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조선철전사법에서 발시때 걸리는 힘에 대하여
지금까지 거궁 만작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발시때 작용하는 힘에 대하여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만작에 이르면서 축적된 모든 힘이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일시에 작동하는 것이지만 인체 개별적으로 일어나는 힘을 구분해서 설명을 하므로 조선철전사법에서는 어떤 힘을 사용하여 활을 쏘게 되는지 알아봅시다.
기존의 활터에서 가르쳐 주는 양궁식으로 쏘는 턱밑살대 게발각지 궁체와 조선철전사법에서 이야기하는 신체정면과녁 이마바루서기 궁체사이에 발시때 작동하는 힘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허리힘입니다.
턱밑살대 게발각지로 쏘면서 몸을 과녁과 비스듬히 해서 다리를 많이 벌리고 서면, 불거름이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만작에 이르면 골반이 돌아가서 허리힘을 전혀 쓸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반해 조선철전사법은 다리의 보폭을 좁게 정면을 향하여 서고 엉덩이에 힘을 주어서 괄약근을 조이고 불거름을 팽팽히 하면 하체(다리와 골반)가 잠김현상이 일어나서 고정이 됩니다. 그리고 어깨축을 극한으로 비틀어서 만작을 해서 발시를 하기 때문에 허리에서 토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우궁의 경우 어깨축이 우회전(빨간색)하기 때문에 허리에서 반력이 좌회전(파란색)으로 작동합니다. 이것은 외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외부반력이 좌회전으로 작동하면 인체 내에서 작동하는 내력(내부반력. 검은색)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힘이 작동합니다.
그림 인체의 내력
이 힘이 복압으로 인하여 척추를 타고 올라와 견갑을 거쳐서 죽머리 바깥으로 작용하여 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골반을 돌리고 쏘는 궁체에서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힘입니다.
두 번째는 등힘입니다.
위 팔뚝 상완을 끌어내리면서 만작에 이르며 등의 광배근 수축에 따른 강력한 힘이 축적되는데 이것이 발시때 이완되며 강력한 힘으로 작용합니다. 책 「朝鮮의 弓術」조선의 궁술에서 이야기하는 “살이 나갈 때 필요히 가슴통이 밀녀서 방사가 되어야 하나니” 라고 명시된 지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前開後閉전개후폐, 앞가슴은 열리고 뒤의 견갑은 닫혀야 한다. 화살의 초속이 50m/sec 이상으로 인체가 반응할 수 없는 속도로 발시가 되는데 미리 힘을 축적하지 아니하면 언제 화살에 반응해서 힘을 쓸 수 있겠습니까? 반드시 만작에 이르며 등을 먼저 닫아야 발시때 가슴이 밀려서 방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집게손가락에 걸리는 힘입니다.
줌손으로 가서, 줌손 집게손가락을 펼쳐 활장의 좌측 모서리에 붙이고 거궁 만작에 이르며 줌손목을 꺽지 아니했기 때문에 팔뚝의 전완근이 수축하며 팽팽히 실린 힘이 발시와 동시에 앞으로 채지면서 활장의 윗고자가 숙여지며 얻어지는 힘입니다. 기존의 활터에서 구사들이 줌통의 아랫장을 받치면 화살이 멀리 간다고 가르치는 부분에서는 얻을 수 없는 힘입니다,
줌통의 아랫장을 받치면 멀리 간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뇌피셜임을 이미 밝혀놓았으니 아래 두 글을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http://cafe.daum.net/BosaengBowThimble/8nMi/119 긴 활과 짧은 활, 아랫장을 고이고 쏘면 멀리간다(?)
http://cafe.daum.net/BosaengBowThimble/8nMi/79 우리활을 정3자 만작을 해야 하는 이유(아랫장을 받치고 쏘면 안되는 이유)
네 번째 하삼지에 걸리는 힘입니다.
흘려서 거듯쳐 잡는다는 것은 하삼지를 단단히 감아쥔다는 뜻입니다. 발시 때까지 하삼지를 풀지 아니했기 때문에 줌손이 오른 눈 위에서 코 앞까지 내려오면서 활장의 줌통이 비틀리면서 하삼지에 팽팽히 힘이 걸립니다. 발시와 함께 활장에 걸린 비틀림모멘트가 해소되면서 화살을 맹렬히 채 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기존의 턱밑살대 게발각지 궁사도 일정부분 사용하는 힘이기는 하지만 죽머리로부터 직접 전달되는 강력한 비틀림 모멘트가 아니라 줌손목을 바깥으로 비틀어 흙받기줌을 만들면서 발생하는 토크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힘의 차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팔씨름을 하면서 어깨죽지가 몸안으로 굽어 들어오면서 손목에 주어지는 힘과 어깨죽지를 쓰지 않고 손목 힘으로만 상대의 손목을 꺽는 것과 어떤 것이 더 큰 힘인지 생각해 보시면 명확해 질 것입니다.
다섯 번째 죽머리가 내전하면서 발생하는 짤힘입니다.
거궁동작에서 줌손을 높고 높게 멀고멀게 들어서 오른 눈 위에서 시작하여 궁사의 코에서 줌손이 멈추어지면 줌손이 내전하며 토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턱에서 죽머리를 떼지 않고 복압에 의한 허리힘을 등의 견갑골을 거쳐 죽머리에 투사하게 되는데 이 힘은 매우 강력한 힘입니다. 활장이 구부러지면서 탄성을 내장하기도 하지만 하삼지에 투영되며 활장이 좌측으로 기울어지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턱밑살대 게발각지 궁체에서 낮은 거궁에 의한 턱과 죽머리의 이탈과 만작후 줌손목을 비틀어 내전하는 토크와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의 차이가 있습니다.
여섯 번째 가슴이 밀리면서 채주는 힘입니다.
두 번째 설명한 등힘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만작후 표를 정하고 하나 둘 셋을 세면서 강력하게 채주면서 발시를 하게 되는데 이때 광배근의 수축으로 전개후폐가 되어 인체에 축적되어 있는 몸통의 힘이 폭발적으로 발현되면서 가슴이 밀려서 방사가 되게 됩니다. 자세를 잘 잡고 전개후폐로 등힘을 축적했다고 해서 다 가슴이 밀리면서 힘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오랜 수련과 연습이 따라야 합니다. 이 부분은 부드러운 활로 발시 연습을 꾸준히 해서 무의식중에서도 발현이 되게 훈련이 되어 있어야 나오는 힘입니다. 정사론에서 오호 부드러운 활로 3년을 연습시킨 것도 다 이러한 힘을 쓸 수 있게 훈련시킨 것이지요.
일곱 번째 어깨위에 걸머진 각지손 힘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여섯가지 힘이 각지손이 버텨주지 못하면 전혀 쓸 수 없는 힘입니다.
정사론에서 “謂之前擧 謂之後執전거후집으로 折弝絶弦절파절현이 되게 쏘아라.” 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앞의 여섯가지 힘이 전거에 해당하고 여기에 대응하는 각지손의 힘이 후집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정사론에서는 끊임없이 후집에 힘쓰라고 당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같은 철전사법서인 사예결해에는 다음과 같이 ‘젖 먹던 힘을 다해서 끝까지 당겨라.’ 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시공을 격해서 두 명궁께서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점을 알 수 있습니다.
盖引弓。務要遠引。引滿然後。經所謂審固之旨。可以論矣。〔개인궁。무요원인。인만연후。경소위심고지지。가이론의。〕
대개 활을 당기는 것은 멀리(길게) 당기는 데에 힘써야 하니, 당기기를 끝까지 한 뒤에야 經경(禮記 46장 射儀)에서 말한 ‘審固’심고의 의미를 논할 수 있다.
三.
引滿之後。右肘漸回。左臂漸拗。肘肩齊覆平直遠托。
〔인만지후。우주점회。좌비점요。주견제복평직원탁。〕
활을 끝까지 당긴 뒤에는 각지구미를 점차 돌리고(몸 중심선으로 끌어넣고) 왼쪽 팔을 점차 비틀면(짤힘을 가하면), 팔꿈치와 어깨를 다스려서 뒤집어지지 않게 하므로 줌통을 멀리 밀어도 평안하게 만작을 할 수 있다.
引滿之後。必加審焉。使諸件當然之勢。凝定湊聚者。乃所謂審也。〔인만지후。필가심언。사제건당연지세。응정주취자。내소위심야。〕
끝까지 활을 당긴 뒤에는 반드시 여기에다 審심을 더하여야 하니, 각각의 당연히 취해야 하는 자세가 안정되고 집중되게 하는 것이 바로 이른바 審심이다.
前要托後要引。將自己一身。入弓裏以向的。
〔전요탁후요인。장자기일신。입궁리이향적。〕
이때 앞으로는 밀어야 하고 뒤로는 당겨야 하며, 마침내 자기의 온몸이 활 속으로 들어가서(활과 혼연일체가 되어서) 표적을 향하도록 한다.(몸 중심선과 과녁을 연결한 일직선상에 활과 화살과 몸이 하나로 정렬되어야 한다.)
사예결해에서 강조하는 지점은 ‘궁사 본인이 당길 수 있는 한계 끝까지 당겨야 한다.’ 입니다
여덟 번째 마지막으로 撇絶별절로 쏘아지는 힘입니다.
사예결해에서 말하는 前手撇而後手絶전수별이후수절, 정사론에서는 “謂之前擧 謂之後執전거후집으로 折弝絶弦절파절현이 되게 쏘아라.” 즉 별절에 대하여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별절궁체에서 내면적인 힘은 줌통이 부러질 듯 시위가 뭉툭한 각지위에서 싹둑 잘리듯이 쏘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한국.고려.조선) 활 신체정면과녁 이마바루서기 사법체계에서 모든 동작을 다 갖추고 발시하면,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떨어지고 화살은 줌뒤로 떠서 들어와 맞는다고 책 「朝鮮의 弓術」조선의 궁술에서 이야기 하고, 또 풍석 서유구선생의 射訣사결에서는 윗고자가 신발로 떨어지고 아랫고자가 왼쪽 겨드랑이 밑을 세게 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정사론에서는 天圓地方천원지방 하늘에서 땅 방향으로 힘쓴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골프의 경우 티샷을 하면서 골프채가 등 뒤를 휘감아 돌아갑니다.
골프에서 팔로우 스루(follow through)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정설입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활 국궁에서만 팔로우 스루(follow through)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 인체가 극한으로 힘을 쓰면서 맨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동작이 별절동작이고 그 모습은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떨어지면 활장 윗고자가 오른 신발로 향하고 아랫고자가 왼쪽 겨드랑이 등쪽을 맹렬히 친다.’ 라고 설명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 동작은 부드러운 활로 꾸준히 연습을 해야 나올 수 있는 동작입니다. 만작을 하면서 내재적으로 별절로 쏘기 위해서 힘을 축적하지 않고 발시를 하면 책 「조선의 궁술」에서 이야기 하는 각지손의 두벌뒤와 같은 동작이 나오게 되고 이것은 인체의 힘을 효율적으로 활장에 투사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화살이 맹렬하게 발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에 관한 글은 제가 이미 설명을 드렸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cafe.daum.net/BosaengBowThimble/8nMi/117
이상으로 조선철전사법의 별절궁체로 쏘았을 때 발현되는 힘을 세분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힘이 단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한거번에 투사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아무쪼록 역사적 정통성과 전고가 명백하고 우리인체가 쓸 수 있는 모든 힘을 투사하여 쏘는 조선철전사법을 한산이 각고의 노력으로 복원했으니, 여러분께서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훌륭한 선사가 되시고 인류보편무형문화유산을 길이 전승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리며 조선철전사법 공부를 마칠까 합니다.
끝까지 읽고 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