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경향]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ㆍ결식·비만아동의 공존… 그 기막힘의 이유
신문, 방송에서 아프리카 어떤 국가에서는 가뭄과 내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인다는 소식을 종종 접한다. 가끔은 뼈만 앙상하게 남아 눈물마저 마른 어린아이의 사진이 함께 눈에 들어올 때도 있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면서도, 이는 자연재해와도 같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긴 적이 있다. 심지어 인구과잉을 조절하는 자연현상의 하나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유엔 식량 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갈라파고스)를 읽지 않았다면 나의 이런 생각은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책에 따르면 지구 전체적으로 현재 전 세계 인구보다 많은 120억명이 먹고도 남을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세계 인구의 7분의 1인 8억5000만명 이상이 만성적이고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지글러는 이런 불합리한 현실의 원인이 사회구조적 문제에 있음을 조목조목 따져 보여준다. 산림파괴로 인한 사막화 등 환경파괴, 전쟁과 정치적 무질서, 신자유주의로 인한 불공정한 분배의 가속화 등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문제들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결식아동이 늘어나고 있는 뉴스를 보면서 비만을 걱정하는 아이들이 있는 한편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쥔 아이가 공존하는 기막힌 현실이 다른 세상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다른 생명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공감하면서 좀더 많은, 뜻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현실이 제대로 알려지기를 기대해본다.