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백두대간의 산 대야산(931m)과 용추계곡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 경계)
2008년 7월 6일(일요일) 맑음, 정암산악회 안내 산행
작은 폭포들의 행렬은 영락없는 별천지이다.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의 경계를 이루는 대야산은 속리산 국립공원 내에 포함된 백두대간의 산이며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이다. 백두산부터 시작된 백두대간 큰 산줄기가 북한 땅 금강산을 지나 남한 땅에 진입하여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월악산 등을 솟구치고 속리산을 들어 올리기 직전 날카로운 창끝 같은 바위산인 대야산을 빚어낸다(백두산부터 도상거리로 약 1385Km). 대야산을 지난 백두대간 산줄기는 조항산과 청화산을 일으키고 눌재로 잠시 가라앉았다가 대간의 기를 모아 충청의 금강산 속리산을 들어 올린다.
용추폭포는 별천지이다
대야산부터 속리산까지 백두대간 산줄기는 대부분이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좋아 백두대간의 명 코스 구간으로 불린다. 대야산은 신선이 와서 논다는 선유동 계곡을 문경과 괴산 쪽에 두 곳이나 거느리고 있고 깎아지른 바위 봉우리와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여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한다. 특히 거대한 화강암반을 뚫고 쏟아지는 폭포 아래에 하트 형으로 패인 4m 깊이의 용추폭포는 그 신비한 모습으로 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고 문경 8경의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대형 주차장에서(10:40) 나무 계단으로 다듬어진 산길을 올라가 작은 능선에 이른 다음 문경 선유동 계곡의 상류인 용추계곡으로 내려간다. 계곡 옆으로 식당들이 즐비하다. 용추계곡을 왼쪽에 끼고 널찍한 길을 따라 나아간다. 금방 산속으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10:47). 큰 바위와 함께 넓은 반석 위로 흐르는 계곡물과 줄줄이 이어지는 작은 폭포들이 영락없는 별천지다. 바로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용추폭포에 닿는다(10:57).
도선 선사가 고려 태조 왕건에게 도선비기를 전수하던 곳으로 전해지는 용추폭포는 참으로 신비스러웠다. 모두 3단으로 틈 하나 볼 수 없는 암반을 둥글게 파고들며 만들어진 홈통을 타고 맑은 물이 엿가락처럼 꼬아 돌며 한 줄기 용의 초리가 되어 아래 늪으로 떨어진다. 바위 사이에 감추어진 하트 모양의 그 은밀한 늪은 천연의 목욕탕처럼 되어있다. 용추폭포는 자연의 오묘함과 아름다움을 한 몫에 보여주고 있어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용추폭포를 뒤로하고 조금 더 나아가니 널찍한 반석 위에 폭포가 계단처럼 이어진다. 얼마 후 널찍한 암반이 언덕을 이루는 월영대(400m)에 이른다. 달뜨는 밤이면 바위와 계곡에 달빛이 비친다 해서 월영대라고 불린다. 월영대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눠진다. 왼쪽은 다래골 계곡을 끼고 백두대간의 밀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피아골계곡을 타고 고스락(정상)을 올라가는 길이다.
무더운 여름철이라 물이 많은 다래골 계곡으로 내려서기 위해 험한 코스인 피아골계곡 길로 방향을 잡는다. 계곡을 끼고 여전히 완만하게 나아가던 산길이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한다(11:28). 가파른 오르막길은 끊임없이 계속됐고 바위를 기어오르고 내리기도 한다. 이쪽 피아골로 등산은 워낙 경사가 심해 초보 산객은 무척 힘겨울 것이다.
또다시 바위를 타고 올라가 바위 굴속을 통과하여 환상의 조망이 열리는 곳에 닿는다. 아직도 고스락은 멀어 보이고 능선에 군데군데 솟아있는 바위들의 위용이 현란하게 펼쳐진다. 자연미 넘치는 대야산 골짜기는 다른 어떤 산보다도 깨끗한 느낌을 준다. 아주 청아하고 정갈스럽고 단아했다.
급경사 산길은 고스락까지 이어진다.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급경사 산길을 타고 35분쯤 올라가 대야산 정상에 올라서니(12:35) 천하가 내 것이란 환상에 빠지고 만다. 북, 동, 남쪽이 바위 낭떠러지인 정상은 그야말로 백척간두 같고 높은 산 위에 서 있음을 실감 나게 한다.
조망을 하니 북쪽으로 백두대간 산줄기인 장성봉, 구왕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하얀 암벽이 거대한 벼랑을 이룬 희양산이 독특하다. 희양산 뒤로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도 모습을 드러내고 동으로 가까이 있는 둔덕산이 장중한 모습이다. 남으로는 대야산에서 옹골차게 뻗어 나간 백두대간 큰 산줄기인 조항산, 청화산, 속리산이 펼쳐지고 서쪽으론 눈앞 가까이 중대봉이 깎아 세운 듯 까마득한 기암을 자랑한다. 중대봉 뒤로는 서쪽에서 북쪽으로 돌며 낙영산, 도명산, 남군자산, 군자산이 시야에 와 닿는다.
하산은(12:45) 남쪽으로 뻗어 나간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밀재를 향해 나아간다. 내리막길이 된 대간 능선이 오르막길이 돼 밧줄을 타고 오르고 내려간다. 전망이 열리는 곳이 많아 발걸음이 느려지고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특히 희양산처럼 하얀 암벽이 군데군데 보석처럼 박혀있는 중대봉이 특이해 좋은 볼거리를 보여준다.
능선 벼랑 위에 3층 집 크기의 바위가 작은 바위 위에 얹혀 있는 삿갓 바위의 경관은 암릉 길의 백미였다. 급경사 길이여서 등산로에 매 놓은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설 때 산에 올라오는 수많은 산객을 만난다. 다음은 기묘한 소나무가 나타나고 주변 산에는 기이한 작은 바위들로 전시장을 이루고 있었다.
밀재에 닿아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13:43). 산객들은 끊이지 않고 산에 올라오고 있었다. 다래골 계곡의 천혜의 목욕탕 자리에서(14:33) 20분 정도 흘린 땀과 피로한 발을 씻으니 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행복한 남자로 느껴진다. 월영대 직전에 나타난 떡 바위의 모습도 기묘하다. 용추폭포에는 이제 수많은 사람이 들어차 마치 장터 같았다.
바위 봉우리와 무성한 숲, 그리고 반석 위를 흐르는 맑은 계곡물과 돌들과 소나무와 어울려 빚어낸 대야산은 산 전체가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산이었다.
▣ 산행 마침: 15시 30분
▣ 산길
1. 원점회귀코스
용추계곡-용추-월영대-피아골계곡-대야산-삿갓바위- 밀재-다래골계곡-월영대-용추계곡 약 10Km 5시간 소요
2. 동서 횡단코스
농바위-중대봉-대야산-삿갓바위-밀재-다래골계곡-월영대-용추계곡 약 10Km 5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