연, 관람, 상상, 체험, 댄스, 노래, 관광, 레포츠, 레크리에이션, 유머, 퀴즈, 억지웃음 등 통합적인 활동을 응용하여 접근하는 웃음치료는 현대인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강력한 기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웃음은 최고의 운동이다.
미국의 플라이 교수는 웃으면 심장기능을 활발하게 해주는 힘이 생기고 10초 동안 배꼽을 잡고 깔깔 웃으면 3분 동안 힘차게 보트의 노를 젓는 것과 같은 운동효과가 있다고 한 다. 나아가 한번 웃을 때마다 231개의 근육이 운동을 하고 얼굴 근육만도 15개가 운동을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학자들은 한 번 웃을 때의 운동효과는 5분 동안 에어로빅한 효과와 비슷하며, 1분여간 웃으면 10분간 조깅한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 밴더빌트대 심리학과 조안 바초로프스키(Jo-Anne Bachorowski) 교수는 건강에 도움을 주는 웃음은 얼굴에 미소를 띠는 정도가 아니다. 얼굴 근육, 배, 성대까지 동원되는 웃음운동을 할 때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웃음운동을 할 때 큰 효과를 얻게 된다. 요즘 활용되고 있는 웃음운동법에는 미친듯이 최소한 15초 정도 배가 출렁거리도록 크게 웃는 크레이지(crazy) 웃음운동법이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한마디를 외치면서(예를 들어“앗~~싸”“나는 할 수 있어”) 온몸을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웃는 바디 피드백(Body Feedback)과 크게 웃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할 때,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도 않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볼펜을 입에 물고 웃음을 짓다가 나중에는 볼펜을 입에서 빼고 더 큰 미소를 짓는 펜테크닉(pen technique)기법이 있다. 그리고 웃음운동에서 가장 효과가 큰 박장대소 웃음법이 있다. 박장대소 웃음법은 숨을 멈췄다가 뱃속에서부터 한번에 내뿜듯이“파~하”한 다음 박수를 빠르게 치면서 최대한 큰 동작으로 온몸을 움직이며 의식적으로 뱃속에서부터 큰 소리를 내면서 웃는 방법이다. 억지로 웃는 것도 90% 효과가 있으므로 의도적으로 웃음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UCLA대학교 통증치료소의 데이빗 브레슬로우(David Breslow) 박사는 통증이 심한 환우들에게 1시간에 2회씩 거울을 보고 웃게 하였는데, 억지로 가식적으로 웃는 환우들까지도 치료효과를 크게 보았다고 한다.
마음수선공
상담심리학박사/ 교육학박사/상담심리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