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장소에 대해
* 어디에서 공부할 것인가?
- 기준은 ‘집중 잘 되는 장소’
어디에서 공부하는가의 문제는 다른 질문들에 비해서는 부담이 적다. 변경이 쉽기 때문이다. 강사나 학원, 선택과목 등은 한번 정하면 이를 변경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심하다. 공부계획도 앞의 내용보다 덜하지만 바로바로 바꾸기는 힘들다. 이와 비교하면 공부장소는 바꾸기 쉬운 편이다. 따라서 자신의 주거지와 얼마나 가까운지, 비용은 적당한지, 공부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따져서 선택하면 된다.
공단기 본관 및 해커스 노량진 로비 자습실
노량진에서 학원 실강을 듣는다면 학원의 자습실을 활용할 수 있고 독서실을 결제해 다닐 수도 있다. 대학생이라면 대학 도서관이나 강의실을 이용할 수 있고 집 주변 공공도서관이 있다면 이를 이용할 수 있다. ‘카공’이라고 부르는 카페공부도 공부장소의 한 형태이다.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집에서 공부하는 방법도 있다.
- 일반적 특징
일반적으로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장소’는 경쟁이 심하다. 도서관의 경우는 일반 취업전선에 뛰어든 사람, 또 고등학생과 자리경쟁을 해야 하고, 학원 자습실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학원 자습실은 매일 자습실로 지정되는 강의실이 바뀌기 때문에 이를 계속 파악해야 한다는 수고로움이 있다. 독서실은 일정 가격을 내는 만큼 고정 좌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분명 혼자서 공부하기 위해 들어갔는데 공부하는 내내 다른 사람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 단점. 특히 소음문제가 그렇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반대로 나는 별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주변에 민감한 사람이 앉아있다면 서로간에 ‘조용히 하시죠’ 식의 쪽지가 오가면서 스트레스를 적잖히 받을 것이다. 독서실 중에서는 프리미엄 독서실이라고 해서 출결 체크나 기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 당연히 더 비싸다. 공단기에서는 아예 ‘커넥츠 스터디센터’라고 하는 관리형 독서실을 오픈했는데 지역마다 23~29만원 수준. 노량진의 일반적인 독서실이 10~15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비싼 편이니 자신이 정말 관리가 필요한 인간인가를 고민 좀 해보고 문을 두드리도록 하자.
독서실 쪽지와 경고는 그 자체로도 뉴스거리가 될 정도
(머니투데이 기사)
카페공부(카공)과 집공부(집공)은 앞서 말한 장소들에 비해서는 인기가 덜하다. 자습실, 독서실, 도서관에 비해 좀더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악을 듣거나 볼펜 딸깍거리는 소리로 민감해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소음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 집이라면 밖에서 들리는 생활소음을 다 감당해야 하고, 가족과 같이 살 경우 가족의 시선도 신경쓰일 것이다.
커핀그루나루 노량진점 2층
현재 노량진의 24시간 커피전문점은 할리스, 커핀그루나루, 탐앤탐스 3곳
콘센트가 지원되는 자리라서 실제로는 이 구역에 앉아보기가 상당히 힘들다
커핀그루나루 입구 주의문
다른 커피전문점도 비슷한 내용이 써져 있다
할리스커피 신림점 지하 1층
'독서실'처럼 개조한 몇 안되는 매장 중 하나
1인 1콘센트. 와이파이 지원. 24시간 운영
2017년 초 공부방
컴퓨터용 책상과 의자의 높이가 맞지 않아
고민 끝에 학교에서 실제로 쓰는 책상과 의자를 인터넷으로 샀다. 5만원 정도인걸로 기억
책상 오른쪽 막대기는 공부방송용 웹캠과 자바라 거치대
벽의 화이트보드는 다이소와 이마트에서 구입
모니터 위에 붙은 것들은 '공부자극용' 성적과 합격컷 통계
필자는 N수생 생활로 들어간 이후 카공, 집공을 더 많이 했다. 집공부는 자취방에서 혼자 공부하기가 힘들어서 인터넷 개인방송(즉, 공부방송)을 틀어놓고 공부를 했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캠스터디라고 해서 구글 행아웃, appear.in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 서로의 공부하는 장면을 틀고 서로 감시하는 곳도 있다. 아프리카나 카카오TV 등을 가 보면 혼자 공부하는 모습을 틀어놓는 공부방송도 꽤 많이 있다. 카페의 경우 노량진의 커피집은 장시간 눌러앉아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동네(미아동) 주변 중소규모 카페를 이용했다. 평소에도 음악을 엄청나게 크게 틀어두고 공부하기 때문에 주변의 소음은 큰 방해요소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적당히 북적북적한 곳을 좋아해서 노량진 맥도날드나 백화점 지하의 카페에서 공부한 적도 있다.
물론 앞에서 적은 백화점 공부같은 건 예외적인 경우지만, 공부를 할 때 너무 조용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조용한 곳이 아무리 집중이 잘 되더라도 시험을 거기서 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필기시험장을 가면 펜을 딱딱거린다든지, 앞 사람 옷이 너무 형형색색의 옷이라든지 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필기시험 장소에 따라 차량이나 비행기 소음이 들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떨어지면 '소음이 심해 집중을 못했다', '독서실에서 시험 쳤으면 합격했다'는 이유를 댈 것인가? 초반에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를 적응해가며 계속 공부하는 것도 필기시험을 대비한 훈련이라고 본다. 필자는 필기시험 당일 차량에서 마지막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일부러 버스를 타며 공부하기도 했다. 멀미를 최대한 늦추고 집중력을 높히려는 목적이었다. 무조건 카공, 집공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소음을 찾아 계속 조용한 곳만 찾다 보면 어느새 '예민 보스'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 노량진 vs 非노량진
그리고 약간 주제에서 빗나가지만 이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다. 만약 노량진 실강을 위해 서울에서 살기로 했다면 살 곳과 공부할 곳을 굳이 노량진에서 구할 필요는 없다. 노량진은 수험생 수요가 많기 때문에 자취를 위한 주거비용이 상당히 비싸다. 또 동일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타 지역 주거지보다 더 좁다. 나는 무조건 새벽에 걸어서 학원에서 먼저 자리잡고 자습하고 수업 들을 것이다 - 라는 게 아니라면 주변지역의 주거지도 알아보자. 공시생들이 특히 많이 있는 지역이 신림(정확히는 대학동고시촌). 이전에도 고시촌이었고 노량진으로 버스 통학(약 30~40분)이 가능하며 2017년 현재 로스쿨 제도와 사시 폐지 등으로 기존 고시생이 줄고 있는 추세라 노량진에 비해 주거비용이 더 싸다.
필자는 여동생이 서울쪽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수험기간동안 성북구, 강북구 등 서울 동북부 지역에서 살았다. 노량진까지는 지하철로 40~50분이 걸리는데 그 시간동안 단어를 외운다든지 문제를 몇 문제 풀어본다든지 하는 짜투리 공부가 가능했기 때문에 그 시간을 굳이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노량진의 장점도 있다. 일단 식비를 확실하게 아낄 수 있다. 고시식당이나 컵밥은 '먹는 시간'을 줄이려는 목적이 강한 식사지만 비용 면에서도 일반 식당보다 싸다. 또 커피 역시 우리가 아는 브랜드 커피가 아니라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중저가 커피전문점이 많다. 또 공시생이 노량진 대부분을 차지하다보니 학원이나 강사 소식, 교재 발간 소식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다. 특히 노량진 수험서 서점을 가면 거의 모든 학원, 모든 강사의 교재를 만날 수 있고 비닐포장으로 내용을 알 수 없는 교재의 샘플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노량진에서 오래 머물게 되면 이 곳이 공부만을 위한 동네는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 평일 낮이라도 PC방은 공시를 사실상 포기한 공시생으로 만원을 이루고, 새벽이 되면 취한 수험생들이 거리를 돌아다닌다. 이른바 '공시낭인' 상태로 거리를 떠도는 사람도 꽤 많이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동네에 활력이 없다. 공시생에게 있어 노량진이 주는 두가지 장점은 '실강'과 '최신 정보'인데, 이를 제외하면 살기 좋은 동네, 공부하기 좋은 동네라고 말하기 힘들다. 노량진으로의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면 노량진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고려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