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글쓰기 111 – 식스센스 2 (사소)
식스 센스라는 뜻은 만든 이가 유형. 적성. 진로. 진학. 공부의 6가지의 방향으로 판단해 보자는 의미에서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몇 년간 실험 결과 학생은 물론이고 성인에게도 적용이 잘 되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 나는 성인에게는 진로나 진학. 공부가 아닌 ㅡ관계력, 리더십, 반응 속도, 수용성. 자아 성찰력. 표현력 ㅡ 6가지로 타인의 특성을 알아보는 좋은 도구로 해석하였고 나 또한 스스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식스센스를 사용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사람들마다 반응과 판단의 원인이, 상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이것만 알아도 서로 다른 인간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사람이 왜 그런지 이해 못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조금은 피할 수 있었다. 또한 사람들 간의 갈등 관계도 조율할 수 있었다. 먼저 타인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타인의 특성을 이해를 시키니, 사람들은 다르더라도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내려놓고, 속단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또한 감정적 태도를 자제하게 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 환경이나, 가치관이라든지, 인성이라든지는 판별할 수 없기에 논외로 한다. 이것까지 가능하다면 나 같이 본능이 죽은 사람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지긴 할 것이지만 말이다.
식스센스를 적용하며 보람이 있는 일도 있었다. 관계 파탄 직전의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학원 상담을 왔을 때였다.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굉장히 답답함을 느꼈다. 원래는 상담 시에 눈을 마주쳐야 하는데 (눈을 보지 못하는 전화 상담 경우엔 호흡을 듣는다.) 아들은 아예 고개를 처박고 있고, 아빠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풀었다 악안면 근육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보였다. 눈빛을 감추는 상황은 무척 좋지 않았다. 아이의 숨기는 감정 속에 언뜻 보이는 분노도 보였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아빠가 얼굴이 벌개지면서 한탄하셨는데, 점차 어찌하지 못하시고 증폭되는 모습이 보였다. 아버지의 말씀은 중3 되는 아들이 자꾸만 어긋난다는 것이다. 아이 때는 매우 순종적이며 말대답 한마디 없던 아들이었다. 그런데 사춘기가 시작되자 통제를 따르지 않으려 하였다. 가장 큰 증거는 급격한 성적 하락이었다. 학생은 소극적이지만 제 딴에는 최대의 저항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아이를 공부시키려는 욕심에 폭력이 오갔던 가정이라는 것이 육감적으로 다가왔다. 아버지에게 식스센스 검사 결과를 시각화해서 그래프로 보여주면서 아이가 아버지와 성향이 너무 많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렸다.
" 아이와 아빠는 생각의 속도도 다르다. 표현력도 다르다. 쓰는 언어도 다르다. 아버지랑 일치하는 부분이 매우 적다. 아버지는 리더십이 강하고 빠른 생각의 속도를 가지고 있고 응용력 창의력 실행력이 좋다. 그러나 아이는 감성적이며 매우 느리고 꼼꼼한 아이다. 자아 성찰력은 발달됐으나 표현력은 극히 떨어지는 아이이며, 매사 자신감도 적고, 불안도도 매우 높다 . 아버지께는 이 자식이 내 자식인지 안드로메다처럼 아이가 도통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버지에 대한 배척이나 반역이 아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럴수록 아이는 불안해지고 공부에 대한 집중력는 극도로 저하되는 원인이 된다. ”
나는 아버지께 아이가 얼마나 지금 힘든 상태인지 이해시키려 했다. 나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 상태에선 학원 등록이 무용지물이니, 먼저 상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씀드렸다. 공부를 잘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이어 말씀드렸다. 그게 지금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뚝뚝 눈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는 고개를 더 떨구고 있었다. 나는 더 난감해졌다. 이어 더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없었다. 한참 침묵이 흘렀다. 아버지는 비로소 아무리 풀려고 해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바로 그것이구나 하는 듯 눈물을 주르륵 흘리셨다. 서로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던 그때, 참 내가 이걸 하길 잘했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첫댓글 부자의 눈물이 가슴 아프네요. 하지만 언제든 '눈물'이란, 해소 또는 소통과 관련되어 있음을...
사소 원장님, 훌륭하십니다. 요새는 학원이 '참교육'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