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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표본제작 과정 및 표본도구, 표본의 종류
표본을 제작할 때에는 관찰할 때 세부 구조가 가려지지 않게 하고 편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염두에 둔다. 표본은 이용하기 편리하고, 파손 위험이 적어야 하며, 미적 가치도 있다면 더욱 좋다. 대부분 건조표본으로 제작하며, 몸이 연하거나 건조시켰을 경우 파손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액침표본으로 보관한다. 영구적으로 보관할 필요가 있거나, 광학현미경을 이용한 세밀한 관찰이 필요한 경우에는 슬라이드 표본을 제작한다
1. 건조표본
대부분의 성충은 직접 곤충핀에 꽂아 말린다. 중대형 표본은 긴 핀(35-40mm)에 바로 꽂으며, 작은 곤충은 미소 핀(10-12mm)에 꽂는다. 미소핀도 사용할 수 없는 아주 작은 곤충은 삼각대지에 수용성 접착제로 붙인다. 표본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연화 ---->곤충핀꽂기----> 날개펴기 ----> 건조---->완성
1) 연화
곤충 채집후 즉시 표본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지만 야외 채집 시에는 표본으로 만들기 전에 어쩔 수 없이 일정 기간 보관할 수밖에 없다. 연화란 건조한 상태로 보관했던 곤충을 표본으로 만들 때 파손을 막기 위해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이다. 대개 밀폐된 상자에 곤충을 상자 1ℓ 당 0.5-0.75mℓ 정도의 빙초산(glacial acetic acid)을 적신 솜과 함께 넣어 12-24 시간 정도 둔다. 파손을 막기 위해 유산지 봉투째 상자에 넣는다. 연화시키면서 탈색, 변색이나 고유의 광택을 잃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한다
딱정벌레목과 노린재목은 뜨거운 물에 잠깐 (몇 분 내지 몇 십분) 담가 두면 고유의 빛깔을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
2) 곤충핀꽂기
여러 방법이 있지만, 제작 방법이 동일할수록 후에 여러 표본들을 쉽게 비교할 수 있으므로 통일된 방법으로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선 곤충핀은 표본제작을 위해 특수하게 만들어진 스테인레스제 38mm 머리달린 핀을 사용한다. 곤충핀은 굵기에 따라 0호에서 7호까지 있으며, 보통 3-4호를 사용한다.
곤충핀은 곤충의 가슴 중앙 약간 오른 쪽에 핀을 꽂아 가슴의 형태나 무늬를 가리지 않도록 한다. 표본은 핀의 2/3 정도 위치에 고정하여 위쪽으로 핀을 잡을 공간을 주고 아래쪽으로 라벨을 부착한다. 곤충의 몸과 핀은 서로 수직을 이루게 한다. 표본과 라벨 높이는 평균대를 이용하여 일치시킨다. 작은 곤충은 미소 핀에 꽂아 통째로 polyporus block 또는 plastazote block 위에 꽂은 다음 다시 3번이나 4번 굵기의 긴 곤충핀에 꽂는다.
핀을 꽂기 곤란한 경우에는 삼각대지에 얹어 핀에 붙이는 방법을 이용한다. 풀은 되도록 적게 사용하고 가슴의 중흉측판에 풀을 붙여 머리와 복부가 자유롭고, 복면을 쉽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다리와 날개는 여러 형질을 볼 수 있도록 배열되면서 가슴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대개 5번 핀을 삼각지 기부의 중앙에 꽂아 2/3까지 올린다.
3) 날개펴기
나비·나방·벌 등은 날개를 펴놓는 전시판(展翅板)이 필요하다. 날개는 수평으로 펴는 것이 원칙적이지만, 일부 분류군은 수직으로 펴기도 한다. 먼저 표본 가슴 중앙에 수직으로 바늘을 꽂고 전시판 중앙홈 적당한 위치에 꽂은 다음, 날개의 기부를 판면과 같은 높이로 핀을 이용하여 날개를 벌려 자세를 잡고, 전시테이프로 눌러 움직이지 않게 한 후 핀을 꽂아 고정시킨다. 잠자리처럼 앞날개가 좁은 것은 뒷날개의 앞쪽을 몸체와 직각으로 한다. 또 전시에는 신선하고 연한 것이 좋으나 오래된 것은 더운 물을 주사하거나, 방부제를 섞은 물을 탈지면에 먹여 통에 넣고 2∼3일 두어 오그라들었거나 주름진 것을 풀어준다. 전시테이프로는 투명하게 비치는 유산지가 편리하다.
날개를 펴지 않아도 되는 곤충들은 코르크판이나 거품 폴리스티렌 수지판 위에 고정시켜 놓고 다리를 펴 형태를 손질한다. 먼저 가슴부위에 곤충핀을 꽂은 다음 스티로폴에 복부를 대고 다리를 펴 준 다음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키면 된다. 내장이 썩기 쉬운 잠자리·메뚜기 등은 내장을 빼고 심이나 탈지면을 넣는다. 딱정벌레는 윗날개 앞쪽에 바늘을 수직으로 꽂는 것이 원칙이다. 유충은 알코올에 담가 두는 것이 보통인데, 내장을 꺼내고 공기를 불어넣어 건조시키는 방법도 있다.
4) 건조
날개를 편 표본은 전시판에 꽂아 35℃ 항온기에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적어도 2-3 주일) 건조시킨 후, 소독을 거쳐 표본실에서 보존한다. 우리나라는 장마철이 덥고 습하기 때문에 곰팡이가 피기 쉽고 표본을 먹고 사는 표본벌레나 수시렁이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건조에 특히 주의한다. 겨울철에도 표본실 벽 내부에 습기가 찰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완성된 이후에도 건조상태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표본실 크기를 고려하여 제습기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완성
건조가 끝난 표본을 전시대에서 분리한 다음 라벨을 적어 표본과 함께 꽂아주면 건조표본이 완성된다. 경우에 따라선 기주 잔체나 탈피각도 건조표본과 함께 보관하기도 한다.
6) 알코올 저장 표본의 건조표본 제작
제작할 곤충들을 95% 알코올에 옮긴 후 부드럽게 저어 저장된 알코올에 남아 있던 오염 물질들을 씻어낸 다음, 여과지(시중에서 판매하는 화장지면 무난하다)에 몇 분간 올려 두어 살짝 말린다. 적당한 위치에 핀을 꽂은 뒤 더듬이나 다리 등을 펴 준다.
2. 액침표본
몸이 작고 연하며 부러지기 쉬운 곤충은 70%의 에틸 알코올이나 다른 보존액이 담긴 병에 보관한다.
유충이나 번데기는 알코올에 변형되어 중요한 형질을 관찰하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모양을 꼿꼿하게 응고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흔히 끓는 물에 1분간 담가 몸의 단백질 성분을 굳혀버리거나, Peterson's K.A.A.D. 용액 같은 특별한 고정액을 이용한다. K.A.A.D. 용액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등 독성이 있으므로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액침표본으로 보관할 때는 파손을 막기 위해 안에서 쉽게 움직이지 않도록 병 안에 종이 등을 넣고 공기 방울이 없도록 액체를 완전히 채워 밀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슬라이드 표본
액침 상태의 표본은 관찰하기가 매우 불편하므로 기회 있을 때마다 건조표본으로 만드는 것이 좋지만 몸이 연약하거나,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경우엔 슬라이드 표본을 제작하게 된다. 슬라이드 표본은 그 지속기간과 다시 액침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가 여부에 따라서 임시 슬라이드 표본과 영구 슬라이드 표본으로 나눌 수 있다. 슬라이드 표본 제작과정은 어떤 mounting medium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매우 달라진다.
1) 세척(Clearing)
어두운 색을 띄고 있거나 생식기를 관찰하려면 mounting medium에 올려 넣기 전에 KOH를 이용하여 clearing한다. KOH를 처리하여 굳어버린 채집물을 부드럽게 만들고, 적절히 탈색시켜 동정에 사용되는 형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곤충의 종류, KOH의 온도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KOH처리를 시작하기 전에 표본에 곤충핀 둥을 이용하여 구멍을 내어 내용물이 제거되도록 만들면 mounting을 할 때 내용물이 터져나와 표본을 망칠 염려가 줄어든다. 탈색 및 연화과정이 끝나면 반드시 증류수에 담가 KOH를 제거한다. 이후 mounting을 할 때까지 50% lactic acid에 보관한다.
2) Mounting
Mounting에 사용하는 물질들은 채집물의 종류와 표본제작 목적에 따라 적당한 것을 사용하면 된다. 임시 슬라이드 표본을 만들 때 주로 물, 글리세린, lactic acid를 mounting medium으로 사용하는데, 만들기 쉽고 미세한 부분까지 관찰할 수 있지만, 증발이 빠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cavity slide를 이용한다.
수용성 mounting medium은 대부분 1.4 이하의 낮은 굴절률을 지닌 장점이 있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PVA가 워낙 탁월하여 주로 PVA를 사용한다. 단 PVA는 건조 중에 50% 정도 부피가 줄어드는 점에 주의한다.
100여년 이상 사용되어 온 캐나다 발삼 (Canada balsam)은 안전성이 뛰어나고 건조시켰을 때 그 부피가 약 10% 정도밖에 줄어들지 않지만 굴절률이 1.54-1.55나 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 발삼 위에 얹어 놓으려면 50% 알코올 속에 채집물을 잘 정리해 둔 다음 96% 알코올을 거쳐 100% 알코올에 잠시 넣어 둔 후, clover oil에 담가 둔다. 몸이 어느 정도 통통해지면 캐나다 발삼을 슬라이드글라스 위에 한 방울 떨어뜨린 후 커버글라스를 덮는다.
PVA에 mounting하는 경우, clearing을 할 때 표본에 상처를 내 주지 않았다면, 복부 적당한 위치에 작은 구멍을 뚫어 준다. 만일 복부에 PVA에 녹지 않는 지용성 물질이 가득 차 있다면 mounting을 하기 전에 복부를 눌러 완전히 빼낸다. 커버글라스는 핀셋 등을 이용하여 한 쪽 면을 슬라이드글라스에 완전히 대고 서서히 내려놓는다. 55-60℃에서 이틀간 건조하면 현미경으로 관찰이 가능하고 일주일 정도 말리면 충분하다.
4. 라벨
채집 자료를 적은 라벨이 없는 표본은 분류학적인 연구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만 곤충의 사체를 모아 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라벨은 작고 간결하며 읽기 쉽고, 논리적이어야 하며, 도중에 지워져서도 안된다. 라벨은 종이에 지워지지 않는 잉크를 사용하여 쓰거나 컴퓨터로 인쇄한다. 잉크가 없으면 연필로 쓴다. 알코올표본은 라벨을 알코올 속에 함께 집어넣어야 하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기본적인 정보는 채집지역, 채집날짜, 채집자, 기주 식물명 (기생봉, 기생파리와 같은 기생포식자의 경우엔 기주동물), 기타 연관된 생물학적 정보(예를 들면, '벌레혹을 형성', '유충에 기생', '저장 옥수수 가해' 따위) 등이다. 기본 정보는 간결하고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지명은 큰 것부터 배열하며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기록한다. 지명 외에 격자 좌표나 고도 같은 정보를 첨가하면 더욱 좋다. 채집날짜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일/월/년' 순서로 기록하며, '일'과 '년'은 아라비아 숫자로, '월'은 로마자로 표기한다.
채집자 이름은 반드시 적어 주며, 채집한 사람이 어떤 기관에 소속되어 있고, 그 표본을 보관할 장소도 그 기관이라면 적당한 위치에 기관의 이름을 적어 준다. 기주도 되도록 학명으로 적어주는 것이 좋다. 필요에 따라 채집 방법을 적을 수도 있으며, 서식처, 기주 같은 생물학적 정보는 다른 라벨에 적어 한 곤충핀에 함께 꽂아 둔다. 라벨은 그 자체로 최대의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한다.
5. 표본 보존및 관찰
1) 표본보존
건조표본은 보통 분류순으로 표본상자에 보관한다. 미소곤충은 표본상자 안에 종이상자를 이용하여 정리하는 것이 좋다. 액침표본은 선선하고 어두운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변하기 쉬운 것들은 냉동보관하거나 저온 상태에 두는 것이 좋다. 알코올에 보관한 표본은 쉽게 변색되는 점도 주의하며, 알코올 증발도 조심한다. 슬라이드표본은 특수하게 제작된 보관함을 이용한다. 해충이나 곰팡이를 방지하기 위해 나프탈렌 또는 방부제를 사용한다.
2) 표본 관찰
표면의 무늬는 동정에 중요한 형태적 형질이지만, 일반 현미경의 등은 반사가 일어나 자세하게 관찰할 수 없으므로 빛을 산란시키기 위해 흐린 트레이싱페이퍼로 필터를 만들어 광원과 표본 사이에 장치하는 것이 좋다. 코팅된 전구가 달린 탁상등도 유용하다. 작은 표본의 관찰에는 고배율과 강한 빛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광원과 표본 사이에 확대경을 설치하여 빛의 강도를 높이기도 한다.
6. 표본제작도구
1) 전시판(나비나 잠자리등 날개가 있는곤충 표본용)
2) 전족판(딱정벌레종류나 다리을 잡아주기위한 도구)
3) 곤충핀 : 미침, 0호 - 7호
4) 전시핀
5) 평균대(표본상자에 표본높이를 일정하게 할수있는도구)
6) 슬라이드글래스와 커버글래스
7) 붓
8) 핀셋
9) 두터운 종이 : 삼각대지 제작용
10) 연화제 : 페놀 또는 빙초산, 에틸알콜
11) 연화조
12) polyporus block 또는 plastazote block
13) 접착제 : 알콜에 녹는 것이 좋음
14) 유산지
15) 고정액 : 유충표본 제작
이외에도 슬라이드 제작을 위한 봉입액, 작은 침 등이 필요하다.
표본의 정확한 지식을 알고 정상적인 표본을 해보신후에 나름대로의 연구도 하여
곤충의 모습을 조금씩 바꾸어 날아가는 모습, 교미하는 모습, 싸우는 모습, 걸어가는 모습, 주춤거리는 모습등을
개인의 창의성으로 연출시켜보세요
즐거운 표본체험이 될것입니다. 도구가 갖추어져 있을때에만 정말 좋은 표본을 얻게 될것입니다.
마구잡이식 표본이 아닌 영구적으로 나의 후손들이 볼수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표본에 임했으면 합니다.
보호종이나 천연기념물등은 미리 알아두어 표본하지 않도록 합시다.
자료원//신기한 곤충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