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숲 성당 10주년을 맞이하여....
-전미숙 릿다-
스무숲성당 설립 10주년 회상의 글을 부탁받았을 때 수많은 사연들이
아스라이 눈앞에 펼쳐졌지만 막상 글로 옮기려 하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또 내가 무슨 자격으로,
등등 이런저런 생각에 쉽게 글을 쓰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효자동성당에서 스무숲 성당으로 분가하면서 겪었던 일,
추억하고 싶었던 일 등을 써보기로 마음먹고 이렇게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
]저는 스무숲성당에 와서 제대봉사회인
‘베로니카회’에 권유를 받아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베로니카회에서 어떤 일를 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언니들의 도움을 받으며 따라가기 바빴습니다.
제구이름도 잘 모르고, 제의는 어떤 색이 있는지?
전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 둘 씩 배우며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수는 자주 반복되었고 자책도 많이 하였지만
초대 사제이신 엄기영 안드레아 신부님의 따끔한 충고와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도록 끊임없는 교육과 용기덕에
전례에 대해서 조금씩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스무숲성당은 ‘맨땅에 헤딩’이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합니다.
상가 지하에서 교육관, 성전까지 건립할 수 있도록
스무숲 신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지금의 스무숲 성당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성전건립기금 마련으로 바자회, 닭갈비 축제 참가,
이웃성당에서의 모금, 함바 등 많은 봉사들을 전 신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하였기에 지금의 성전에서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미사를 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신부님의 열정과 솔선수범은 우리 신자들이 더
똘똘 뭉칠 수 있게 만들어주신 힘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 냉난방비, 전기료 등 사소한 것들까지도 줄이고,
아끼시는 신부님...
겨울에는 난방도 하지 않은 채 지내시기도 하면서
우리 신자들에게 성당에 대한 더 많은 애착을 갖게 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신부님의 열정과 스무숲성당 전신자들의 애착심으로 인해
지금의 성전이 더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스무숲 성당 10주년 기념 바자회를 하는데
예전에 바자회 하였을 때가 생각납니다.
성전건립이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바자회 티켓을 이웃본당, 친구, 모임 등에
가서 파는 열정도 보여주었습니다.
바자회하기 시작 전부터 물품정리, 먹거리 판매를 위한 시장 보는 것 등
여러 일들을 스무숲성당 전 신자들이 힘을 합하여 노력했던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티켓판매하면서 우리 힘으로 성당을 짓는다는 마음이 간절하였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몫보다 더 많이 더 열정적으로 하였던 것 같았습니다.
가끔씩 10년 전을 생각해 보면, 그때는 어떻게 열심히 봉사했을까하는
물음을 갖기도 하지만 내 일이 아니고 스무숲성당이라는
하나의 목표가 있어서 앞뒤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스무숲성당이 지하성당에 세워졌을때 저희 아이들은 5학년 4학년이었습니다.
주일학교가 열고 큰아이는 반주를 하였습니다.
주말이면 성당에서 살다시피한 저이기에 아이들도
주일학교 반주를 빠지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것.
큰아이에 이어 작은아이도 성당에서 반주를 하는
성당에 없어서는 안될 자리를 하고 있었지요.
함께 모시고 있는 시아버님도 오랜 냉담을 풀고 견진성사를 받으셨고
요아킴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우리가족은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성가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명절이면 많은 가족들이 우리집에 모입니다.
ME를 열심히 하는 우리 부부는 또한 가족들에게도
좋은모습으로 비추었던것 같습니다.
모임이 있는날이면 우리집에 모인 어려운 친척들은 어서 가라고
재촉해 주었고 우리는 성당의 일을 하느님일을 잘 할수 있었던것
또한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저는 유아세례를 받은 남편을 만나 성당에서 혼배를 하였기에
늘 마음속에 성당에 가야지 라는 생각이 있었으나
아이가 어려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가 아이들이 조금 큰 후에
용기를 내어 효자동성당에 찾아가 세례를 받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있었는데 반모임에 나가던중
반장님의 권유로 제대봉사에 나가게 되었는데
그것이 인연이되어 지금까지 계속해서 제대봉사를 합니다.
주님가까이 있는것. 마리아의 역할을 하기 위해 더욱 기도해야함을 느끼면서..
스무숲성당이 기초를 다질무렵 반모임을 하는동안 총구역장과의 만남으로
젊다는 이유로 총구역회 총무를 6년가까이 하게 되었습니다.
마르타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언니들의 칭찬과
하느님의 은총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바쁘게 성당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힘든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기쁨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많은 수고로움속에 웃음꽃이 있기에 감사합니다.
스무숲 가족은 말 그대로 가족입니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그런 가족....
지금은 10주년을 기념하지만 20년,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더라도
스무숲성당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