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뇌와 인공지능의 철학
7부 뇌와 인공지능 연구에 왜
뇌과학인가?
18장. 컴퓨터와 철학, 그리고 뇌
▪ 지성의 계산기 (튜링)
▪ 컴퓨터와 뇌 (폰 노이만)
▪ 뇌 모방 인공지능
19장. 신경과학의 기초
▪ 신경과학의 역사
▪ 뇌의 구조 / ▪ 대응도
20장. 신경철학 (처칠랜드)
▪ 신경인식론 / ▪ 신경 학습
▪ 표상의 부호화 / ▪ 신경의 계산처리
21장. 인공신경망
▪ 추상적 표상 / ▪ 의미론적 동일성
▪ 표상의 벡터 완성
22장. 감각-운동 조절
▪ 표상의 신경 통합
▪ 신경망의 예측과 일반화
▪ 철학적 전망
8부 학문의 발달과 창의성이
어떻게 가능한가?
23장. 표상 이론과 환원 문제
▪ 표상 이론과 제거주의
▪ 이론간 환원과 제거주의
▪ 통섭과 융합
24장. 철학하는 창의적 뇌
▪ 신경망 의식
▪ 인공신경망 학습과 창의성
▪ 통섭과 비판적 사고의 창의성
참고문헌
[후기]
처음부터 이 책을 쉽게 읽어지면서도 어느 정도 깊은 이야기로 다루겠다는 목표에서, 이야기하듯 쓰려 하였다. 그런 목표를 1권과 2권에서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그런데 3권에서 갑자기 어려워지고, 4권은 전문 분야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처럼 구성되었다. 특히 3권에서 현대 과학철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그러하게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사실 현대 철학 논의는 현대 과학이 발전한 만큼 복잡해지는 측면이 있다. 나는 그것을 철학 비전공 독자를 위해 가능한 단순하고 어렵지 않게 다루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4권에서 컴퓨터 및 인공지능의 발달 역사와 뇌과학 및 신경철학에 관해 다소 전문적인 이야기를 다루어, 읽기 힘들게 만들었다고 누군가는 지적할 것 같다. 그렇지만, 정작 읽어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독자가 발견하였기를 바란다.
이 책은 과학철학사를 다루는 책이다. 여러 권으로 편집된 철학사 책들 대부분은 처음에 페이지가 많지만, 점차 적은 페이지로 구성되고, 마지막 현대는 아주 적은 페이지로 구성되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 반대로, 점차 두꺼워지는 책으로 구성되었다. 나는 이런 편집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고대의 철학 이야기가 현대에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많으며, 학문이 발달함에 따라서 현대 철학도 이야기할 부분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시대에 부합하는 철학이기 때문에 독자에게 더 도움이 될 철학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4권에서의 이런 철학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의 논의들이다.
특별히 4권의 이야기에서 독자는 현대 인공지능(AI)이 어떤 철학의 인식론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따라서 얼마나 끔찍스러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잘 이해했기를 바란다. 지금 다가오는 인공지능 사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에서 (다소 논란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특이점”에 들어서는 사회로 규정한다. 더 쉽게 말해서, 인공지능의 발달로 아주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로 진입하는 중이라고 한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유발 하라리의 책, 『호모데우스』에서 인간이 신이 되는 세계로 진입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주장 및 전망의 중심에 인공지능(AI)이 있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왜 그렇게 특별한지, 인공지능이 어떻게 창의적일 수 있는지, 즉 독창적 개념을 가질 수 있고, 독창적 일반화, 즉 가설을 가질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더 쉽게 말해서, 지금 인공지능은 인간이 볼 수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개념과 일반화를 가질 수 있다. 이미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그런 세계에 진입하는 중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을 과학철학의 눈으로 올바로 인식하여, 지금 벌어지는 가까운 미래의 삶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제 인공지능이 학문을 연구하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까지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의 발달 수준은 한 국가 혹은 사회의 경쟁력과 관련되며, 끔찍한 빈부 격차가 국가들 사이에 그리고 기업들과 개인들 사이에도 벌어질 것이 전망될 수 있다. 그렇게 전망되는 미래 사회에 두 가지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하나는 구성원들 사이에 혹은 국민들 사이에 어떤 사회 제도를 준비하고 합의할 것인지 문제이다. 다른 하나는 구성원들이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 다시 말해서 어떤 교육을 할 것인지 문제이다. 그런 중요하고도 시급한 두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창의적 사고일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연구 기관에 “창의”라는 용어를 앞에 붙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창의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창의성 자체가 무엇인지 반성은 없고,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실천할 것인지 관심이 적다. 그래서 현재 교육은 창의성을 키우는 방향과는 전혀 혹은 거의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책에서 결론으로 이야기했듯이, 창의적 사고를 위해 필요한 것이 통섭 공부와 함께 비판적 사고이다. 통섭 공부 혹은 연구를 위한 소양으로 인문계와 자연계 구분을 없애거나 줄여야 한다는 것은 거의 진행되고 실천되는 중에 있다. 그렇지만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교육은 전혀 준비가 없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누군가 다음과 같은 염려스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를 미리 이야기해두고 싶다. 비판적 사고를 위해 철학을 교육해야 하므로, 철학과 대학생들에게 교사자격증을 주어 중고등학교에 교사로 채용하자. 이런 제안이 적극적인 제안이기는 하나, 대학의 학부 과정에서 공부한 수준에서 철학을 가르친다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한국에서 철학 공부가 그리 만만치 않아서, 적어도 박사를 마치는 정도는 되어야 어느 정도 나름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와 독일 등의 고등학교에서 철학 교육은 박사학위를 받은 교사에 의해 진행된다고 한다. 더구나, 이 책에서 보여주고 강조하였듯이, 과학이나 여타 학문에 대한 공부 없이 이루어지는 철학 공부는 거의 어리석은 철학으로 인도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전공을 마치고 철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은 철학 교사를 육성하는 방안이 될 것 같다. 그러므로 철학 교사를 육성하는 문제가 지금 서둘러 시작해도 짧지 않은 세월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지금 한국에서 철학과는 폐과되는 중이라서, 그나마도 철학자 양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사범대 학생들이 철학박사 과정으로 다시 공부를 한다면, 훌륭한 철학교육자를 양성하는 일이 가능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