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justify;"> 첫 수업/허숙희<br><br>오늘도 책꽂이에 두 권의 책이 눈에 들어온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월 23일 늦은 오후 우리 집을 찾아오신 양 ○○교장 선생님이 시간 날 때 읽어 보라고 건네 주고 간 책이다. 본인이 쓴 수필집과 다른 한 권은 글쓰기 제자인 학생 작가의 글과 함께 엮은 책이다. 책을 펴낸 그분이 너무 부러웠다. <br><br>퇴직 이후 보고 있는 월간지에 독자의 출간 소식을 전하는 코너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내 이름으로 책을 펴내 그 코너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글쓰기 경험이 많지 않다. 내게 글쓰기라면 퇴직하기 전 공문서나 가정통신문 작성이 전부였다. 제대로 글쓰기 공부를 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곳 주변에서 그럴 만한 교육기관을 찾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br><br>우리 집을 다녀가신 교장 선생님은 그 날 책을 받으며 부러워했던 나의 마음을 눈치라도 채신것일까? 9월에 개강할 ○○대학교 평생교육원의 글쓰기 강좌를 소개해 주셨다. 그리고 본인도 오래전부터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알려 주신 강좌에 등록하였다. 신청한 강좌는 유일하게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더할 나위 없이 나에게 딱 맞는 강좌였다. 전남 동부권 광양에서 평생교육원이 있는 목포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밤길을 운전하고 다니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원했던 강좌를 집에서 편하게 접할 수 있으니 스마트시대에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br><br>나는 42년 6개월간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스물다섯 번 학급을 배정받아 담임을 하였다. 3월 초 새 학년 시업식이나 입학식을 마치고 나면 1년간 함께 공부 할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학생들에게 좀 더 예쁘게 보이고 친근하게 만나기 위해 신경을 쓰던 기억이 난다. 가장 예쁜 옷을 찾아 입고 평소보다 화장에 더 신경 써 꽃단장 하고 맞이하던 새 학년 첫날 첫 수업의 설렘은 지금도 짜릿한 기억으로 생생하게 떠 오른다. <br><br>나에게 ‘첫 수업’이란 단어는 아주 친숙하면서도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는 말이다. 퇴직하여 교단을 떠난지 8년이 지난 지금 새 학급의 담임이 되어 새 학년 첫 수업을 맞이할 일은 없다. 그러나 지금 다시 배우는 학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첫 수업을 받게 될 2024년 9월 3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애타게 기다렸다.<br><br>첫 수업 하루 전 “내일 2학기 첫 수업입니다. 설렙니다.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교수님께서 보내 주신 문자는 나를 더욱 설레게 하였다. 마침내 화면으로 담당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또 함께 공부할 문우들도 만났다. 분위기를 보니 아마도 대부분의 교육생들은 이미 서로 잘 알고 있는 듯 했고 신입생은 몇 명 안 되는 것 같았다. 교수님의 강의는 강의 만족도 조사 결과가 늘 거의 만점이라고 하더니 명강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학기가 바뀌어도 몇 번이고 계속해서 강의를 듣 는 교육생이 많은 것 같았다.<br><br>화면에 입가 주름이 깊게 자리 잡은 주름진 내 얼굴이 보였다. 어느새 늙어 버린 모습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그것도 잠깐이었다. 술술 달변으로 이어지는 강의에 빠져들었다. 교수님은 글과 관련해서는 고집스럽다고 자신을 소개하셨다. 그리고 원활한 강의 진행을 위하여 미리 제시하는 주제에 맞추어 각자 글을 써서 강의 전 일요일 늦은 밤까지 카페에 글을 올려 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올려진 글은 글자체로만 엄격하게 평가하고 글에서만 예민할 뿐이니 충격받고 상처받는 일 없기를 바란다고 하며 준비한 자료로 열정이 묻어나는 강의를 이어 가셨다. 7시에 시작한 강의는 중간에 잠깐 쉬고 9시 50분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br><br>첫 수업을 끝내고 글쓰기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일단 손으로 쓰면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아침이면 창가에서 하모니카 불기로 하루를 시작하던 나의 습관을 글쓰기로 바꾸기로 하였다. 그리고 컴퓨터에 ‘숙희의 글쓰기’라는 글쓰기 방을 만들어 놓았다. 처음 쓰기 시작한 글은 과제로 제시된 주제인 ‘시작’에 맞추어 ‘첫 수업’이란 제목의 글이다.<br><br>첫 수업에서 교수님은 글쓰기는 즐거운 고통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나의 삶의 주인공이 되어 나의 일상을 누가 읽어도 눈으로 보듯이 코로 향기를 맡듯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진솔하게 써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이라고 하셨다. 또 열정이야말로 으뜸가는 사고력이라고도 하셨다. 지금 나는 글쓰기의 첫걸음을 떼고 있지만 열정을 갖고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 내 이름으로 펴낸 책을 누군가에게 시간 날 때 읽어보라고 건네주게 될 날이 반드시 오게 되리라 생각하며 오늘도 '숙희의 글쓰기' 방에 들어가 나의 소소한 일상을 정리하며 아침을 연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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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선생님 글 잘 쓰시네요. '숙희의 글쓰기' 방 앞으로 기대됩니다.
칭찬해 주시니 힘이 납니다.감사합니다.
귀인을 만났네요. 원하는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꿈을 이루도록 노력 아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일상을 보며 많이 배울 것 같아 기대됩니다.
저의 아침 루틴 '글쓰기' 변함없도록 하겠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나 선생님 이름으로 펴낸 책을 건네받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미래의 작가님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미래의 작가'
듣기만해도 가슴 설레입니다.
고맙습니다.
숙희. 이름이 아름다워요.
글도 이쁩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름답다'
'이쁘다'
너무 기분 좋아요.
감사합니다.
계속 이쁜 글 쓰도록 게으름 피지 않겠습니다.
처음에 올렸던 글이 좀 길다고 해서
군더더기처럼 보이는 내용은 삭제하고 짧게 줄여서 다시 올렸습니다.
선생님의 책이 나오는 그날까지 열심히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응원 받아 앞으로 정진하겠습니다.
긴 글 잘 읽었습니다. 진솔함에서 나온 글이라 저는 좋았습니다. 복사라도 해 놓을 걸 그랬습니다.
제가 왜 그리 욕심이 많던지~
길었던 글도 읽어 주시고 칭찬 해 주시니 힘이 솟아납니다.
감사합니다.
시작하셨으니 열정 식지 마시고 쭉 이어가길 빕니다.
이렇게 응원해 주시니 열정 식으면 안 되겠죠?
감사합니다.
첫글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잘 쓰는 분들이 많죠? 교수님의 조언도 찰떡같이 알아 들으시고 뚝딱 고치셨네요. 애제자가 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듭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이끌어 주세요.
긴 글을 설레는 마음으로 쓰셨을 선생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계속 기대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주욱 정진하려합니다.
잘 이끌어 주세요
맞아요.저에겐 역사적인 작업이었습니다.첫 수업의 첫 글쓰기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이끌어 주세요.
양선례선생님은 글 잘 쓰시는 분들만 초대하시나 봅니다. 이 방에서 선생님의 좋은 글 만날 것을 생각하니 설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