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기인천 강화도 가볼만한곳] 섬인문기행 길상면 ＜이규보선생 묘소＞ 유영각, 사가재, 석양, 문무석, 문학비

[연경]

경기 인천 강화도 <이규보 묘소>

강화도 이규보 묘소에 들렀다. 고려조 이규보 묘소까지 이렇게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중국 소식과 더불어 중세 전기가 끝나고 한국 이규보와 더불어 중세 후기가 시작되었다(조동일)는 평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동아시아의 한 시대를 연 인물이다. <경설> 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오늘날 관점을 가지고 읽어도 시대를 알아내기 어려운 보편적 사고를 했던 인물이어서 시대를 건너 지속적인 의의를 가진다.

더구나 무신정권 하에서 힘든 시절을 보내면서 이런 사고를 하고 <동명왕편>같은 글을 쓴 것은 작가는 시대나 지필묵을 탓할 수 없다는 확고한 반증이 된다. 15세에 등과한 이건창보다 8년이나 늦은 23세에 진사에 급제했다. 어릴 때부터 시를 짓고 술을 즐긴 때문이다. 백운거사 이규보는 이미 당대에 문명이 높았던 인물이다.

그 흉악한 몽고가 굴복시킨 모든 나라는 초토화시켰는데 유일하게 고려만 나라와 백성을 보존했다는데 이규보같은 문필가의 힘이 아니었겠는가. 무인을 압도한 문인의 힘은 외교에서 의의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농민과 수평적인 시각을 갖고 민족정신을 가졌던 이규보, 오늘날도 여전히 현재적 의미를 갖는 그를 이렇게 잘 모시고 있어 고맙고 마음이 놓인다.

강화도, 참 좋은 곳이다. 이규보 묘소를 보며 이런 생각을 더 확실히 했다.

주소 : 인천 강화군 길상면 까치골길 72-17(길직리 산 115)

방문일 : 2019.5.29.

문무석에 상석에 장명등에 망주석 등등이 배치되어 있다. 고려 당시의 석물인 석양과 비석에 더해 이후 보수를 통해 정비하였다.

이규보 묘지석. 묵은 냄새 나는 비석, 마멸되어 가는 글씨가 오래 전부터 모두의 가슴속에 담아온 인물임을 보여주는 거 같다.

고려이상국문순공하음백 규보지묘

석양, 돌조각상은 옛날 왕이나 귀인의 묘앞에 세우는 것이다. 수호와 희생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문무석과 석양은 고려 강도 시기의 전형적인 석물로 알려져 있다.

사가재. 이규보가 부친으로부터 받았다는 별장인데 현재는 재실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가재기는 동국이상국집과 동문선에 수록되어 있다. 밭, 뽕나무, 샘, 나무 등 네 가지 뜻에 맞는 것이 있다 하여 사가재라 명명하였다.

사가재는 외부 현판에 사가재, 내부 대청의 현판에는 백운재라 하였다. 백운재 뒷문을 열면 뒷편 이규보의 묘소 전경이 그대로 들어온다. 살아 생전 즐겨 드나든 집 뒤에 묻혔으니, 묻힌 뒤가 더 평화로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집에 거하면서 만일 전원의 낙을 얻게 되면 ~ 태평성대의 농사짓는 늙은이가 되어 격양가를 부르며 성왕의 교화를 노래부르고 읊어 관현으로 연주하면 무엇이 안 될 것이 있겠는가"

사재기 이어지는 부분이다. 이제 전원의 낙을 제대로 얻었으니 백운이 부는 젓대소리 어디서 들려오는지 귀를 기울여야겠다.

이규보 <술병> "너는 가득 차면 덜어낼 줄 알지만, 사람은 충분해도 알아차리지 못해 쉽게 넘어진다"
독점적인 소유욕을 경계하고 많이 가진 것이 있으면 나누어주어야 자멸을 면한다고 하는 준엄한 교윤을 전했다. (조동일 번역과 해석<옛글명문 다시읽기> 중)

이규보 영정

왼쪽이 유영각, 오른쪽이 재실 사가재(백운재), 가운데 뒷편이 묘소이다.

백운 이규보 선생 문학비. 김동욱 선생이 비문을 썼다. 1983년으로 기재되어 있다.

문학비 뒤 유영각. 영정을 모신 곳이다.

유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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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이규보 묘소가 상당히 크고 잘 정비되었습니다. 이규보 후손들이 쟁쟁한가 봅니다.

강화도는 노천박물관이라 할만큼 곳곳에 유적들이 널려있습니다. 즐거운 탐방이 되기를 바랍니다.

[연경]

글쎄요, 묘지 관리는 딱히 후손 관련 느낌은 없었습니다. 고려 당대의 석물인 석양과 묘갈 등이 그대로 있는 걸로 봐서 복원의 수준이고, 문화재 관리 차원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김동욱 선생님의 비문이 오히려 이규보의 큰 세계를 다 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후손이라기보다 후대의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후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강화도는 몇 번 와보기는 했지만 이번에 가장 여유있게 봤습니다.. 대단하고 좋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